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없는 ‘기호 2번’… 대선도 ‘올드보이 총출동?’

安, 서울시장 범야권 단일화 여론조사에서 나경원‧오세훈보다 앞서
1년여 남은 대선… 다시 ‘올드보이’ 등판?
프레임‧구도 깰 ‘새 인물’ 필요해

기사승인 2021-03-03 05: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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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없는 ‘기호 2번’… 대선도 ‘올드보이 총출동?’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쿠키뉴스] 최기창 기자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서는 각 당의 경선이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이를 둘러싼 정치권의 계산이 여전히 치열하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국민의힘의 속내는 다소 복잡하다. 소속 후보들의 지지율이 다소 답답한 상태인 탓이다. 특히 대통령 선거를 1년여 남겨둔 상황에서 ‘인물이 없다’는 아킬레스건을 다시 노출했다는 분석이다. 

범야권은 최근 후보군을 대략 정리한 상태다. 우선 제3지대에서는 지난 1일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로 단일화했다. 국민의힘은 오는 4일 경선 후보를 확정한다. 안 후보와 국민의힘은 이후 단일화 협상 통해 범야권 최종 후보를 선정하게 된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국민의힘은 다소 복잡하다. ‘이변’은커녕 원하는 ‘바람’조차 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나경원‧오세훈 등 이른바 ‘올드보이’들이 인지도를 앞세워 조은희‧오신환 후보 등을 상대로 무난한 우세를 보이는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토론 직후 진행하는 평가단의 ARS 투표도 빅2의 강세가 이어지며 사실상 인기투표로 전락했다. 

물론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기호 2번’ 후보가 경쟁력이 있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다만 그의 주장은 최근 여론조사와는 다소 괴리가 있다. 머니투데이와 미래한국연구소, 경남매일이 여론조사업체 PNR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8일 서울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804명에게 물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안 후보는 국민의힘 후보를 상대로 모두 우위를 점했다. 안 후보는 범야권 단일화 가상대결에서 42.4%를 얻어 26.2%에 그친 나 후보에게 앞섰다. 그(41.1%)는 오 후보(26.1%)와의 매치에서도 승리를 거둘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대선에 빗대 생각하면 국민의힘의 고민은 더욱더 짙어진다. 특히나 이번 재보궐선거가 사실상 문재인 정부 평가를 반영하는 성격인 것을 고려하면 더욱더 심각하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보듯 사실상 ‘올드보이들’로는 차기 대선을 치르기 어렵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물론 후보군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야권에서는 홍준표‧유승민‧원희룡 등이 꼽힌다. 다만 이들은 한계가 명확해 확장성에 한계가 있다. 홍 의원과 유 전 의원은 과거 대선을 통해 한계를 노출한 바 있다. 또 다른 잠룡인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단식농성 조롱‧제주신공항‧제주영리병원 조건부 허가 등 다양한 논란을 넘어야 한다. 

인물 없는 ‘기호 2번’… 대선도 ‘올드보이 총출동?’
좌측부터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제주도지사. 사진=연합뉴스

게다가 잠재적 후보군으로 분류되는 윤석열 총장은 아직 정치적인 거취도 표명하지 않은 상태다. 그마저도 윤 총장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퇴진 이후 지지율이 하락 중이다. 결국 국민의힘의 ‘인물난’은 서울시장 보궐선거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뜻이다.

다만 한 야권 관계자는 ‘윤석열 현상’의 의미에 주목했다. 신선한 인물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야 한다는 의미다. 단순히 ‘보궐선거’만을 바라보는 전략이 아닌 확장성을 키울 수 있는 인재 영입을 통해 대선까지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 관계자는 “국민의힘에는 구도와 프레임을 깰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윤석열 현상은 반문 전선의 선봉에 설 야권주자가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추 장관과의 갈등 관계를 형성한 윤 총장으로부터 위안을 얻고 싶었던 표심”이라며 국민의힘의 쇄신을 촉구했다. 

한편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달 28일 서울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804명을 대상으로 유선전화 RDD 9%, 휴대전화 가상번호 91%로 무작위 추출해 유무선 자동전화응답 조사 방식으로 진행했다. 응답율은 5.3%,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5%포인트다. 가중값 산출 및 적용방법은 2020년 12월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를 기준으로 지역별, 성별, 연령별 가중값을 부여(림가중)했다.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mobydic@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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