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 부족' 오리온이 마지막에 넘어진 이유

기사승인 2021-04-13 06: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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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 부족' 오리온이 마지막에 넘어진 이유
사진=한국프로농구연맹(KBL) 제공공
[고양=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오리온에겐 1점차를 뒤집을 '경험'이 없었다.

고양 오리온은 12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5판 3선승제) 인천 전자랜드와 2차전에서 77대 85로 패배했다.

오리온은 6강 플레이오프 1·2차전을 연달아 패배하며 플레이오프 탈락 위기에 놓였다. 3차전부터 5차전까지 모두 잡아야만 4강 플레이오프 티켓을 거머쥘 수 있다.

시리즈에 앞서 정규리그를 4위로 마친 오리온은 5위 전자랜드를 상대로도 열세로 평가받았다. 팀의 핵심선수인 이승현이 부상으로 출전이 불투명한데다 외국인 선수들의 기량이 전자랜드에 비해 떨어지기 때문이다. 1차전에서 22점차 대패를 당하면서 굴육을 맛봤다.

2차전은 1차전과 향방이 달랐다. 오리온의 초반 기세가 좋았다. 지난 1차전과 달리 공수에서 선수들이 집중력을 보였다. 경기 초반부터 치고 나갔다. 1쿼터도 5점차(23대 18)로 리드를 가져갔다.

2쿼터에 전자랜드를 내줬던 오리온은 3쿼터에 다시 추격하기 시작했다. 이대성과 김강선이 3쿼터에 14점을 합작했다. 한 때 경기가 12점차까지 벌어졌지만 6점차로 마무리했다.

한호빈의 3점슛으로 4쿼터를 시작한 오리온은 곧이어 로슨이 리버스 레이업을 성공해 1점차까지 따라갔다. 역전을 목전에 뒀다.

다급해진 전자랜드는 작전 타임을 불렀다. 오리온도 다시 정비 후 나갈 수 있는 기회였다.

하지만 여기서 오리온은 모든게 꼬였다. 전자랜드의 작전 타임에 좋았던 분위기가 한 번에 식었다.

오리온은 전열을 가다듬은 전자랜드를 막아내질 못했다. 김낙현에게 3점슛을 얻어맞은데 이어 골밑에선 조나단 모트리에게 연속 득점을 헌납하면서 역전에 실패했다. 시리즈를 동점으로 만들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여기에 경기 종료 5분3초를 남기고 전자랜드 선수들과 오리온의 선수들이 엉켜 넘어졌는데, 심판은 디드릭 로슨의 반칙을 선언했다. 이미 4번의 반칙을 범했던 로슨은 5번째 파울로 퇴장을 당했다. 로슨은 당시 12점을 올리며 팀의 최다 득점을 기록하고 있었다.

득점원이 빠지자 오리온은 완전히 패닉 상태에 빠졌다. 무리하게 공격을 시도하다가 상대에게 계속해서 막혔다. 오리온의 득점이 천천히 올라가는 동안 점수차는 더욱 크게 벌어졌다.

올 시즌 역전패 경험이 잦았던 오리온이다. 한 번 뒤집힌 경기를 따라가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이번 경기도 마찬가지였다. 경험 부족에서 나온 패배였다.

벤치도 경험에서 완전히 밀렸다. 강을준 감독은 4쿼터에 심판 판정에 항의하다가 테크니컬 파울을 두 차례나 받았다. 로슨의 퇴장 때는 항의하다 자유투를 내줬고, 경기 종료 2분15초 전에는 8점차로 뒤진 상황에서 테크니컬을 범했다. 추격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스스로 끊어버린 셈이었다.

경기가 끝난 뒤 강 감독은  “우리가 플레이오프 경험이 있는 선수가 사실상 이대성, 허일영 둘 뿐이다. 김강선, 한호빈도 있긴 하지만 출전이 많지 않았다”라며 “로슨도 대학을 졸업한 뒤 이런 무대가 처음이다. 변명일지 모르겠지만, 큰 경기에 대한 경험이 없는 것도 아쉽다”고 토로했다.
kch0949@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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