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고점 경고'한 날, "안 믿어!" 세종 청약에 몰린 22만명

홍남기 "집값 적정성 지표들, 최고 수준에 근접"

기사승인 2021-07-30 09: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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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고점 경고'한 날,
'세종자이 더 시티' 투시도. GS건설 제공. 
[쿠키뉴스] 임지혜 기자 =정부가 연일 '부동산 고점론'을 거론하며 집값이 큰 폭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해도 시장은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같은 우려를 재차 밝힌 날, '로또 아파트'로 관심을 끌었던 '세종자이 더 시티' 아파트 청약에는 22만명이 몰렸다. 

30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28일 진행된 세종자이 더 시티의 1순위 청약결과 단지는 특별공급 가구를 제외한 1106가구 모집에 총 22만842건의 청약 신청이 접수돼 평균 199.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앞서 지난 27일 진행된 특별공급 접수에도 2만2759명이 몰리면서 평균 93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청약 수요가 몰린 건 세종시의 이전기관 특별기관 공급 폐지 이후 첫 분양단지로 일반 물량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총 1350가구 중 약 1106가구가 일반 분양 물량으로 공급됐다. 이 중 절반(500가구)가 85㎡로 가점 상관없는 추첨 물량으로 배정됐고, 여기에 전국구 청약이 가능한 것도 한몫했다.

정부 '고점 경고'한 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공동취재단
공교롭게도 이날은 홍 부총리가 부동산 고점을 경고한 날이다. 

홍 부총리는 이날 대국민담화까지 열고 "주택 가격의 조정 가능성은 단순히 직관이 아니라 과거 경험, 주요 지표가 보여준 바. 실제 지금 아파트 실질가격, 주택구입 부담지수, 소득대비 주택가격 비율 등 주택가격 수준・적정성을 측정하는 지표들이 최고수준에 근접했거나 이미 넘어서고 있다"며 "지금은 불안감에 의한 추격매수보다는 향후 시장상황, 유동성 상황, 객관적 지표, 다수 전문가 의견 등에 귀 기울이며 진중하게 결정해 주셔야 할 때"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이같은 경고는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예비 청약자들은 물론 부동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정부가 대책을 발표할 때마다 집값이 올랐다"며 되레 청약을 서두르는 모습이다. 

부동산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정부가 부동산으로 가스라이팅한다" "안 믿는다" "대책 없이 집값 하락만 경고 또 경고" "지금이야말로 적극적으로 집 사야 할 때" 등 누리꾼들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jihye@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