‘독하지 않다’…피부과약 바로 알기

2020쿠키건강플러스 252회

기사승인 2021-01-02 05: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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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하지 않다’…피부과약 바로 알기



김민희 아나운서 / 건강에 도움 되는 정보를 드리는 시간, 메디인 시작하겠습니다. 
스튜디오에 쿠키뉴스 유수인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유수인 기자 / 안녕하세요. 쿠키뉴스 유수인 기자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오늘은 어떤 주제를 준비해오셨나요? 

유수인 기자 / 피부과 약을 먹으면 속이 쓰리다, 또 독성이 강해 내성이 생기면 더 강한 약을 계속 복용해야한다 흔히 주위에서 이런 말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이렇게 타 진료과목에 비해 피부과에서 처방되는 약은 유독 ‘약이 독하다’라는 인식이 강한데요, 대부분 의학적 근거가 없는 이런 오해로 인해 자의로 피부과 약물을 중단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피부과 약에 대한 선입견과 오해를 바로 잡아보는 시간 갖겠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모든 약은 부작용이 있기 마련인데 피부과 약은 유독 독하고 부작용이 심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큰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부풀려진 오해에 비해 실제 부작용을 경험한 사례는 그리 많지 않아 올바른 약물정보 제공 및 인식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피부과 약에 대해 어떤 오해들이 있는지 자세히 알아보도록 할게요. 
유수인 기자, 대한피부과학회에서 피부과 약 관련해 인식설문조사를 진행했다고요. 


‘독하지 않다’…피부과약 바로 알기



유수인 기자 / 네. 그렇습니다. 대한피부과학회는 제18회 피부건강의 날을 맞이해 피부과 약에 대한 잘못된 편견과 오해를 바로 잡고자 지난 7~8월 피부과 약 복용력이 있는 약 9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대국민 인식설문조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지난 달12일 발표했습니다. 학회 조사 결과, 설문대상자 중 약 79%는 ‘피부과 약은 독하다’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다고 응답했고, 해당 인식에 대한 동의율 또한 56.1%로 나타났습니다. 이를 통해 많은 일반인이 ‘피부과 약은 독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이러한 인식이 생기게 된 이유로는 직접적인 약에 대한 부작용 경험보다는 일반적인 통념이라고 응답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이런 부작용에 대한 인식 때문에 의사가 처방한 약 복용을 거부하거나 중단하는 사례도 많을 것 같습니다. 

유수인 기자 / 네. 응답자의 26%는 의사가 피부과 약을 처방했음에도 복용을 거부하거나 중단한 경험이 약 26%로 조사됐습니다. 약 복용을 중단한 이유로 많은 응답자가 피부과 약의 장기 복용에 대한 부담감을 들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장기복용에 대한 부담감으로 임의대로 약을 중단하는 경우가 많은거군요. 하지만 수일 내에 빠르게 호전되는 질환도 있지만  장기적인 약 복용과 피부 관리가 필요한 질환도 상당하잖아요? 

유수인 기자 / 그렇습니다. 피부과 질환에는 급성 두드러기처럼 수일 내에 빠르게 호전되는 질환도 있지만 만성 두드러기, 아토피피부염, 건선과 같이 장기적인 약 복용과 피부 관리가 필요한 질환도 상당합니다.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20% 정도는 성인기까지 병변이 지속되며, 식품알레르기나 천식의 발병이나 악화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건선은 피부발진뿐 아니라 관절염을 동반하기도 하고요, 전신적인 염증으로 심혈관계 질환이나 고혈압, 고지혈증, 비만, 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의 위험률을 높이기도 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필요할 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을 경우, 위험률 또한 높아지는 만큼 피부 질환을 결코 단순 경증 질환으로 치부하거나 피부과 약의 장기복용에 대한 부담감으로 약 복용을 스스로 거부하거나 중단해서는 안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실제 피부과 약 복용 후의 부작용은 어느 정도나 되나요? 

유수인 기자 / 피부과 약 복용 후 부작용을 경험한 환자는 14%정도에 불과했는데요, 
실제로 지난해 지역의약품안전센터에 보고된 약물부작용 건수 총 4301건 중 피부과 약의 부작용 건수는 43건으로 약 1%에 그쳤습니다. 또 항생제에 의한 부작용 건수 440건에 비해 피부과에서 처방하는 주요 약물인 항히스타민제의 부작용 보고건수는 21건에 불과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다른 질환으로 먹는 약의 부작용에 비하면 피부과 약의 부작용은 그리 많다고 할 수는 없는 수치인데요, 그렇다면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피부과약의 부작용은 어떤 것들이 있다고 조사되었나요? 

유수인 기자 / 국민들이 일반적으로 들어본 부작용으로는 임신 중에는 피부과 약을 복용하면 안 된다가 61.3% ,피부과 약을 장기 복용하면 속을 버린다가 41.1% , 피부과 약은 내성이 쉽게 생겨 복용하다 보면 효과가 없어진다 34.1%, 피부과 약을 복용하면 간이나 신장이 나빠진다 33.9% 순으로 조사되었고요 그밖에 피부과 약을 복용하면 호르몬 변화에 영향을 준다, 피부과 약을 복용하면 잠이 쏟아진다, 피부과 약은 복용을 중단하면 증상이 더 심해진다 등의 인식들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하지만 이런 부작용들이 대부분은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거죠. 
그렇다면 이런 피부과약에 관련된 편견과 오해들, 대체 왜 생기게 된 걸까요? 

유수인 기자 / 피부과학회는 “피부과 약이 독하다는 인식이 생기게 된 유래는 명확하지 않으나 과거에 나병으로 불리던 한센병의 치료를 피부과에서 담당하였고 무서운 질환으로 인식되던 한센병을 치료하는 피부과 약은 독할 것이라는 인식이 일반인들에게 있었던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또한 과거에는 두피의 곰팡이 감염이나 발톱 무좀 치료제로 사용했던 항진균제가 광과민증이나 간손상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었으나 현재 항진균제는 안전하고 부작용이 적은 약으로 대체되었다고 밝혔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대한피부과학회는 이런 오해들을 풀기 위해 대표적인 피부과 약 부작용에 대한 ‘오해와 진실’ 정보를 제공하고 나섰는데요, 어떤 오해들이 있었는지, 조사내용에 따른 대표적인 오해들에 대해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피부과 약을 먹으면 속을 버리거나 속이 쓰리다는 편견이 무척 많았거든요. 어디까지가 사실인가요. 

유수인 기자 / 대한피부과학회에 따르면 위장장애는 피부과 약에 특이적인 부작용이 아니며, 피부과에서 처방이 적은 소염 진통제의 가장 큰 부작용이라고 밝혔는데요, 피부과 약을 복용하는 환자들 중 노인들의 경우 다른 내과적 질환의 치료를 위한 약을 병용하는 경우가 많아 피부과 약에 의한 특이적인 증상이라고 하기 어렵다는 것이 대한피부과학회 쪽의 설명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렇군요. 피부과 약에 의한 증상이 아닌데도, 그렇게 오해를 하는 경우가 많다는 거네요. 또 임신 중에는 피부과 약을 복용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은데요, 이 부분에 대한 설명도 들어볼게요. 

유수인 기자 / 이는 피부과 약에 국한된 것은 아니고, 임신, 수유 중에는 대부분의 약물을 주의해서 사용해야 합니다. 그러나 특히 피부과 약에 대해 이런 인식이 생긴 것은, 피부과 약 중에서 여드름 치료제로 주로 사용되는 레티노이드 계열의 약물이 태아 기형을 유발할 수 있어 가임기 여성에 금기시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현재 레티노이드 계열의 약물을 처방할 때는 환자들에게 부작용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동의서를 받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어 실제 부작용 발생의 우려는 거의 없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피부과 약을 복용하면 호르몬 변화를 주고, 중단하면 증상이 더 심해지며, 살이 찐다는 오해들도 많은데요, 이 또한 사실이 아닌거죠? 

유수인 기자 / 경구 스테로이드 복용에 관한 부작용으로 생각됩니다. 경구 스테로이드는 피부과 뿐 아니라 병원의 모든 과에서 사용하는 환자 치료에 필수적인 약물로, 급성 염증반응이 질병의 경과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을 때 사용합니다. 장기 복용시에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나 스테로이드 사용법을 숙지하고 있는 피부과 전문의의 판단에 따른 적절한 약제, 용량, 복용기간의 선택으로 부작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피부과 전문의는  건선, 아토피 피부염 등의 질환과 같은 장기적인 약 복용이 필요한 만성 피부 질환에서는 부작용의 우려로 경구 스테로이드의 사용을 거의 하지 않으며 대체 약물을 사용합니다. 최근에는 경구 스테로이드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약물들이 많이 개발되고 있어 더욱 피부과 전문의와의 상담이 필요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더 짚어볼까요. 피부과 약은 내성이 쉽게 생겨 복용하다 보면 효과가 없어진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은 거 같아요. 아무래도 장기복용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런 오해들을 하게 된 것 같은데, 어떤가요? 

유수인 기자 / 약물의 내성은 항생제에 관련된 부작용입니다. 항생제는 피부과에서 처방이 적은 약물이며, 최근에는 항생제 남용을 예방하기 위한 노력이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항생제의 내성일 뿐, 피부과약과 내성은 관련이 없다는 것인데요 
바른 약 복용과 피부 관리법으로 증상을 조절한다면 흔히 오해하고 있었던 부작용들은 당연히 일어날 확률이 적어지겠죠. 그러기 위해서는 반드시 피부과 전문의의 올바른 처방에 따르는 것이 필요할 텐데요, 요즘 피부과 진료를 한다는 병원이 무척 많잖아요. 진짜 피부과 전문의가 있는 병원,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요. 

유수인 기자 / 네. 의료법 시행규칙 제40조에 따르면, 전문의 자격을 가진 의사가 진료하는 의원은 간판에 ‘상호명+전문과목+의원’ 표시를 할 수 있습니다. 반면 일반의가 운영하는 기관은 상호명과 의원을 동일한 크기로 표기하고, 반드시 2분의1 글자 크기로 ‘진료과목’을 따로 표기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피부과의원’이라면 전문의가, ‘○○의원 진료과목 피부과’라면 일반의가 진료하는 곳입니다. 참고로 일반의는 의과대학 졸업 후 의사 면허증을 취득한 상태를 말하고요 전문의는 일반의의 자격을 취득한 후 전문과목에 대한 수련 과정을 거쳐야 자격이 부여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런데 요즘 전문의 진료인척 간판을 꾸미고 일반병원이 전문병원을 표방하는 등 의료소비자를 현혹하는 거짓 광고 사례가 지속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고요 

유수인 기자 / 그렇습니다. 문제는 일반의가 운영하는 일부 의료기관에서 진료과목이라는 글자를 아주 작게 쓰거나 잘 보이지 않도록 글씨 색깔‧크기 등을 배경색과 같게 하기도 하고요 해당 글씨만 간판 불을 끄는 등의 꼼수를 부려 전문의 진료 기관인척 환자들을 현혹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현재 얼마나 많은 병원에서 이렇게 거짓 광고로 소비자들을 현혹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나요. 

유수인 기자 / 이상준 대한피부과의사회장은 전문의 과정을 이수하지 않았거나 다른 과 출신인 비전문의는 2만명에서 4만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으며 피부과라고 적어놓고 미용시술만 하는 등 피부질환 진료를 보지 않는 일부 의료기관들로 인해 환자들이 불편함을 겪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최근에는 전문의가 아닌 의사들이 보톡스나 필러 같은 미용시술을 하다가 부작용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하지만 많은 소비자들이 피부과 전문의 병원과 그렇지 않은 병원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어요. 이와 관련된 조사도 최근 대한피부과학회에서 진행했었죠? 

유수인 기자 / 네.  실제로 최근 대한피부과학회가 환자 약 9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번 설문조사에서 약 81%의 국민은 피부과 전문의 병원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전문의가 운영하는 피부과의원은 ‘A피부과의원’으로 표기해야 하지만 이와 유사하게 표기한 의료기관들을 전문의 운영 기관으로 오인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는 것이죠. ‘A의원 진료과목 피부과’를 전문의 진료로 인식한 경우는 53.1%나 됐으며, ‘A의원 레이저클리닉 진료과목 피부과’를 전문의 진료로 인식한 비율도 43.3%였습니다. 또 ‘A피부비뇨의학과’는 29.5%가, ‘A피부클리닉’은 29.9%, ‘A에스테틱의원’은 12.3%가 전문의 진료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많은 환자들이 피부과 전문의로부터 정확한 처방과 올바른 정보를 받지 못하고 있고, 이로 인해 생긴 잘못된 인식으로 치료제 복용을 거부하거나 자의로 중단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군요? 이에 대한 어떤 대책이 마련되어 있나요 

김민희 아나운서 / 최근에는 전문의 의원을 더 쉽게 구분할 수 있도록 간판 앞에 로고 형태로 ‘피부과전문의’를 표기할 수 있게끔 하는 제도가 마련됐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피부과 약은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 후 복용하면 안전하면서도 효과적으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부작용도 예방할 수 있는데요, 단 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피부과 전문의 병원을 찾아서 올바른 처방을 받아야 한다는 점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메디인 마칩니다. 유수인 기자였습니다. 

유수인 기자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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