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4차 재난지원, 국회에 협조하라”… 기재부 채찍질

당정 3월 중 지급 두고 28일 협의 진행
지원 규모가 관건… 與, 1인당 최대 900만원 거론

기사승인 2021-02-23 01:54:54
- + 인쇄
文대통령 “4차 재난지원, 국회에 협조하라”… 기재부 채찍질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쿠키뉴스] 김은빈 인턴기자 = 4차 재난지원금 규모를 두고 민주당과 기획재정부가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나서서 여당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난색을 표해온 재정당국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관심이다.

문 대통령은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4차 재난지원금과 관련해 “가급적 3월 중에는 집행이 시작되도록 속도를 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추경을 신속히 편성하고 국회의 협조를 구하라”며 “앞으로도 정부는 재정의 적극적 역할을 더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재정 부담을 이유로 머뭇거렸던 기획재정부를 압박하는 모습이다. 이에 4차 재난지원금 규모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20조원 규모를 주장하고 있지만 기재부는 최대 13조원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기재부안대로라면 1인당 지원금은 최대 500만원가량이지만 민주당에선 최대 900만원선까지도 거론하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는 9조3000억원 규모로 100만원~300만원을 차등 지급한 지난 3차 지급 수준으로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실질적인 지원이 어렵다고 판단하는 분위기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후 브리핑에서 “지난 2·3차보다는 훨씬 많은 규모로 당에서 요구를 하고 있고, 그것은 지난주 문 대통령과 당 지도부 간에 큰 원칙을 잡았기 때문에 ‘더 두텁고 더 넓게 충분히’라는 원칙 하에서 협의가 이뤄질 것”이라며 “2·3차 때보다 훨씬 규모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민주당의 의지를 전했다.

文대통령 “4차 재난지원, 국회에 협조하라”… 기재부 채찍질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다만 “세부적인 가닥은 이번 주 당정청 간 논의가 집중될 것이기 때문에 재정적 규모가 어떻게 될지는 이날 회의에 달려 있다”며 총 20조원에 달하는 추경 규모에서 일부 조율이 가능하다는 점도 함께 시사했다.

문제는 재정건전성에 대한 우려다. 민주당의 주장대로 최대 20조원가량의 재원이 투입된다면 올해 안에 나라빚이 1000조원까지 불어날 가능성이 있다. 이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장관을 비롯한 재정당국자들은 재정부담을 이유로 수차례 민주당의 요구를 반박하거나 거부하는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

그로 인해 한때 민주당 지지층을 중심으로 홍 부총리 경질요구까지 빗발쳤다. 따라서 당정간 논의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게다가 야당까지 재난지원금 지급이 ‘선거용’이라며 연일 비난하고 있어 당정 합의가 이뤄진다해도 의견 조율에 또 다른 진통이 예상된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같은 날 “대통령께서 ‘국민들에게 재난지원금을 주겠다’는 이런 선심성 이야기를 하는 것은 어느 나라에서도 보지 못했다”며 “국가의 부채문제에 대해서 걱정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선심성인 정부 재정 낭비를 이야기하는 것이 과연 어디에 근거한 것인지 이해가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그럼에도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넓고 두터운 지원이 경기회복을 앞당길 확실한 정책 수단이다. 당정은 넓고 두터운 추경안을 오는 28일까지 합의할 것”이라고 못 박으며 대규모의 추경 집행을 밀어붙였다. 나아가 “이런 상황에 야당은 백신불안을 부채질하고 있다. 재난지원금에 대해서도 근거없는 폄훼를 계속한다”며 야당을 향해 날을 세우기도 했다.

eunbeen1123@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
친절한 쿡기자 타이틀
모아타운 갈등을 바라보며
오세훈 서울시장이 역점을 둔 도시 정비 사업 중 하나인 ‘모아타운’을 두고, 서울 곳곳이 찬반 문제로 떠들썩합니다. 모아타운 선정지는 물론 일부 예상지는 주민 간, 원주민·외지인 간 갈등으로 동네가 두 쪽이 난 상황입니다. 지난 13일 찾은 모아타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