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이베이 인수하면...네이버·쿠팡 이어 '빅3' 

카카오 이베이 인수전 참여 예고에 쏠리는 눈

기사승인 2021-03-05 05: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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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가 이베이 인수하면...네이버·쿠팡 이어 '빅3' 
카카오 CI. /제공=카카오


[쿠키뉴스] 구현화 기자 = 카카오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적극 나서면서 이베이 인수전의 향방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카카오로서는 네이버와 쿠팡에 비해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입지를 단숨에 올릴 수 있는 기회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 1월말 매각의사를 밝힌 후 지난해 말 인수 후보들에게 투자설명서를 배포했다. 신세계와 카카오, 홈플러스를 운영하는 MBK파트너스, 티몬의 최대주주인 KPR 등 쟁쟁한 경쟁자들이 투자설명서를 받아가며 관심을 보였다. 주관사인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는 오는 16일 예비입찰을 실시할 예정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건 카카오다. 특히 얼마 전 여민수 카카오 대표와 이베이코리아 고위 관계자가 비공개 회동을 하며 이베이코리아 인수와 관련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알려졌다. 카카오와의 사전 교감이 있을 거라는 이야기가 떠도는 배경이다. 

카카오는 카카오톡과 다음을 바탕으로 한 플랫폼을 무기로 이커머스 시장을 본격 공략하고 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가 포함된 카카오 톡비즈 매출은 지난해 36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한 바 있다. 마케팅 비용을 따로 쓰지 않아 수익이 높은 편이다. 그러나 모바일 교환권에 치중한 이 같은 비즈니스는 확장성이 크지 않아 거래액을 늘려야 할 필요가 상존한다. 현재 거래액은 3조원 정도로 추정된다. 

특히 네이버(거래액 약 26조원)-쿠팡(거래액 약 20조원)으로 재편된 이커머스 2강에 후발주자로서 치고 올라가기 위해서는 이베이코리아 인수가 절실하다. 포털과 광고뿐 아니라 이커머스, 금융, 콘텐츠 등 여러 분야에서 경쟁자로 발돋움한 네이버를 견제하기 위해서 성장동력이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베이코리아의 거래액이 15조원 수준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이베이를 인수하는 순간 쿠팡과 비슷한 수준으로 퀀텀점프를 하게 된다.

특히 이베이코리아는 국내 온라인 시장에서 거래액 기준 네이버와 쿠팡 다음으로 3위다. 네이버를 제외하면 국내 온라인유통사 중 유일하게 흑자를 내고 있는 기업으로, 이커머스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매우 좋은 선택지다. 인수가가 5조원으로 비싸게 책정되긴 했지만 이익 규모를 따져봤을 때 손해보지 않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인수여력도 충분하다고 보인다. 현대차증권은 카카오의 보유 순현금 3조원을 감안하면 5조원으로 예측되는 이베이코리아 인수가 충분히 감당 가능하다는 리포트를 내놨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카카오 보유 순현금 3조원에 자사주 2.8%(시가 1조2000억원)을 처분할 시 4조2000억원으로 최대 5조원이 예상되는 이베이코리아 인수는 감당 가능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 카카오는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의 기업공개를 예고한 데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곧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여기에 이베이코리아 인수까지 겹치면 엄청난 시너지가 예상된다. 

다만 기존 오프라인 유통 대기업이나 자금력이 좋은 사모펀드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전통적인 유통강호로 순위 탈환을 노리는 신세계나 홈플러스를 갖고 있는 MBK파트너스 등 막대한 자금을 갖고 있는 사모펀드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따라서 이베이코리아의 몸값이 더 올라갈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인수를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라며 "다른 기업들도 인수의향서를 받은 것만으로 참여 여부를 확정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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