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가 들려준 ‘2021년 한국’에서 하는 일 [들어봤더니]

기사승인 2021-02-25 16:21:19
- + 인쇄
[쿠키뉴스] 이준범 기자 = “한국의 콘텐츠 제작자들과 협력해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겠다”

2016년 6월 첫 내한했던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 리드 헤이스팅스가 했던 말이다. 당시엔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그의 말은 곧 현실이 됐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를 시작으로 드라마 ‘킹덤’, ‘인간수업’, ‘스위트홈’ 등 한국에서 제작된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콘텐츠가 세계 각국에서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독점 계약으로 공개된 영화 ‘#살아있다’, ‘사냥의 시간’, ‘콜’, ‘승리호’ 등도 좋은 결과를 보여줬고, ‘박나래의 농염주의보’, ‘범인은 바로 너’ 등 예능 프로그램도 다수 만들어졌다. 넷플릭스가 5년 만에 한국에서 380만 유료 구독 가구를 보유하며 뿌리내릴 수 있었던 배경이다.

5년이 지났지만 리드의 말은 유효하다. 넷플릭스는 25일 오전 ‘시 왓츠 넥스트 코리아 2021(See What's Next Korea 2021)’이라는 콘텐츠 로드쇼를 온라인으로 중계하며 한국 취재진에게 올해의 계획을 발표했다. 넷플릭스 공동 CEO 겸 최고콘텐츠책임자(CCO) 테드 사란도스의 인사를 시작으로 넷플릭스 한국·동남아시아·오스트레일리아 및 뉴질랜드 콘텐츠의 총괄을 맡은 김민영 VP가 한국에서 어떤 콘텐츠를 공개할 계획이고 앞으로 어떤 투자를 진행할지 설명했다. 이후 ‘킹덤’의 김은희 작가를 비롯해 올해 작품 공개를 앞둔 다수의 감독, 작가, 배우가 등장해 소개했다. 넷플릭스가 올해 한국에서 진행할 계획들을 중심으로 이날 행사에서 언급된 내용을 정리해봤다.

 
넷플릭스가 들려준 ‘2021년 한국’에서 하는 일 [들어봤더니]
사진=넷플릭스

△ “2021년 한 해 동안 5억 달러(약 5500억원)를 한국 콘텐츠에 투자할 것”

넷플릭스는 지금까지 5년 동안 한국 콘텐츠에 7억 달러(약 7700억원)가량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그 절반이 넘는 금액을 올해 다시 투자한다. 이유는 명확하다. 이날 테드 사란도스는 ‘#살아있다’부터 ‘킹덤’, ‘스위트홈’, ‘사랑의 불시착’ 등 한국 작품들을 언급하며 “지난 2년 동안 전 세계는 한국의 놀라운 작품에 열광했다”고 말했다. 특히 ‘스위트홈’은 “공개 이후 첫 28일 동안 전 세계 2200만의 유료 구독 가구가 봤다”고 언급하며 놀라워했다. 5년 동안 아시아에서 제작한 200여편 작품의 작품 중 중 한국 작품이 80편이 넘는다며 “넷플릭스와 한국 작품의 ‘넥스트’가 뭘지 지켜봐 달라”고 주문했다. 김민영 총괄은 “한국 콘텐츠가 누구보다 기발하고 독창적인 얘기 보유한 덕분”이라며 “전 세계가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한국 콘텐츠와 동반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 전 세계에 우수한 한국 콘텐츠를 알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넷플릭스가 들려준 ‘2021년 한국’에서 하는 일 [들어봤더니]
사진=넷플릭스 유튜브 캡처

△ “‘킹덤’ 시즌3보다 스페셜 에피소드가 더 흥미롭지 않을까요”

‘킹덤’은 한국에서 제작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를 얘기할 때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작품이다. 2019년 1월 시즌1이 공개된 이후 지난해 3월 시즌2 공개까지 마친 ‘킹덤’이 올해 다시 돌아온다. 하지만 시즌3가 아닌 ‘아신전’이란 제목의 외전 형식이다. 김은희 작가는 “생사초의 비밀에 관한 이야기”라며 “시즌3보다 스페셜 에피소드로 보여드리는 게 더 흥미롭지 않을까 생각해서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시즌1에 이어 다시 호흡을 맞추게 된 김성훈 감독은 “‘킹덤’ 시즌1이 ‘킹덤 월드’를 창조하는 주춧돌이었다면, ‘아신전’은 그 이후를 가기 위한 디딤돌 역할을 하지 않나 싶다”고 설명했다.


넷플릭스가 들려준 ‘2021년 한국’에서 하는 일 [들어봤더니]
사진=넷플릭스 유튜브 캡처

△ “한국 창작자들과 손잡고 직접 영화 제작”

이날 넷플릭스는 새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로 두 편의 영화 제작 계획을 발표했다. 넷플릭스가 한국 창작자와 직접 오리지널 영화를 제작하는 건 2017년 공개된 ‘옥자’ 이후 처음이다. 영화 ‘악녀’의 정병길 감독이 연출하는 액션 영화 ‘카터’, 영화 ‘6년째 연애 중’의 박현진 감독이 연출하는 색다른 로맨스 영화 ‘모럴센스(가제)’가 그 주인공이다. 이날 박 감독은 영화가 190여개국에 공개되는 것에 “그렇게 많은 시청자를 만나는 건 해보지 않은 경험이라 궁금하고 기대된다”라며 “다양한 국가의 시청자들이 재미뿐 아니라 공감을 가져갈 수 있는 영화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며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넷플릭스가 들려준 ‘2021년 한국’에서 하는 일 [들어봤더니]
사진=넷플릭스 유튜브 캡처

△ ‘낙원의 밤’부터 ‘고요의 바다’까지

이밖에 넷플릭스는 다양한 오리지널 작품들의 라인업을 발표했다. 시즌2로 돌아오는 로맨스 드라마 ‘좋아하면 울리는 2’부터, 유품정리사의 이야기를 그린 ‘무브 투 해븐’. 육군 헌병대 군무이탈 체포조의 이야기를 다룬 ‘D.P’, 조직원이 경찰로 잠입하는 복수극 ‘언더커버’, 학교를 배경으로 한 좀비물 ‘지금 우리 학교는’, 다국적 학생들이 함께하는 학원 시트콤 ‘내일 지구가 망해버렸으면 좋겠어’ 등 공개를 앞둔 작품들을 소개했다. 초자연현상과 신흥 종교의 이야기를 다룬 ‘지옥’과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 게임을 다룬 ‘오징어 게임’, 사막화된 지구를 배경으로 달에서 목숨 건 임무를 수행하는 이야기의 ‘고요의 바다’ 등도 함께 소개됐다. 지난해 제77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한국 영화로는 유일하게 공식 초청된 영화 ‘낙원의 밤’(감독 박훈정)도 오는 4월 공개를 앞두고 있다.


bluebell@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
친절한 쿡기자 타이틀
모아타운 갈등을 바라보며
오세훈 서울시장이 역점을 둔 도시 정비 사업 중 하나인 ‘모아타운’을 두고, 서울 곳곳이 찬반 문제로 떠들썩합니다. 모아타운 선정지는 물론 일부 예상지는 주민 간, 원주민·외지인 간 갈등으로 동네가 두 쪽이 난 상황입니다. 지난 13일 찾은 모아타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