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생안망] 온라인 게임에 지친 나, 이제 무슨 게임하지

기사승인 2021-10-10 07:4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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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생안망] 온라인 게임에 지친 나, 이제 무슨 게임하지
사진=이해영 디자이너
<편집자 주> 입버릇처럼 ‘이생망’을 외치며 이번 생은 망했다고 자조하는 2030세대. 그러나 사람의 일생을 하루로 환산하면 30세는 고작 오전 8시30분. 점심도 먹기 전에 하루를 망하게 둘 수 없다. 이번 생이 망할 것 같은 순간 꺼내 볼 치트키를 쿠키뉴스 2030 기자들이 모아봤다.

[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김쿠키씨(29·직장인)는 최근 생활의 활력소를 잃었다. 퇴근 후 즐겼던 온라인 게임에 염증을 느끼기 시작하면서다. 조금만 실수해도 수 십명이 달려들어 우리 부모님의 건강과 안녕을 빌어준다. 수틀리면 일부러 게임을 망치는 ‘트롤’ 게이머도 속속 마주친다. 피로를 해소하려고 접속한 게임에서 되레 스트레스를 얻는 꼴이다. 김쿠키씨는 온라인 게임의 대안이 될 힐링 게임을 찾아 떠나기로 했다.

‘압주’ 공식 트레일러.   ABZU 공식 홈페이지

◆ ABZU(2016년 출시)
플랫폼 : PC/PS4/XBOX ONE/닌텐도 스위치

‘압주’(ABZU)는 바닷속을 헤엄치며 퀘스트를 수행하는 어드벤처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모래에 파묻힌 소형 드론들을 재가동시켜 봉인된 바다생물들을 해방시키고, 오염된 곳을 정화해야 한다. 게임 후반부에 등장하는 정사면체 기뢰를 상대로 퀘스트를 완수하면 아름다운 엔딩을 만날 수 있다. 플레이 시간은 약 2시간 정도 소요된다.

깊은 바다에 로망을 품은 이들에게 추천한다. 얕은 바닷가에서 시작해 점점 더 깊은 바닷속으로 헤엄쳐 들어가며 수많은 물고기들과 교감할 수 있다. 거대한 물고기의 등을 타고 바다를 누비다 보면 잃어버린 동심이 돌아온다. 게임의 배경을 구경하는 즐거움도 크다. 심해에 잠긴 웅장한 고대 기계문명 유적을 감상하다 보면 시끌벅적한 온라인 게임 대화창은 잊게 된다. 반짝이는 바닷물빛의 황홀함에 나도 모르는 새 PrtSc를 연타하게 될지도.

‘그리스’ 공식 트레일러.   플레이스테이션 공식 유튜브

◆ GRIS (2018년 출시)
플랫폼 : PC/PS4/안드로이드/IOS/닌텐도 스위치

‘그리스’(GRIS)는 퀘스트를 수행하며 폐허가 된 세계를 복구하는 게임이다. 2D 횡스크롤 플랫폼이기 때문에 주어진 길만 따라가면 물 흐르듯 게임이 진행된다. 플레이어는 ‘반딧불이’를 모아 능력을 향상하고 별자리 길을 확보한다. 각 챕터를 마칠 때마다 배경이 화려한 색으로 변한다. 최종 귀환지인 제단에 도달하면 엔딩이다. 플레이 시간 약 1시간30분 정도면 충분하다.

잔잔한 음악과 수채화를 감상하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한다. 게임의 난이도가 낮고, 대사가 없어 아름다운 음악과 그래픽 감상에 몰입할 수 있다. 게임을 진행할수록 그래픽이 다채로워지기 때문에 플레이어가 그림을 그려나가는 듯한 느낌이 든다. 온라인 게임에서 얻은 마음의 상처를 회복하는 미술치료용 게임으로 시도하길.

'어라이즈 어 심플 스토리' 공식 트레일러.  TechlandGames 공식 유튜브

▶ Arise : A simpele Story(2019년 출시)
플랫폼 : PC/PS4/XBOX ONE/닌텐도 스위치

‘어라이즈’(Arise)는 시간여행을 하며 한 남자의 일생을 되돌아보는 어드벤처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남자가 찾아간 시공간에 따라 다양한 퍼즐을 풀게 된다. 어린시절부터 노년기까지 큰 사건들을 중심으로 챕터가 구성됐다. 어린시절 챕터는 초록 숲과 미끄럼틀이 있는 동화 속 세계지만, 노년기로 갈수록 설산과 우주처럼 척박한 공간이 등장한다. 조작법이 쉽고 퍼즐의 난이도가 낮다. 플레이 시간 약 3시간 정도 소모된다.

추억을 떠올리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한다. 밝고 따듯한 어린시절을 지나 어른이 되면서 고난과 시련을 겪다 보면, 게임의 스토리와 내 삶이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챕터에 따라 배경음악의 분위기가 역동적으로 바뀌어 몰입도가 높다. 진부한 스토리라고 투덜거리며 시작했다가 어느새 눈물을 흘리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스타듀 밸리 공식 트레일러.  'ConcernedApe' 공식 유튜브

Stardew Valley(2016년 출시)
플랫폼 : PC/XBOX/PS4·PS5/안드로이드/IOS/닌텐도 스위치

‘스타듀 밸리’(Stardew Valley)는 농장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도트 그래픽으로 연출돼 옛날 게임의 향수를 느낄 수 있다. 플레이어는 농사, 채집, 낚시, 채굴 등의 활동을 하며 돈을 벌고 농장을 번영시킨다. NPC로부터 호감도 점수를 얻으면 다양한 이벤트를 즐길 수 있다. 게임의 자유도가 상당히 높아 플레이어가 원하는 NPC와 연애를 하고, 결혼해 가정을 꾸릴 수도 있다. 

훼방꾼 없는 나만의 게임을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한다. 농장을 경영하며 마주치는 NPC들은 모두 나에게 악의가 없다. NPC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외로움을 느낄 새도 없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로) 확산 이후 어려워진 대면·야외 활동에 대한 갈증을 조금은 해소할 수 있다.


'모여봐요 동물의 숲' 공식 트레일러.   한국 닌텐도 공식 유튜브

▶ 모여봐요, 동물의 숲(2020년 출시)
플랫폼 : 닌텐도 스위치
※닌텐도를 소유하고 있어야 게임을 할 수 있다. 모바일 ‘동물의 숲, 포켓 점프’ 애플리케이션에서 한정적인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다.

‘모여봐요, 동물의 숲’은 너굴 주식회사의 무인도 이주 패키지에 참여해 섬을 꾸며나가는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많은 빚을 지고 게임을 시작하지만, 점차 빚을 상환하고 섬을 꾸며나간다. 자유도가 높아 공사 허가증만 있으면 섬에 길을 깔고 하수로를 만들 수 있다. 현실적인 경제 시스템도 체험할 수 있다. 농작물을 수확해 돈을 벌 수 있는데, 수시로 가격이 변동하는 ‘무’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일명 ‘무트코인’이 흥행했다.

가끔 온라인으로 소통하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한다. 원할 때 온라인으로 전환할 수 있다. 원하는 플레이어만 만나도록 설정할 수도 있어 친구들끼리 즐기기 좋다. 온라인으로 전환해도 내 섬을 잠시 폐쇄하면 다른 플레이어의 접근을 막을 수 있다. 심보 고약한 플레이어의 트롤링도 원천 차단할 수 있는 셈.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