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여성의 삶] ①인구의 절반, 발언권 고작 19%

기사승인 2021-09-07 07: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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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여성의 삶] ①인구의 절반, 발언권 고작 19%
그래픽=이정주 디자이너

[쿠키뉴스] 한성주 기자 =지난해 국정과 사회 운영에 여성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 국민의 절반이 여성이지만, 국회는 물론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의 고위직에서 여성의 비율은 여전히 절반 이하에 머물렀다.

우리나라 국민 49.9%는 여성

여성가족부의 ‘2021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 자료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여성 인구는 2586만명으로, 전체 인구 5182만 2000명의 49.9%다. 여성 100명당 남성 수는 100.4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년 전인 2000년(101.4명)보다 1명 감소한 수치로, 성비가 균형 상태에 가까워졌다. 통계청의 장래인구특별추계에 따르면 여성 인구는 △2030년 2598만4000명(50%) △2040년 2556만2000명(50.3%) △2050년 2410만5000명(50.5%)으로, 2040년을 기점으로 남성 인구보다 많아질 것으로 추정된다. 

여성 세대주도 증가했다. 올해 주민등록상 가구주로 등록된 국민 가운데 여성의 비율은 32.3%다. 여성 가구주의 비율은 지난 2000년 18.5%에 불과했지만, 2010년 26.1%, 지난해 31.9%로 꾸준히 상승했다. 부부 중 아내가 가구주로 등록된 비율도 높아졌다. 여성 가구주 가운데 배우자가 있는 사람의 비율은 2000년 16.2%에서 2010년 24.3%, 지난해 26.8%, 올해 26.9%로 집계돼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혼자 사는 여성도 눈에 띄게 많아졌다. 여성 1인 가구는 지난해 기준 333만9000 가구로 2000년(127만9000가구) 대비 2.6배에 달했다. 특히 고령층의 비중이 컸다. 여성 1인 가구주의 연령대는 70대 이상이 27.5%로 가장 많았다. 이어서 △20대 18.5% △60대 17.6% △50대 13.3% △30대 12% △40대 9.9% △20세 미만 1.2% 순으로 집계됐다.

국정 반영된 여성 목소리 19% 그쳐

사회적 대표성을 확보할 수 있는 위치에 안착한 여성은 여전히 소수였다. 국회, 고위공무원,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의 관리자급 근로자 가운데 여성의 비율은 절반 이하에 머물렀다.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된 의원 총 300명 중 여성은 57명으로 19%에 그쳤다. 지역구 국회의원 253석 중 29석(11.5%), 비례대표 국회의원 47석 중 28석(59.6%)을 여성이 확보했다. 여성 국회의원의 비율은 20년 전인 2000년 16명(5.9%)에서 35명(13.1%p) 증가했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여성 국회의원 평균 비율 28.8%를 한참 밑도는 수치다. 역대 국회의 여성 국회의원 비율은 △17대 13%(39명) △18대 13.7%(41명) △19대 15.7%(47명) △20대 17%(51명)로 소폭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중앙행정기관 장관 18명 중 여성은 4명(22.2%)이다.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 △한정애 환경부 장관 △유은혜 사회부총리·교육부 장관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등이다. 최근까지 여성 장관은 5명이었지만, 지난 2월 외교부 수장이 강경화 전 장관에서 정의용 장관으로 교체되면서 4명으로 줄었다. 앞서 2008년 전체 장관 20명 중 여성 장관은 1명(5%)이었다. 이후 2010년부터 2018년까지 여성 장관은 줄곧 2명으로 유지됐다. 지난해 전체 장관 18명 중 여성은 6명으로 급증했지만, 올해 다시 두명 줄었다.

직장에서 ‘관리자’ 위치에 오른 10명 중 여성은 2명에 그쳤다. 관리자는 한국표준직업분류 상 고위 임직원으로, 업무지휘 및 감독권·인사고과권·결재권을 가진 사람이다. 지난해 공공기관, 지방공사·지방공단, 500인 이상 민간기업(대규모 기업집단 중 300인 이상 포함)의 관리자 중 여성 비율은 20.9%로 파악됐다. 10년 전인 2010년 15.1%보다 5.8%p 상승했지만, 여전히 절반을 한참 밑돌았다. 특히 공공기관(20.7%)은 민간기업(21.9%)보다 여성 관리자가 더 드물었다. 다만, 공공기관의 여성 관리자 비율이 10년 새 10.8%p 증가해, 개선의 속도가 민간기업보다 빨랐다. 

기업의 임원 가운데 여성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올해 상장기업의 임원 100명 중 여성은 5명에 불과했다. 최근 5년간 상장기업 임원 가운데 여성의 비율은 △2017년 3% △2018년 3.6% △2019년 4% △2020년 4.5%로 더디게 증가했다.

고위공무원 가운데 여성의 비율도 10%대에 머물렀다. 4급 이상 일반직 국가공무원 가운데 여성의 비율은 지난해 기준 17.8%로 집계됐다. 이는 2010년도(6.3%)와 비교해 11.5% 상승한 수치다. 지난해 행정기관 국장급 이상 공무원 중 여성은 6.4%로 더욱 낮았다. 다만, 일반직 4급 공무원 중 여성 비율은 20.3%로 10%대를 벗어났다.

결혼·출산 꾸준히 감소… 여성 한부모 증가

한편, 혼인 건수는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혼인 건수는 21만4000건으로, 초혼 건수는 지난해 16만7000건으로 2000년 대비 38.6% 감소했다. 이에 따라 이혼 건수(10만7000건)도 2000년 대비 10.8% 줄었다. 하지만 20년 이상 함께 한 부부가 이혼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14.2%에서 37.2%로 2배 이상 증가했다.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기준 0.84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합계출산율은 15세부터 49세까지 출산 가능한 나이의 여성 한명이 평생 출산할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의 수다. 합계출산율은 2000년 1.48명에서 2010년 1.23명으로 소폭 감소했다. 이후 2019년 0.92명을 기록해 처음으로 0명대에 진입했으며 지난해까지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유지했다.

여성 혼자 아이를 양육하는 가정이 증가했다. 지난해 여성 한부모 가구는 115만2000가구로 전체 한부모 가구의 75.2%를 차지했다. 앞서 2016년 여성 한부모 가구는 114만4000가구로 전체 한부모 가구의 74.3%였다. 반면, 같은 기간 남성 한부모 가구는 감소했다. 지난해 한부모 가구의 24.8%에 해당하는 38만1000가구가 남성 한부모 가구였으며, 이는 2016년 대비 1만5000가구 감소한 수치다.

한국에 거주 중인 외국인 여성이 증가했다. 지난해 단기체류외국인, 등록외국인, 외국국적동포거소신고자를 포함해 국내 3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의 44.4%는 여성이다. 외국인 여성인구는 75만3000명으로, 2010년 대비 186% 증가했다. 이 가운데 가정을 이룬 여성의 수는 57만4000명으로 2015년 대비 22.5% 늘었다. 다문화 가구의 가구원인 여성 중 결혼이민은 13만7668명, 귀화는 15만7450명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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