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하십니까] “댐 취수구 끼어 숨진 동생, 사과 한마디 없습니다” 유족 청원

기사승인 2021-03-12 15:2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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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하십니까] “댐 취수구 끼어 숨진 동생, 사과 한마디 없습니다” 유족 청원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쿠키뉴스] 정진용 기자 = 지난해 대구 가창댐 수중조사 중 숨진 잠수부 유족이 책임자를 강력 처벌하고 안전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했습니다.

숨진 잠수사 A(45)씨 누나라고 밝힌 청원인은 11일 “대구시 상수도 사업본부와 안전진단 업체의 안전불감증으로 동생이 희생됐다”면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렸습니다.

청원인은 “동생은 20년 경력의 베테랑 잠수부로 가창댐 취수탑 하부 수중 조사를 위해 잠수부로 투입됐다”면서 “본래 댐 내에 잠수부에 들어가면 안전을 위해 취수관 가동을 멈춰야 한다. 그러나 가창댐 측은 동생이 수중에 입수하였음에도 취수관 가동을 멈추지 않았다”고 비판했습니다.

취수관은 고압으로 물을 끌어당겨 도시에 물을 공급하는 장치입니다. 가창댐의 취수관은 사람이 빨려 들어가기 충분한 크기였습니다. 잠수부들은 해당 관의 크기, 위치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받지 못한 상태에서 조사를 진행해야 했다는 것이 유족의 설명입니다. 또 사고 당시 댐 내 수중 시야는 옆에 동료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좋지 않았다고 합니다.

유가족은 안전진단업체가 취수관 가동을 중단하지 않으면 인력을 투입할 수 없다고 강력하게 말했어야 했다고 주장합니다. 또 민원 때문에 취수관을 닫을 수 없다던 가창댐 관계자에게 책임을 물었습니다.

[동의하십니까] “댐 취수구 끼어 숨진 동생, 사과 한마디 없습니다” 유족 청원
정의당 대구시당 페이스북 캡처.

그는 “애초에 (취수관을 닫을) 방법이 없었던 것이 아니었다”며 “절차가 복잡해서 귀찮았던 게 아니었는지 묻고 싶다. 또 방법이 없었다고 해도 민원이 사람의 생명과 안전보다 중요할 만큼 그들에게 제 동생은 하찮은 작업자일 뿐이었던 건가”라고 반문했습니다.

끝으로 청원인은 “유가족은 하루아침에 하나뿐인 소중한 아들이자 동생의 억울함 앞에 매일 고통스러운 날을 보내고 있다”며 “하지만 아직까지도 가창댐과 안전진단회사 측에서는 어떠한 사과의 말도 하지 않고 있다. 부디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대구시 상수도 사업본부와 안전진단회사를 강력히 처벌하고 해결책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했습니다.

가창댐 관계자 1명과 하청업체 관계자 2명 등 3명은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습니다. 재판은 내달 중 열릴 예정입니다.

사고는 지난해 10월28일 발생했습니다. 당시 보트운용사 1명과 잠수사 2명이 팀을 이뤄 댐의 안전진단을 위해 수중탐사 중이었습니다. A씨는 수중에 열려있던 취수구로 빨려 들어가 실종 하루 만에 수심 10m 지점 취수구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대구시 상수도 사업본부는 수돗물 단수 민원을 우려해 취수구 밸브를 잠그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정의당 대구시당은 지난해 11월 논평을 내고 “가창댐 수중 안전진단 잠수사 사망사고는 전형적인 안전불감증”이라며 “잠수사가 안전을 위해 작업 전 취수구를 잠글 것을 요청했으나 원청업체를 거치면서 묵살됐다”고 꼬집었습니다.

이어 “사고 발생 직후 동료 잠수사가 취수구 밸브를 잠그라고 요청했으나 밸브가 닫히는데 30분 가까이 소요됐다. 숨진 잠수사가 메고 있던 산소통에 산소가 전혀 없던 것을 참작하면 그는 사고 후 20∼30분간 의식이 있었을 것으로 보여 안타까움을 더한다”면서 구조에도 아쉬움을 표했습니다.

여러분은 청원에 동의하십니까.

jjy4791@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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