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1년짜리 아닌가요” 선거에 흔들리는 부동산 대책 

기사승인 2021-02-05 11:4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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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1년짜리 아닌가요” 선거에 흔들리는 부동산 대책 

[쿠키뉴스] 조계원 기자 =“1년짜리 대책, 당장 서울시장 선거에 따라 추진될지 말지 모르는 정책” 정부가 2·4 부동산 대책을 4일 발표한 직후 한 인터넷 부동산 커뮤니티에서 나온 반응이다. 

정부는 이날 치솟는 집값을 잡기 위해 전국에 83만 호의 주택을 2025년까지 공급하겠다는 대책을 발표했다. 정부가 이 같은 대규모 주택공급 들고 나온 것은 주택 공급을 확대해 주택의 시장 가격을 낮추려는 목적과 함께 ‘패닉 바잉’으로 대표되는 매수심리를 진정시키려는 의도가 있다. 

하지만 대책이 발표된 직후 나온 사람들의 반응은 다소 냉소적이었다. 특히 오는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내년 3월 대선을 두고 2·4 대책의 실현 가능성에 회의적인 반응이 컸다. 

일단 이번 대책에 뼈대를 이루고 있는 서울 도심 개발의 경우 서울시의 협조가 없을 경우 추진 자체가 어렵다. 그렇지만 현재 서울시장 후보들을 보면 여당이 승리한다고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만약 야권 후보가 당선될 경우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반대하고 나설 가능성은 100%에 가깝다. 

내년 대선에서 야당이 승리할 경우에는 더 말할 필요도 없다. 국민의 힘은 분양가 상한제 및 임대차 3 법 등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는 방향부터 달라 기존 부동산 정책이 유지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 이번 대책을 마련한 변창흠 장관도 야당이 승리할 경우 자리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이번에 발표한 부동산 대책의 준비기간을 고려하면 1년 후에는 이번 부동산 대책이 실제 추진될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앞서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취임 후 서울 시내의 뉴타운 사업을 전면 중단시킨 사례를 볼 때 현재 ‘1년짜리 정책’, ‘선거용 정책’이라는 반응이 나오는 것도 이해가 안 되는 바 아니다.

문제는 부동산 정책이 선거 결과에 따라 좌지우지되면서 부동산 정책이 너무 정치 논리에 따라 결정되고 있다는 점이다. 수요와 공급에 따른 시장 논리와 장기적인 주택공급 프로세스는 사라지고 당장 투표권자가 요구하는 바를 만족시키기 위한 땜질식 처방이 반복되고 있다. 

전문가들도 이러한 점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국민의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공급은 장기적 계획에 따라 꾸준히 공급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국민이 원하는 주택이 꾸준히 공급될 때 비로소 부동산 시장이 안정화될 수 있다고 피력한다. 

주택도 하나의 상품이다. 상품의 공급이 불규칙하면 가격 또한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 부동산 시장의 안정을 위해 주택을 정치 논리가 아닌 시장 논리에 따라 공급하고, 이를 위한 장기 주택공급 계획을 마련해야 할 시점으로 보인다.

chokw@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