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 불어오네, K리그 돌아오네

27일 전북 현대-FC서울 개막전으로 대장정 시작

기사승인 2021-02-27 05:3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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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 불어오네, K리그 돌아오네
사진=프로축구연맹 제공
[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그라운드에 다시 봄바람이 분다.

‘하나원큐 K리그 프로축구 2021’이 27일 오후 2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 디펜딩 챔피언 전북현대와 FC서울과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대장정에 돌입한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리그 일정을 27라운드로 줄인 프로축구연맹은 올 시즌 38라운드 체제 복귀를 결정했다. 또한 정부의 방역 지침에 따라 거리두기 2단계인 수도권 팀은 관중석 규모의 10%, 1.5단계인 비수도권 팀은 30%까지 관중을 받을 수 있다.

개막을 앞두고 올 시즌 K리그의 변경점을 비롯해 리그 판도 등을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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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에 새로 합류한 일류첸코(왼쪽)과 류제문(오른쪽). 사진=프로축구연맹 제공
◇ 어차피 우승은 전북? 젊어진 울산, 명가재건 노리는 서울

김상식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디펜딩챔피언 전북 현대는 전무후무한 정규리그 5연패에 도전한다. 가장 큰 변화는 수장의 변화다. 2년간 함께한 조세 모라이스 감독의 바통을 이어받아 김상식 코치가 내부 승격했다. 2009년부터 선수와 코치를 거쳐 12년 동안 전북에서 활약했다.

전북은 지난 시즌이 끝나고 정규리그 MVP인 손준호가 중국 슈퍼리그 CSL의 산동 루넝으로 이적하고, 이동국이 은퇴를 결정했다. 신형민도 자유계약으로 울산으로 이적을 하는 등 팀의 베테랑들이 한꺼번에 빠졌다.

하지만 여전히 전북은 압도적인 로스터를 보유하고 있다. 브라질 출신 특급 공격수 구스타보와 지난해 K리그 최소 실점을 이끈 센터백 홍정호, 골키퍼 송범근 등 주축 멤버들이 건재하다.

여기에 ‘라인 브레이커’ 김승대를 비롯해 최영준, 정혁 등이 임대를 마치고 돌아왔다. 지난 시즌 득점 2위(19골)을 기록한 일류첸코를 포항에서 영입하며 방점을 찍었다. 여름에는 상무에서 문선민과 권경원이 돌아온다.

다만 중원의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손준호의 빈자리를 백승호(다름슈타트)로 대체하려 했으나, 유스 시절 수원 삼성과 맺은 계약 문제로 영입을 포기했다. 그래도 대구에서 미드필더 류제문을 영입해 손실을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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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현대의 이청용. 사진=프로축구연맹 제공
울산 현대는 전북의 아성에 다시 도전한다. 지난 시즌 마지막 라운드에서 우승컵을 내준 울산은 신진호(포항), 이근호(대구), 박주호, 운영선, 정동호(이상 수원FC) 등 베테랑들을 다수 내보내며 체질 개선에 나섰다. 특히 지난 시즌 27경기에서 26골을 터뜨리며 득점왕을 차지한 ‘골무원’ 주니오의 빈자리가 커 보인다.

울산은 베테랑들 대신 ‘젊은 피’를 수혈했다. 2019시즌 영플레이어상 수상자 김지현과 올림픽대표팀과 국가대표팀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는 윙어 이동준도 영입했다. 지난 시즌 김도훈 감독 아래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국가대표 이동경도 올 시즌에는 주전으로 뛸 예정이다.

여기에 부상으로 클럽 월드컵에 동행하지 못했던 이청용, 고명진, 홍철, 이동경은 회복 후 팀에 합류해 몸을 만들고 있다. 개막에 맞춰 완전체 전력을 구축했다. 이번만큼은 반드시 우승하겠다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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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의 기성용. 사진=프로축구연맹 제공
지난 시즌 자존심을 구긴 FC서울은 기성용이 부상을 털면서 우승 경쟁에 뛰어들 준비를 마쳤다. 최근 기성용은 유소년 시절 성폭행 논란에 휘말렸지만 법적 대응을 불사하겠단 뜻을 밝히며 전북 원정 길에 올랐다.

서울은 검증된 외국인 공격수 팔로세비치와 국가대표 공격수 나상호를 영입하며 공격력을 한층 강화했다. 또한 지난해 만년 하위팀 광주FC를 처음으로 상위 스플릿에 진출 시킨 뒤 지휘봉을 잡은 박진섭 감독의 지도력에도 많은 관심이 쏠린다.

이밖에 수원FC는 대규모 선수단 교체를 단행하며 사실상 창단 수준의 변화를 선택했다. 국가대표 출신 박주호를 비롯해 이영재, 정동호, 무릴로, 김호남 등 무게감 넘치는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며 생존을 넘어 6강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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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K리그2에서 뛰는 김천 상무 선수단. 사진=프로축구연맹 제공
◇ 1부리그만큼 쟁쟁한 2부리그

올해 K리그2는 K리그1(1부리그)만큼 경쟁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역대급 승격 전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지난해 K리그1에서 4위를 차지하고도 연고지 이전으로 인해 K리그2로 내려온 김천 상무가 객관적인 전력에서 가장 앞선다는 평가다. K리그 규정상 재창단 구단은 K리그2에서 시작해야 하기에, 상무는 올 시즌은 K리그2 일정을 소화한다. 

지난 시즌 주축인 문선민과 권경원, 박용우, 오세훈 등이 남아있는 가운데 국가대표 골키퍼 구성윤과 올림픽 대표 공격수 조규성을 비롯해 센터백 정승현, 연제운도 새로 가세하는 등 K리그2에서 가장 압도적인 전력을 구성했다.

김천의 대항마로 경남FC, 서울 이랜드, 대전하나시티즌, 부산 아이파크가 꼽힌다. 경남은 지난 시즌 승격 최종전에 올랐으나 마지막 1분을 버티지 못하고 고배를 마셨다. 검증된 공격수 이정협, 윌리안에 임민혁, 채광훈 등을 영입하며 K리그1 문을 다시 두드린다.

지난 시즌 기업 구단으로 전환한 대전하나시티즌은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미끄러지며 자존심을 구겼다. 1부리그 급 스쿼드를 꾸린 대전은 이민성 감독을 선임하며 도전장을 내민다. 비시즌에 크게 훈련강도를 끌어올려 탄탄한 체력으로 승부를 걸 예정이다.

지난 시즌 정정용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서울 이랜드도 올 시즌 승격을 목표로 하는 팀 중 하나다. 지난해 아쉽게 5위에 올라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했던 이랜드는 탄탄한 조직력을 앞세워 돌풍을 노린다.

1부에서 내려온 부산도 K리그2서 유일한 외국인 사령탑인 리카르도 페레즈 감독을 선임하고 1년 만에 재승격을 노리고 있다. 강등 이후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대거 이탈했지만, 지난 시즌 득점왕 안병준을 비롯해 박정인과 이상헌, 최준 등을 영입하면서 젊은 구단으로 이미지를 탈바꿈했다.

36라운드로 치러지는 K리그2에서 우승팀은 자동 승격되고, 2위 팀은 3~4위 팀끼리 맞붙는 승격 준플레이오프 승자와 대결해 승강 플레이오프 진출 자격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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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현대 지휘봉을 잡은 홍명보 감독. 사진=프로축구연맹 제공
◇ 2002 한·일월드컵 스타들, 이제는 K리그에서 보자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 주역들이 펼치는 ‘장외 대결’은 또 다른 볼거리다.

당시 대표팀 주장인 홍명보 감독은 울산의 지휘봉을 잡았다. 홍 감독은 젊은 선수들을 주축으로 전북의 5연패 저지에 도전한다. 홍 감독은 미디어데이에서 “울산이 2005년 이후 15년 동안 K리그 우승 이력이 없다. 팬들이 느낄 우승 갈증을 이해한다”며 각오를 다졌다.

홍 감독 외에도 ‘진공청소기’ 김남일 감독은 성남FC에서 2년차 시즌을 맞이한다. 지난 시즌 간신히 강등권에서 벗어난 김 감독은 이번에는 상위 스플릿에 도전한다. 설기현 감독은 K리그2 경남FC 감독으로 승격에 재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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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의 어드바이저 역할을 맡게 된 박지성. 사진=전북 현대 제공
전북은 해외에서 잔뼈가 굵은 박지성을 행정가(어드바이저)로 영입했다. 박지성은 은퇴 후 행정가의 길을 걸어왔고  친정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는 엠버서더로 활약했다. 선진 유럽 축구 DNA를 전북의 프로·유소년 시스템에 이식할 예정이다. 취임 기자회견에서 “K리그의 모든 팀들이 전북의 유소년 정책을 따를 수 있도록 노력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전북은 박지성 외에도 골키퍼 코치로 이운재 코치를 영입했다. 김상식 사단에 합류한 이 코치는 팀의 넘버원 골키퍼인 송범근 조련에 한창이다.

‘초롱이’ 이영표는 강원FC 대표이사를 맡아 전력 보강 작업을 주도했다. 이 대표이사는 김대원, 중동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임창우, 지난해 수원FC의 승격 주역인 마사 등 K리그의 내로라하는 선수들을 영입하면서 강원을 다크호스 반열에 올렸다. 이 대표이사는“강원을 매력적인 클럽으로 바꿔놓겠다”라며 의욕을 보였다.

kch0949@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