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박용주 기자 =전북 익산의 백제시대 왕릉으로 추정되는 쌍릉 주변에서 관련 시설로 추정되는 대형건물지가 확인됐다.

익산시와 원광대학교 마한백제문화연구소는발굴조사를 통해 익산쌍릉(사적 제87호) 정비예정구역에서 쌍릉 관련시설로 추정되는 대형 건물지 2동이 확인됐다고 26일 밝혔다. 

조사단은 이날 오후 쌍릉 발굴조사 결과를 관련 전문가와 일반인에 공개했다. 

이번 발굴조사가 이뤄진 정비예정구역은 익산 쌍릉과 연접한 구릉의 동쪽 일대로 지난 2009년 공원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시행된 인근 지역 발굴조사에서도 백제 사비시기의 연화문 막새를 포함해 녹유벼루편, 전달린토기 등이 출토됐다.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길이 30m에 이르는 대형건물지 2동을 비롯해 수혈유구 등이 확인됐다. 건물지는 모두 기둥을 이용해 지상에 조성한 지상식 건물지로, 경사면 위쪽에는 유수(물)로부터 건물을 보호하기 위한 구상유구를 만들고 내부에는 기둥구멍(柱孔)을 배치한 형태를 보여준다. 

이번에 확인된 1호 건물지는 길이 35m, 최대너비 11m 안팎으로, 백제 사비시기에 해당하는 벼루조각, 대형 뚜껑편, 인장이 찍힌 기와 등과 함께 통일신라 인화문토기 조각이 출토됐다. 

 
2호 건물지 규모는 길이 27m, 최대너비 10m 내외로, 남서쪽 구상유구가 끝나는 지점에 집수정(우물)을 확인했다. 2호 건물지 구상유구(도랑시설) 내부에서도 백제 사비시기의 토기조각과 통일신라의 인화문 토기조각이 드러났다. 

구상유구(溝狀遺構)는 도랑 모양으로 만든 터를 말하고, 전달린토기(耳杯, 有顎土器)는 턱 혹은 귀가 달린 그릇, 인화문(印花紋): 도장 따위의 도구로 눌러 찍은 문양을 말한다. 
 
이번에 조사된 대형건물지는 내부에 부뚜막(화덕) 시설 등이 확인되지 않아 일반 거주 시설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기둥을 이용한 지상식 건물의 구조, 내부에서 출토된 벼루, 대형의 토기조각 등으로 볼 때 익산 쌍릉과 연관된 특수한 성격의 건물지로 추정된다. 

또한 내부에서 출토된 유물로 볼 때 백제 사비시기에 조성돼 신라가 삼국을 통일한 일정 시기까지 사용된 것으로 판단된다. 

익산 쌍릉은 백제 제30대 무왕과 왕비 능으로 전해지는 곳으로, 2017년부터 2019년까지의 연차적인 학술발굴조사에서 인골의 발견(대왕릉)과 봉분의 성토가 판축법(대왕릉+소왕릉)으로 확인됐다. 

시 관계자는 “지역 연구기관 등과 적극적인 연구협력 체계를 구축해 익산지역의 백제왕도 핵심 유적에 대한 학술조사와 보존 관리체계를 지속적으로 갖춰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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