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선 코앞 부산행 택한 文…"선거개입" 날 세운 野-방어 나선 與

청와대·민주당 "이미 기획된 일정… 선거와 무관"
국민의힘 "탄핵 사유 해당"...정의당도 비판 가세

기사승인 2021-02-26 08:52:40
- + 인쇄
보선 코앞 부산행 택한 文…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부산에서 열린 '동남권 메가시티 구축 전략 보고'에 참석, 부산신항 한나라호에서 김경수 경상남도지사로부터 동북아 스마트 물류 플랫폼 구축 등 경제공동체 방안을 포함한 '동남권 메가시티 비전' 보고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쿠키뉴스] 임지혜 기자 =부산과 가덕도 신공항 예정지를 찾은 문재인 대통령의 행보에 야권에서 "도 넘은 선거개입" "탄핵사유"라며 격앙된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청와대는 지역경제 활성화 정책을 명문으로 내세웠지만 4·7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40여일 앞둔 만큼 야권을 중심으로 선거용 행보라는 비판이 나온다. 여권은 "모든 것이 선거개입인가"라며 방어에 나섰다. 

문 대통령은 25일 부산 부전역에서 진행된 '동남권 메가시티 구축 전략 보고' 행사에 참석한 후 곧바로 가덕도 신공항 예정부지로 향했다. 이날 문 대통령 일정은 한국판 뉴딜의 핵심인 지역균형 뉴딜과 관련한 현장 방문이다. 

문제는 방문 시기였다. 오는 4월 7일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문 대통령의 이날 부산지역 방문은 부적절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날 행사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등 핵심 인사들은 물론 인근 지역 광역·지방자치단체장 등을 대동했다. 

일각에선 각종 여론조사에서 부산 지지율이 오차범위 밖에서 야당에 뒤지고 있는 민주당 후보들을 지원하는 차원의 일정인 것 아니냐는 의심까지 나온다.

국민의힘은 즉각 반발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대통령의 노골적 선거 개입"이라며 "탄핵사유에 해당한다는 점을 잊지 말길 바란다. 선거법 위반 혐의 검토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또 형사 사건 피고인으로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송철호 울산시장과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이날 일정에 동행한 것을 겨냥해 "아주 볼썽사나운 일정 같다"고 지적했다.

김은혜 대변인도 논평에서 "중립 의무를 위반한 채 선거에 개입하겠다는 선전포고나 다름없다"며 "재난에는 숨어 있던 콘트롤 타워가 선거 때는 청와대에 우뚝 선다. '떴다방' 관권 선거"라고 비판했다.

보선 코앞 부산행 택한 文…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부산에서 열린 '동남권 메가시티 구축 전략 보고'에 참석, 가덕도 공항 예정지를 어업지도선을 타고 선상 시찰하며 이병진 부산시장 권한대행으로부터 관련 보고를 청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이 지역구인 서병수 의원은 "명백한 선거지원 운동이다. 선거운동을 즉각 중지하라"고 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SNS에 '대통령까지 표만 생각하는 나라'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문재인 대통령은 당 대표 시절 소속 정당 단체장들 문제로 보궐선거가 실시되면 공천을 하지 않겠다는 당헌도 만들지 않았나. 그래놓고 노골적으로 선거운동의 전면에 나서고 있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정의당도 비판에 가세했다. 정의당 정호진 수석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보궐선거용 매표 법안인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의 문제점이 봇물 터지듯 쏟아진다"며 "대통령까지 나서서 법안에 쐐기를 박는 것은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정부가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했다.

비난이 쏟아지자 청와대는 "부산 방문은 보궐선거와 무관하다"고 밝혔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문 대통령의 부산 방문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소통 행보의 일환으로 오래전에 결정된 행사"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역시 대응에 나섰다. 신영대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이미 오래전부터 기획된 것으로 이번 선거와는 전혀 무관한 것"이라며 "그럼에도 국민의힘은 어떻게든 그 취지를 훼손하고 공격하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 힘은 부산 경제 활성화를 위한 정책 행보가 4‧7 재보궐선거만을 위한 선거용 공약이라는 편협한 생각만 하고 있느냐"고 했다.

청와대 대변인 출신인 고민정 의원은 SNS를 통해 "주호영 원내대표가 엠바고를 어기면서까지 대통령 일정을 공개하며 한 말이 대통령 탄핵"이라며 "주호영 원내대표와 국민이힘은 코로나19 위기극복과 경제활력 회복을 위한 모든 노력을 선거운동으로 보는 듯 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은 선거철만 되면 국정운영도 하지 말아야 되는지 묻고 싶다"며 "아무리 선거가 중요하다지만 사실상의 국정운영 포기를 요구하며 탄핵 협박을 일삼는 것은 명백한 횡포"라고 비판했다. 
jihye@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