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가 있는 그곳] '직업의 세계' 나를 꿈꾸다

놀면서 배우고 느끼는 한국잡월드 어린이체험관

기사승인 2021-08-24 06: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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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 박효상 기자 = "드래곤이 되고 싶어요. 어른이 되면 드래곤으로 변신해 하늘을 훨훨 날며 입으로 불을 뿜을 거예요." 아들에게 커서 어떤 일을 하고 싶냐 묻자 7살 아이는 천진난만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아이가 처음 세상과 만났을 때, 난 아픈 곳 없이 건강하게 잘 자라기만을 바랐다. 하지만 '만족'은 쉽지 않다. 아이가 무언가를 남들보다 잘했으면 좋겠고, 좋아하는 일을 찾아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하지만 인간은 만족을 모르는 동물인가 보다.
 
[미래가 있는 그곳]   '직업의 세계' 나를 꿈꾸다
어린이체험관 거리 모습. 오른쪽에서 택배차는 아이들이 직접 타며 배달을 체험한다.

아들은 여느 아이처럼 평범하게 자라고 있지만 '드래곤'이라는 답변에 '걱정'이 앞선다. 그래도 드래곤은 아니잖아. 내년이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데 너무 방치한 것이 아닐까. 머릿속에 드래곤을 담고 며칠을 보냈다. 

적어도 '직업'에 대해 기본적인 사항은 알려주고 다양한 꿈을 꿀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가 처음 걸음마를 뗄 수 있게 도와줬듯이.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부모들이 많았던지 아이에게 필요한 직업체험 시설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쇠뿔도 단김에 뺀다고 지난 19일 아이와 손잡고 한국잡월드 어린이체험관을 찾았다.

경기도 성남시에 있는 한국잡월드는 어린이와 청소년 대상 직업테마 전시체험관으로 2012년 개관했다. 어린이체험관과 청소년체험관, 직업세계관, 진로설계관, 숙련기술체험관 등으로 구성되며 수준별 직업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이번에 취재에 나선 어린이체험관은 5살부터 초등학생 4학년까지 이용할 수 있다.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내부를 아기자기한 복층 마을로 꾸미고 놀이를 통해 다양한 직업을 체험하며 꿈을 발견하는 테마파크와 비슷한 공간이다. 소방서와 미용실, 은행, 피자가게 등 어린이들이 접하기 쉬운 체험 시설뿐만 아니라 우주센터, 드론연구소, 병원신생아실, 신문사 등 그림이나 영상 매체를 통해 간접적으로 배운 곳을 통해 아이들의 흥미를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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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잡월드 어린이체험관 입구 모습. 매표소에서 받은 그룹번호 순으로 입장한다.

코로나19 거리두기에 맞춰 아이들은 가족(그룹) 단위로 입장한다. 체험관에는 총 42개의 체험실이 있고, 55개 직종을 체험할 수 있다. 아이들은 4시간 동안 자신이 원하는 체험실을 찾아다닌다. 가이드는 해주지만, 선택은 아이가 직접 한다. 각 체험실은 프로그램에 따라 짧게는 15분부터 길게는 40분까지 체험한다. 아이들은 자립심을 키우기 위해 혼자 입장하며 선생님과 함께 활동한다. 부모는 밖에서 기다리며 체험실은 투명한 벽으로 만들어 모든 활동을 지켜볼 수 있다. 프로그램은 꼭 필요한 이론 교육 외에는 몸으로 배우고 느끼는 체험으로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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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마켓 체험실. 어린이들은 진열, 계산, 구입 등을 체험을 한다.

아이들의 흥미 유발을 위해 한 개의 체험이 끝날 때마다 카드 수료증을 제공하며 54개의 수료증을 모두 모으면 기념품을 받는다. 또, 체험 후 보상으로 조이(화폐)는 기념품숍에서 물건을 구매할 수 있어 경제개념도 배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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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체험실 입구에서 사진과 같은 안내판이 붙어있다. 체험직종과 직업 흥미유형, 참가인원수, 권장연령, 소요시간 등을 안내한다.

각 체험실은 6가지(현실, 탐구, 예술, 사회, 진취, 관습형) 유형으로 나뉜다. 과학수사요원과 의사, 로봇개발자에 흥미를 보인다면 호기심이 많은 탐구형으로 분류할 수 있고, 아나운서와 기상캐스터, 푸드스타일리스트 등에 흥미를 보인다면 발표하기 좋아하는 진취형으로 나뉜다. 아이들이 체험한 직업을 종합하면 자연스럽게 직업 흥미유형도 파악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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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집 체험실. 어린이가 화관을 만들고 있다.

이날 9살 딸과 세 번째로 어린이체험관은 찾았다는 김민주씨(39)는 "책과 영상으로 배우는 직업은 한계가 있다. 직접 보고 몸으로 배워 아이도 흥미를 느끼고 좋아한다. 가격도 저렴한 편이라 주위 사람에게도 추천한다."라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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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살부터 체험 가능한 공룡캠프. 아이들은 고생물학자로 변신해 공룡 화석을 찾는다.

통계청이 지난 2018년 발표한 제7차 개정 한국표준직업분류에 따르면 우리나라 직업명의 수는 12,145개 유사직업까지 합하면 16,442개다. 1969년 대한민국 최초로 발간한 직업사전에 3,260개가 기록된 것과 비교하면 약 5배가 늘었고,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만큼 아이에게 다양한 경험은 중요한 것이다.

아이들은 몸소 체험할 때 성장한다. 부모의 역할은 체험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주는 것이다. 첫 체험에서 쭈뼛쭈뼛 아빠 허리에 붙어 주저했던 아이도 본인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체험한 후에는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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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연구소에선 드론을 직접 제작하고 조종한다. 특히 남자 아이들이 좋아하는 체험실이다.

어린이체험관을 나서며 다시 물어봤다. "드론도 만들고 싶고, 바다에서 해양 경찰도 하고 싶고, 차도 고치고 싶어요." 4시간 투자의 효과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관람 Tip
1.입장 순은 실물티켓 구매 순이다.
2.오전 1회, 오후 1회 입장하고 이용시간은 4시간이다.
3.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각 체험실 정원이 4인 이하다. 홈페이지에서 미리 시간표를 뽑아 체험 계획을 세워 움직이면 하나라도 더 할 수 있다.
4.체험실마다 나이 제한이 있다. 주로 2층(복층)에 있는 체험실은 7살 이상이다.
5.인기있는 체험실은 조이(화폐)를 지불하고 체험한다.
6.조이는 저금이 가능하다.

tina@kukinews.com 영상제작=이승환 기자, 사진=박민규 기자 기사모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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