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진호의 경제 톡톡] 미친 부동산에 대한 전망 요인과 미래  

금진호 (목원대학교 겸임교수 / 한국연금개발원 연구위원)  

입력 2021-09-27 10:4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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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진호의 경제 톡톡] 미친 부동산에 대한 전망 요인과 미래  
금진호 연구위원
부동산이 미쳤다는 얘기가 무색할 정도로 수도권 아파트값이 계속 신고가를 형성하고 있으니 이 기이한 현상에 뭐라 형용할 단어가 마땅치 않다. 더욱이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아 ‘절벽 속 급등세’를 보이는 현상에 대해 정부는 물론 누구도 전망하기가 겁이 난다. 서울의 아파트값은 최근 몇 년간 배로 올랐다. 가격이 높아 부담감을 느끼고 기다리는 수요자가 늘고는 있지만, 여기에 공급이 줄어들어 신고가는 계속되고 있다. 

젊은 층을 비롯한 무주택자의 수요에 비해 만성적인 공급 부족이 이어지니 매도자가 가격을 결정하는 장세가 시세 상승 요인이 되고 있다. 선택할 수 있는 물량이 너무 한정된 상황이니 지금이라도 사야 한다는 심리가 작용하는 것 같다. 특히 최근에는 많은 부동산 플랫폼을 통해 실거래가와 같은 시세 정보를 확인하기가 쉽다 보니 한 곳에서 호가가 오르면 바로 인근 단지도 반영되는 시간이 대폭 단축됐다. 정부도 뒤늦게나마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여러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당장 공급이 쉽지 않기 때문에 실질적인 공급 효과가 나타나는 데는 상당한 기간이 걸린다는 한계가 있다.

주택 가격은 단기적으로 공급과 세제 등 정책적 요인이 영향을 많이 준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금리·소득·인구와 같은 거시경제 변수의 영향을 받는다. 우리나라는 2000년 이후 주택 가격이 줄곧 올랐다. 앞으로 20년 동안 주택 가격 변화를 알려면 과거 주택 가격을 올렸던 요인들이 어떻게 변할지를 보면 된다.

첫 번째, 금리는 주택 가격에 영향을 주는 강력한 변수다. 주택 가격은 저금리가 유지되면 가격은 크게 오른다. 주택을 차입해서 투자하는 경우 금리가 낮아지면 금융 비용이 줄어들기 때문에 주택 가격이 오르는 한편 차입 비용까지 싸지면 주택 수요가 증가하기 마련이다. 

둘째로 1인당 국민소득 역시 큰 폭으로 증가했다. 과거 20년 동안 거침없이 성장해 1만 달러에서 3만 달러를 넘어섰다. 소득이 증가하면 좋은 주택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과거 20년처럼 소득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기 어렵다. 우리나라의 1인당 소득이 계속 증가하기 어렵기에 주택에 대한 수요증가도 과거와 같은 파급력을 갖긴 어려울 것이다.

마지막으로 인구다. 인구 중에서 주택을 구매하는 계층을 봐야 한다. 과거 20년 동안 베이비붐 세대의 인구는 연간 70~80만 명의 출생을 선회했다. 여기에 경제적인 성장이 맞물려 주택 수요가 증가한 영향이 높다. 이런 인구와 가구 변화는 주택 시장에 결정적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반면 앞으로 20년은 이야기가 완전히 다르다. 매년 30만 명 수준의 출산인구도 문제지만 현재도 가구도 60대 이상 고령 가구만 급증한다. 한마디로 가구에 주거하는 세대가 늙어가니 주택 시장의 역동성이 뚝 떨어진다.

요즘 화두인 2030 세대 또한 무리한 ‘영끌’ 매수를 하지 말고 청약을 고려해야 한다. 최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청약제도 개편안의 ‘1인 가구 생애 최초’ 제도를 눈여겨보고, 아파텔로 불리는 주거용 오피스텔이나 도시형생활주택도 아파트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지난 20년간 금리·소득·인구의 모멘텀은 주택 가격을 계속 올려 왔다. 여기에 현 정부에선 주택 공급이 줄어들면서 보유세, 양도세 강화 등의 정책이 부동산 가격을 폭발시켰다. 국민은 현재의 부동산 가격이 폭탄 돌리기라고 걱정을 한다. 일본의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한다고 한다. 앞으로의 주택 가격은 이들 세 변수의 변화를 살펴봐야 한다. 그렇게 볼 때 주택 가격은 이제 최고점에서 우하향할 것으로 보인다.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