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우, 이상열 감독 공개 비판…"사랑의 매도 정도 있어"

12년 전 자신 폭행한 이상열 KB손보 감독 직격

기사승인 2021-02-19 05:5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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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우, 이상열 감독 공개 비판…
연합뉴스
[쿠키뉴스] 임지혜 기자 =한국전력의 주장 박철우가 과거 자신을 때린 이상렬 KB손해보험 감독에 대해 "사랑의 매도 정도가 있다"며 날을 세웠다. 

박철우는 지난 18일 OK금융그룹과의 안산 원정 경기에서 3대 1로 승리한 후 인터뷰실을 찾아 "(오늘은)꼭 이겨서 인터뷰실에 오고 싶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관례상 패한 팀 선수는 인터뷰에 나서지 않는데 공개적으로 할 말이 있기에 이기고 싶었다는 의미였다. 

그는 최근 SNS에 남긴 '정말 피꺼솟이네. 피가 거꾸로 솟는다는 느낌이 이런 것인가'라는 말이 이상열 감독을 겨냥한 발언이라고 시인했다. 

이 감독은 전날 우리카드와의 경기 전 최근 프로배구 선수의 학교폭력 사태와 관련해 경험자로서 선수들에게 더욱 잘해주려고 노력한다는 취지로 답했다. 

이어 이 감독은" 인과응보라는 게 있더라. 남이 모른다고 해서 그냥 넘어가는 게 아니더라. 지금은 배구계 선배로서 좀 더 모범적인 모습을 보이려 애를 많이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이 언급한 경험은 박철우와 관련이 있다. 박철우에게 이 감독은 배구계 선배 이전에 폭행 가해자였다.

이 감독은 국가대표팀 코치 시절인 12년 전 박철우를 폭행해 논란을 일으킨 장본인이다. 지난 2009년 9월 아시아선수권 출전을 앞두고 이 감독은 태릉선수촌 합숙훈련 도중 박철우의 얼굴과 복부 등을 때렸다. 다음 날 박철우는 기자회견을 열고 전치 3주 정도의 상해를 입었다고 공개했다. 

대한배구협회는 이 감독에게 무기한 자격정지 처분을 내렸다. 징계 2년 후인 2011년 이 감독은 한국배구연맹(KOVO) 경기운영위원으로 현장에 복귀했다. 이후 대학 배구 지도자와 해설위원 등을 거쳐 지난해 KB손해보험 감독을 맡았다. 

박철우, 이상열 감독 공개 비판…
박철우 인스타그램 캡처
박철우는 "(이 감독 인터뷰)기사를 봤는데 하루종일 손이 떨렸다. 그분이 감독이 되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도 너무 힘들었는데"라면서 "현장에서 마주칠 때도 힘든 상황에서 그런 기사를 보니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KB손해보험 선수단을 향해 미안함을 내비친 박철우는 폭행 사건 이후 이 감독이 바뀌길 바랐지만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철우는 "이 감독은 대학 지도자 시절 선수들에게 '박철우만 아니었으면 맞았어'란 말을 했단 얘기를 들었다"며 "(이 감독은) 예전부터 유명했다. 경기에 지고 있으면 얼굴이 붉게 변한 선수들이 많았다. 몇몇은 기절하고 고막이 나갔다. 내 친구와 동기들이 겪었다"고 했다.

그는 "우리 어릴 때는 운동선수가 맞는 것은 당연했다. 부모님 앞에서 맞은 적도 많다. 지금 배구 선수 중 안 맞은 선수는 없을 것"이라면서 "사랑의 매도 정도가 있다. 그런데도 마치 '내가 한번 해봤다'는 식으로 한순간의 감정을 못 이겨 실수 한 것처럼 말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사과받고 싶어서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이 아니다. 사과 안해도 되고 그분 보고 싶지 않다"면서 "언론에 프로배구가 나쁘게 나오는 게 너무 싫다. 그런데 이번에 뿌리 뽑혀야 한다"고 성토했다. 

jihye@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