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 없는 지역, 유산율 더 높다?

2021쿠키건강플러스 87회

기사승인 2021-08-24 04:4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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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부인과 없는 지역, 유산율 더 높다? 분만 더 어려워진 의료취약지(5월4일 방송)


김민희 아나운서 / 건강에 꼭 필요한 이슈들을 속속들이 알아보는 시간, 
메디인 시작하겠습니다. 오늘도 스튜디오에 쿠키뉴스 유수인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유수인 기자 / 안녕하세요. 쿠키뉴스 유수인 기자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오늘은 어떤 내용 준비해오셨나요? 


산부인과 없는 지역, 유산율 더 높다?
이정주 디자이너


유수인 기자 / ‘출산율 0.84명.’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합계출산율이 ‘0명대’인 유일한 국가, 바로 한국입니다. 이런 저출산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정부는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인 46조원의 출산 장려 예산을 편성하는 등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는 아직도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 못하는 분만취약지가 많고 코로나19 유행이 장기화되면서 의료취약지에서의 분만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합니다. 오늘 관련 상황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매년 수십조원의 예산을 붓고도 우리나라는 아직 출산율 꼴찌라는 충격적인 성적표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죠. 이런 저출산의 원인을 살펴보려면 출산 인프라가 얼마나 잘 갖춰졌는지 한 번 들여다볼 필요가 있을텐데요, 유수인 기자, 현재 우리나라에 분만취약지가 얼마나 있는 건가요? 

유수인 기자 /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올해 분만취약지는 30개 시·군입니다. 분만취약지는 분만 가능한 의료기관까지 60분 내 도달하기 어려운 가임여성 비율이 30% 이상이면서 60분 이상 떨어진 분만 의료기관 이용률이 70% 이상인 시·군을 말하는데요, 경기 양평군과 인천 옹진군, 강원 정선·화천군, 경북 의성·영양군, 전남 보성·완도군 등이 대표적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 말은 곧 분만이 가능한 산부인과가 거주지 근처에 없다는 거죠? 

유수인 기자 / 그렇습니다. 2017년 기준 전국 250개 시·군·구 중 산부인과가 없는 지역은 63개에 달했습니다. 4곳 중 1곳은 출산 시설이 아예 없는 셈입니다. ‘분만취약지 지원사업 안내 자료’를 살펴보면 분만이 가능한 전국 산부인과는 2008년 954곳에서 2016년 565곳으로 줄었습니다. 8년간 389곳이 문을 닫았는데요, 인구가 적은 농어촌 지역이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안타깝게도 산부인과가 없는 지역의 임산부는 유산율이 최대 3배 높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어요. 

유수인 기자 / 이진용 서울의대 교수팀이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출산여성 37만1341명의 임신 지표를 분석했는데요, 그 결과 분만취약지가 아닌 지역의 평균 유산율은 3.56%였지만, 분만취약지는 그보다 높은 4.55%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유산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강원 정선군으로, 유산율이 10.3%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분만취약지가 아닌 지역의 평균 유산율보다 2.9배 높은 수치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게다가 1년 새 코로나19로 인해 분만이 더욱 어려워 진 것으로 알고 있어요. 이게 비단 의료취약지만의 문제는 아닐텐데요 코로나 감염 확진 산모의 사례도 많아지고 있다고요.  

유수인 기자 / 코로나19 유행이 장기화되면서 코로나 감염 확진 산모의 분만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의료기관들은 철저한 방역과 안전한 출산을 위해 출산 준비부터 분만 후 신생아 관리까지 적지 않은 시간과 인력 등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실제로 지난 지난 2월 17일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에서는 4번째 코로나19 감염 산모의 분만이 이뤄졌었는데요 당시 얼마나 많은 인력이 투입되었었나요. 

유수인 기자 /  앞서 이 병원에서 출산한 다른 세 명의 코로나19 감염 산모와 달리 4번째 코로나 감염 산모는 고위험산모였고, 외국인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출산 준비에만 30~40명의 인력이 붙었고, 의료진은 10명 정도 투입됐다고 합니다. 제왕절개 수술을 통해 건강하게 아이가 태어났는데요, 다행히 코로나19 검사에서도 음성 판정을 받았으나 바로 신생아 전용 음압병실에 격리되어 상주 간호사의 간호를 받았고, 엄마의 격리해제 기간에 함께 퇴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산모와 아이 모두 건강하게 퇴원했다고 하니 다행이네요.  
출산에 이렇게 많은 의료진이 투입되는 이유가 코로나19 감염 산모는 대체로 제왕절개 수술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인거죠? 

유수인 기자 / 네.  코로나19 감염 산모는 임신 37~38주차에 접어들면 진통이 오지 않더라도 제왕절개 수술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진통이 오면 바로 분만 준비에 들어가야 하는데, 원내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위해 준비해야 할 작업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만일 자연분만을 하면 10시간 이상 대기해야 할 수도 있는데. 의료진은 언제 아기가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레벨D 수준의 보호복을 입은 채로 같은 공간에 있어야 하는 고충이 있습니다. 또 바이러스 전파 위험도 높기 때문에 제왕절개 수술이 불가피하고, 그래서 이를 설득시키는 게 가장 어렵다고 합니다. 
수술을 한다고 해도 산모가 다른 환자 등과 마주치지 않도록 동선확보, 수술실 방역 등 준비해야 할 것들이 있어서 예정일보다 조금 빨리 수술에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코로나 감염 산모의 분만 준비에만 30~40명의 인력이 투입되고 수술실에는 마취과, 소아과, 산부인과 전문의와 간호인력 등 10여명이 투입됩니다. 일반 산모와 다른 점은 분만 완료 전까지 수술실 밖으로 못나간다는 점입니다. 의료진은 물론 수술에 필요한 물품 등도 이동이 제한되기 때문에 충분한 인력과 물품을 비치해둬야 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이렇게 코로나 산모의 출산을 위해 수십명의 시간과 인력이 투입되어야 하는 만큼 많은 의료기관에서 분만 지원을 해줄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유수인 기자 / 방역 역량이 떨어지는 일선 산부인과들의 경우 출산 예정 산모들에게 코로나19 음성확인서 제출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출산이 임박해 미처 서류를 준비하지 못했거나 확진 판정을 받은 산모들에 대해서는 입원을 거부하는 경우가 많아 코로나 감염 산모들은 기존에 내원하던 의료기관이 아니라 음압격리병실이 구비돼 있는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으로 전원 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중앙사고수습본부 관계자는 “일반 산부인과의 경우 감염 전문 의사도 없고 확진 산모를 돌볼 여력이 되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분만이 불가능하다. 격리 병실이 있고 준중증환자 치료가 가능한 거점 병원 등에 전원시키면 그곳에서 분만이 이루어지는 식”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이런 위험을 감수하고 분만을 하게되는 병원의 부담도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요 

유수인 기자 / 그렇습니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코로나19 확진 산모가 많지 않고, 분만 과정에서의 심각한 의료사고나 수직감염, 의료진 전파 등의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지만 이를 담당하는 의료기관의 부담은 커지고 있습니다. 분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시간과 인력 등이 투입되고 있지만 이로 인해 발생하는 손실도 병원이 책임지고 있고, 이에 대한 정부의 적절한 지원이 없어 의료기관의 손실이 큰 상황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철저한 방역과 안전한 출산을 위해 출산 준비부터 분만 후 신생아 관리까지 적지 않은 시간과 인력 등을 투입하고 있는 의료기관에 적절한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현재 지원되고 있는 부분은 전혀 없는건가요? 

유수인 기자 / 정부는 코로나19 환자 치료 병원 등에 손실보상금을 지급하고 있지만 진료과목별로 구분해 산정하고 있진 않습니다.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정부는 감염병전담병원 등 코로나19 환자 치료의료기관의 운영에 도움을 주고자 지난해 4월부터 매월 잠정 손실에 대한 개산급을 지급해오고 있습니다. 보상항목은 ▲정부·지방자치단체 지시로 병상을 비웠으나 환자 치료에 사용하지 못한 병상 손실, ▲환자 치료에 사용한 병상에서 발생한 손실, ▲코로나19 환자 외 일반환자 감소로 인한 손실 ▲선별진료소 운영, 생활치료센터 진료 지원으로 인한 진료비 손실 등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하지만 이런 손실보상은 특정 진료과목을 대상으로 하는 게 아니라 코로나 환자를 치료하거나 병상을 비웠거나 하는 등 전체 방역활동 등에 대해서 이뤄지는 것이죠? 분만 상황에 대해 별도로 산정하는 것은 없는거네요? 

유수인 기자 / 네. 분만 상황에 대해 별도로 산정하는 것은 없지만, 산모의 경우 특수한 케이스이기 때문에 고령의 와상환자나 투석환자와 같이 준중증환자로 분류합니다. 그에 준하는 치료병상 수가는 일반 병상과 5배 이상 차이가 난다고 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병원계에서는 이와 관련해 어떤 입장인건가요? 

유수인 기자 / 산부인과 전문의인 정영호 대한병원협회장은 “협회에 정식으로 민원이 제기된 것은 아니지만 코로나 확진 산모 분만과 관련한 고충을 호소하는 이들이 있다”며  “분만 건수 자체가 줄고 있어서 아직 피해사례가 많지 않지만 출산 과정 자체가 매우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문제 해결이 필요할 것 같다. 각 지역에 코로나19 확진 산모만 전담하는 분만실, 의료기관 등을 지정하면 좋을 것 같다”고 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지역별 분만전담병원을 지정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거군요, 특히 의료인프라가 열악한 분만취약지의 경우는 더욱 필요할거 같아요. 실제로 산부인과가 없는 농어촌 지역 임산부는 진료와 출산을 위해 다른 지역까지 ‘원정’을 떠나는 불편을 겪고 있다고 하죠?  

유수인 기자 / 그렇습니다. 자신을 ‘강원도 삼척에 거주 중인 평범한 예비 아빠’라고 밝힌 한 청원자는 지난 3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의료소외지역의 산모들을 살려주십시오.’ 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강원도에 거주 중인 임산부가 코로나19에 확진 될 경우 경기도 일산까지 가야 한다”고 토로했습니다. 청원자는 “아내가 임신을 해서 곧 출산을 앞두고 있는데, 근처 도시인 동해시에 최근까지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일어났었다. 동해시와 같은 생활권인 삼척에는 출산을 할 수 있는 병원이 삼척의료원이 유일하다시피한데, 최근 여기서도 코로나가 터졌다”고 설명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문제는 코로나19 확진 및 의심 증상 임산부 지정 전담병원이 
단 한 곳도 지정되어 있지 않다는거죠? 

유수인 기자 / 청원자는 “국민을 보호해줘야 하는 국가에서 코로나19 확진 및 의심 증상 임산부 지정 전담병원을 단 한 곳도 지정하지 않았다. 출산 직전에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여기서 임산부가 코로나 증상이나 의심 증상이 발견 되면 수술실 입실이 불가능하다. 수술실 입실이 거부되면 이에 대한 대안이 있어야 하는데, 이에 대한 어떠한 지침도 마련돼 있지 않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청원자는 “이런 응급 상황에서 강원도 삼척에서 일산까지 가게 되면 산모와 태아의 목숨이 위험할 수 있다”며 “의료소외지역에서 응급상황 발생 시 적어도 임산부들을 위한 병원을 권역별로 하나씩 마련해주길 부탁드린다”라고 호소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어떻게 보면 응급상황이라고 할 수 있는데 강원도 삼척에서 일산까지 분만을 위해 가야한다는 것은 산모도 아이도 위험해질 수 있을 것 같아요. 대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 같은데요, 정부측 입장은 어떻습니까? 

유수인 기자 / 코로나 확진 산모를 위한 분만전담병원을 지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정부 입장입니다. 복지부 관계자는 “코로나 상황과 관련해 분만취약지에 별도로 지원하는 사업은 없다”면서 “코로나 분만전담병원 지정은 결국 인력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감염된 산모와 태아의 안전을 위해 분만 시에는 산부인과를 포함한 많은 인력이 투입되는데, 지역에는 그 정도의 인력이 없다. 감염내과 전문의만 해도 전체 200명 정도에 불과한 상황이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분만취약지가 발생한 것도 저출산 등 외적인 것을 제외하면 지역 종사 의료인력 부족이 원인이다. 감염 산모의 분만을 담당할 수 있는 인력이 있다면 상당 부분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됐을 것”이라며 “장비야 사면되지만 인력은 그렇지 않다. 지원자가 없는 상황에서 강제로 할 수 있는 게 없기 때문에 인력지원은 다른 문제”라고 전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앞서 문제점들을 짚어보기도 했지만 사실 코로나가 아니더라도 분만취약지 문제는 하루 이틀 문제가 아니죠. 그런데 국내 조산사들이 이와 관련한 대안책을 제시했다고 하던데요 그건 어떤 내용인가요? 

유수인 기자 / 분만취약지 문제 해결을 위해서라도 조산사 양성이 필요하다는 것이 대한 조산협회측의 입장입니다. 산부인과 전문의를 찾기 어려운 분만취약지역에서 조산사가 산모와 의료기관 사이의 중간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러니까 분만 지원의 전문화에 초점을 맞춰 조산사 양성에 힘써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건데요, 현재 조산원 운영에 대한 정부 지원이 부족해서 많은 조산원들이 어려움을 격고 있다고요? 

유수인 기자 / 그렇습니다. 지난 3월 김옥경 대한조산협회장은 조산사들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며 정부의 관심을 촉구했습니다. 저출산 현상을 고려하지 않은 조산사 수련병원 지정 기준 때문에 수련기관이 줄면서 매년 배출되는 조산사 수도 10여명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조산원 운영에 대한 정부 지원이 미비해 분만 취약지에서 근무를 희망하는 조산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저출산이 심화되면서 조산사 양성체계에 빨간불이 들어온 것으로 보이는데요, 유수인 기자 ‘조산사’는 정확히 어떤 역할을 하는 의료인인가요? 

유수인 기자 / 조산사는 간호사 면허를 가지고 있으면서 산모의 임신·분만·산후 처치를 전문적으로 보조하는 의료인입니다. 조산사가 되려면 간호사의 면허를 가지고 보건복지부 장관이 인정하는 의료기관에서 1년간 조산의 수습과정을 마치거나, 또는 복지부 장관이 인정하는 외국 조산사의 면허를 받은 자로서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이 시행하는 조산사 국가시험에 합격한 다음 복지부 장관의 면허를 받아야 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렇다면 일반 산부인과와 조산원은 어떤 차이점이 있는거죠? 

유수인 기자 / 조산사는 의료법에 따라 지도의사를 두고 조산원을 개설할 수 있는데, 정상 분만일 경우 조산사가 전적으로 책임지고 있습니다. 다만, 검진, 처방 등 의료행위가 필요할 땐 지도의사에게 이송하고, 이상분만으로 인해 임부·해산부에게 이상현상이 생겼을 때에는 의원급 또는 병원급 의료기관으로 이송하는 역할을 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출산을 위한 전문인력인만큼 분만취약지에서 충분히 활약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되는데, 문제는 이런 조산사 수가 매 해 줄어들고 있다는거죠. 

유수인 기자 / 네. 수련병원 지정 기준이 현실과 맞지 않아 연간 배출되는 신규 조산사가 매년 10여명 정도에 불과합니다.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조산사 합격자 수는 2017년 16명, 2018년 20명, 2019년 14명, 2020년 13명, 2021년 12명으로 매년 줄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안타깝네요. 수련기관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조산사 역시 양성이 어려워질 수 밖에 없겠네요. 

유수인 기자 / 그렇습니다. 현재 전국 조산사 수련기관은 4곳밖에 없는데요, 신규 조산사 50%의 교육을 담당하는 일신기독병원의 경우 과거 연 40명씩 배출해 지금까지 2600여명의 조산사를 양성했다면, 지금은 연 12명 정도입니다. 이는 저출산 현상을 고려하지 않은 지정 기준 때문입니다. 조산사 수련병원 기준이 월간 분만 건수 100건인데, 저출산으로 인해 지금 한 달에 분만 건수 100건을 채우는 곳은 거의 없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나마 국내 최대의 조산사 수련기관 마저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다고요? 

유수인 기자 / 김옥경 조산협회장은 “신규 조산사 50%의 교육을 담당하는 일신기독병원도 분만 건수를 채우지 못해 조산사 수련 기관에서 탈락할 위기에 처했다. 만약 일신기독병원이 조산사 양성을 포기하면 한국전쟁 이후 수십 년간 이어져 온 조산사의 맥은 끊어지고 말 것”이라며 “저출산 기조에 맞게 분만 건수를 40명 정도로 줄이고 전국 거점지역에서 조산사 수련병원을 정부가 지정해 줄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조산사 수련병원을 통해 매해 많은 조산사들이 배출된다면 분만취약지에있는 산모들이 원정출산을 오는 등 불편을 겪어야 하는 일들이 많이 줄어들 수도 있는건가요? 

유수인 기자 / 김옥경 조산협회장은 “정부에서 지원해주면 지방으로 가겠다는 조산사들도 많다. 1년에 조산사 몇 명을 배출해 의무적으로 2~5년까지 분만취약지 등에서 봉사를 하라는 식으로 제도화하거나, 취약지구에 조산원 창업 비용을 지원해주거나 하는 등의 기본적인 지원만 있으면 공공의료 차원에서 중간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라고 전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이에 대한 정부쪽의 입장은 어떤가요? 

유수인 기자 / 정부는 수련병원 지정 기준 완화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전반적인 조산 정책 개선을 위해서는 수요 조사가 선행될 필요가 있다는 입장입니다. 복지부 간호인력TF 관계자는 “조산사 양성을 위한 실습기관 지정 기준이 예전 기준에 맞춰져 있는데, 현실에 맞게 법을 개정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전반적인 조산 정책 개선은 우선 국민들의 수요를 파악하고 필요한 부분을 모색하며 차근차근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아무쪼록 분만취약지에 있는 산모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조산 정책이 개선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코로나19 사태, 1년이 훌쩍 넘었는데요 여전히 수도권 확진자 수는 눈에 띄게 줄어들지는 않고 있죠. 분만취약지에 있는 산모들 뿐 아니라 모든 산모들이 건강관리에 유념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은데요 코로나 시대, 산모들이 준수해야 할 주의사항들에 대해서도 짚어볼게요. 먼저 영양소는 어떻게 섭취하는 것이 좋을까요. 

유수인 기자 / 우선 임신 중에는 잘 먹는 것이 중요하나 지나친 몸무게 증가는 피해야 합니다. 임신 중에는 기초 신체 대사활동이 늘어나고, 태아의 성장과 발달이 함께 이루어지기 때문에 에너지와 영양소를 많이 필요로 하게 됩니다. 이에 따라 식욕도 왕성해지는데 과도한 체중 증가는 고혈압, 임신성당뇨, 출산 후 비만 등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아이가 원하니까’라는 생각에 무조건 많이 먹기 보다는 식사량 조절이 필요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식사량을 어느 정도 조절을 하는 것이 적당한 것인지 그리고 임신중 체중 증가는 피할 수 없을 것 같은데, 어느 정도의 체중 증가가 적절한 것인지도 궁금하네요. 

유수인 기자 / 조금준 고려대 구로병원 산부의과 교수는 “식욕이 당길 때마다 먹기 보다는 하루 네 번 내지 다섯 번 정도로 나누어 규칙적으로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조언했습니다. 개인차가 있지만 임신기간 중 체중 증가는 평균 12.5 kg 정도로, 임신 8주부터 20주까지는 1주당 평균 0.32kg이, 20주부터 출산까지는 1주당 평균 0.45kg의 체중이 증가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게 조 교수의 설명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또 임산부의 경우 기저질환이 있어서 약을 복용하거나, 일반의약품을 복용할때도 신중을 기해야 겠죠? 

유수인 기자 /  태아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약 복용은 신중하게 해야 합니다.
특히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해열진통제는 임신 중기까지는 안전하지만 임신 후반부에는 태아 심혈관계에 이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임신 사실을 안 이후 약물이 태아에게 안 좋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에 의사의 지시 없이 환자 임의대로 약물복용을 중단할 경우 태아 뿐 아니라 산모의 건강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임신 이전부터 루푸스, 갑상선질환, 고혈압 등을 진단을 받고 스테로이드나 항고혈압제 등을 복용하고 있었던 경우라면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임신 중에는 입덧, 변비, 속쓰림, 두통, 감기 등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증상이 심한 경우 의사.약사 등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필요한 의약품을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방이겠죠. 특히 임신 중에는 면역력이 약해져 있는 상태일텐데요 감기. 코로나와 같은 감염병 예방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유수인 기자 / 면역력이 약해져있는 임신부는 감기, 독감과 같은 호흡기질환에 걸리기 쉽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해야 하는데요, 특히 요즘에는 코로나19 감염 유행이 지속되고 있어 사람이 많이 모인 곳을 가급적 피하고 손을 깨끗이 씻는 등 개인 위생관리를 철저히 해야 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현재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백신접종 역시 순차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요, 독감이나 코로나 등과 같은 전염성이 강한 질병의 백신은 임산부일지라도 맞는 것이 좋을까요? 

유수인 기자 / 독감은 자연유산, 조기분만, 저체중 출산 등 여러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좋은데요, 독감백신은 임신 주수에 관계없이 매년 독감 유행시기 이전에 접종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파상풍.디프테리아.백일해(Tdap) 백신은 임신 전에 접종해야 하므로, 이미 임신을 한 경우라면 임신 27~36주 사이에 접종하거나 분만 후 신속하게 접종하는 것이 좋습니다. 풍진 예방접종은 임신 전 4주 이내로 해야 하고 임신기간 중에는 금기입니다. 접종 후 4주 이내 임신을 했다면 감염 위험성을 확인하기 위해 전문가와의 상담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코로나19 백신은 임산부에 대한 임상자료가 충분하지 않아 접종대상에서 제외된 상황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오늘 얘기 잘 들었습니다. 
저출산 문제가 국가적으로 심각한 위기로 다가온 현재, 분만할 곳이 없어 안전한 출산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생겨서는 안되겠죠. 정부의 다양한 출산 지원 정책으로 모든 산모들이 자신의 거주 지역에서 아이 낳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지기를 바랍니다. 메디인 마칩니다 
유수인 기자였습니다. 

유수인 기자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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