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모녀 살해’ 김태현, 피해자의 불편함 공감 못해

기사승인 2021-09-06 20: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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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모녀 살해’ 김태현, 피해자의 불편함 공감 못해
사진=연합뉴스
[쿠키뉴스] 안세진 기자 =서울 노원구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범인 김태현(25)은 피해자가 자신에게 느꼈을 불편한 감정이 공감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씨는 6일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3부(오권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범행 전후 과정과 범행에 이르게 된 동기 등을 묻는 검찰 신문에 이같이 언급했다.

검찰 조사 결과 김씨는 지난 1월 23일 피해자 중 큰딸을 비롯한 지인 2명과 함께 식당에서 식사하던 중 신경질을 부리며 술병을 깼다. 이 일로 피해자는 김씨에게 더는 연락하지 말아 달라는 의사를 밝혔고 이후 두 사람 사이에 교류가 끊겼다.

김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같은 공간에 있던 피해자가 느낀 불편함에 전혀 공감되지 않는다”며 “상황이 잘못됐다는 것을 느끼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술을 마시고 피해자 얼굴을 본 뒤에야 내가 뭔가 잘못했다는 것을 느꼈다”며 피해자를 찾아가고 계속 연락했다고 밝혔다.

피해자의 감정을 배려하지 않은 채 오로지 욕구와 궁금증으로만 계속 연락을 시도했다는 점을 인정하고 “피해자와 관계를 회복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피해자에게 하고 싶었던 얘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범행 장소를 집으로 선택했다”고 했다.

이날 김씨는 범행 당시 큰딸을 제외한 가족은 단지 제압만 하려 했다고 말했다가, 이후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는 등 진술을 번복했다.

검찰은 전자장치 부착 명령을 요청하며 “보호관찰소 조사 결과 재범 위험성이 13점으로 높은 수준이며 다시 살인 범죄를 저지를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김씨가 재판부에는 반성문을 제출하면서도 자신에 관한 기사를 쓴 기자에게 협박성 편지를 보낸 점을 지적하며 “사람들이 (김씨가) 진정한 반성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겠냐”고 다그치기도 했다.

이날 신문에는 유족 2명이 양형 증인으로 재판에 참석했다. 이들은 세 모녀가 여러 어려움에도 성실하게 각자의 일을 하며 살아왔다고 입을 모아 증언했다. 피해자 중 어머니의 언니로 신문에 참여한 A씨는 "피고인은 전혀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죄인은 죽어 마땅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다음 재판은 이달 13일에 열린다.

asj0525@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