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초보(이)가 나타났다! ‘Y’를 눌러 입산하시오 [이생안망]

기사승인 2021-11-07 08: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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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초보(이)가 나타났다! ‘Y’를 눌러 입산하시오 [이생안망]
그래픽=이해영 디자이너

<편집자 주> 입버릇처럼 ‘이생망’을 외치며 이번 생은 망했다고 자조하는 2030세대. 그러나 사람의 일생을 하루로 환산하면 30세는 고작 오전 8시30분. 점심도 먹기 전에 하루를 망하게 둘 수 없다. 이번 생이 망할 것 같은 순간 꺼내 볼 치트키를 쿠키뉴스 2030 기자들이 모아봤다.

본격 체력 증진 게임 ‘함께 해요, 등산의 세계’에 오신 ‘등린이’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저는 인솔을 맡은 ‘프로 등산러’ 문쿠키입니다. 본격적인 등산에 앞서 여러분이 알아둬야 할 몇 가지 팁을 드리고 있죠. 등산은 처음이라 걱정되신다고요? 체력이 저질이라고요? 너무 걱정 마세요. 몇 가지만 숙지하면 여러분도 언젠가는 ‘프로 등산러’가 될 수 있답니다. 자, 이제 등산을 준비해 볼까요? 스킵(Skip)은 하지 말아주세요! 
등산 초보(이)가 나타났다! ‘Y’를 눌러 입산하시오 [이생안망]
그래픽=이해영 디자이너


#1. 등산 기본 아이템을 드릴게요

① 생수 : 필수품 중의 필수품이에요. ‘대충 근처 약수터에서 마시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접어두자고요. 등산을 하다보면 땀이 많이 나기 때문에 심할 경우 탈수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요. 500ml로는 어림도 없으니 생수는 되도록 넉넉하게 챙기는 게 좋아요. 자신이 땀을 많이 흘린다면 과하게 챙겨도 좋아요. 이온음료도 OK.

② 간식 : 등산은 H.P.(체력) 소모가 큰 활동이에요. 초코바나 사탕처럼 잃어버린 체력을 빠르게 회복시키는 간식을 챙겨보는 건 어떨까요. 과일도 좋은 아이템입니다. (수분이 풍부하고 쓰레기도 적게 나오거든요)

③ 보조 배터리, 호루라기 : 홀로 등산을 한다면 산행 중 발생할 수 있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여분의 휴대폰 보조 배터리를 챙기는 게 좋아요. 초보 코스에선 일어날 확률이 낮지만, 혹시라도 길을 잃거나 부상을 입을 수 있으니까요.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호루라기를 세게 불어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세요.

④ 등산복과 외투 : 땀 흡수가 잘 되고 통기성이 좋은 소재로 된 옷을 입는 게 좋아요. 정상에 오르면 바람이 많이 불고, 땀이 식으면 체온이 급격히 내려갈 수 있으니 외투도 필요해요.

⑤ 등산화 : 발목을 덮는 등산화를 장착하세요. 산길은 생각보다 불규칙하고 험준하거든요. 등산화는 발을 보호하고 충격을 완화시켜 무릎, 발목 관절에 무리를 덜어준답니다. 상점에서 6만원에서 최대 20만 원 대까지 다양한 가격으로 만나볼 수 있으니, ‘등린이’님의 사정에 맞춰 구매해보세요. 

⑤ 무릎 보호대 혹은 스틱 : 흔히 하산이 쉽다고 착각하지만, 산을 오르는 것보다 부상이 더 많이 발생해요. 내리막길에선 무릎에 피로감이 가중돼 부상으로 이어지기 쉬워요. 무릎에 가해지는 힘이 평지보다 2~3배 높아지기 때문이죠. 언뜻 준비가 과한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무릎 보호대와 스틱 중 하나는 꼭 챙기자고요.

#2. 등산 전엔 이건 꼭 기억하세요!

① 등산은 타임어택이 아니에요 : 충분히 휴식하고 페이스를 조절하며 산을 오르세요. 의욕에 넘쳐서 경쟁하듯 빠르게 산을 올라갈 필요는 없어요. 평소 운동을 자주 하지 않다가 무리하면 근육에 쥐가 나거나 호흡 곤란이 올 수 있거든요. 하산할 때는 뛰지 말고, 좁은 보폭으로 걸어야 넘어질 위험이 줄어듭니다. 초보자일수록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기 쉽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고요.

② 등산 스틱은 되도록 앞으로 소지하세요 : 등산 스틱은 배낭 뒤에 꽂지 말고, 몸 앞쪽으로 들고 있는 것이 안전해요. 등산 스틱 끝에는 날카로운 쇠붙이가 달려있어서 잘못하면 뒤에 올라오는 사람들을 다치게 할 수 있거든요. 어쩔 수 없이 배낭에 고정할 경우에는 반드시 스파이크를 아래로 향하게 하고 고무캡을 씌우세요.

③ 길을 잃었을 때는 왔던 길로 가세요 : 낮고 가파르지 않은 산은 크게 위험하지 않아요. 하지만 ‘프로 등산러’로 성장하다보면 길을 잃거나 부상을 입어 조난당할 수 있어요. 국민재난안전포털에 따르면 길을 잃었을 때는 왔던 길을 따라 그대로 되돌아가는 것이 좋다고 해요. 왔던 길을 돌아갈 자신이 없거나, 해가 져서 어둡거나 안개로 앞이 보이지 않을 땐 무리하게 움직이지 말고, 119로 전화해 조난 상황을 알린 후 구조를 요청하세요. 구조대가 올 때까지 침착하게 준비한 겉옷을 입고 체온을 유지하는 게 좋습니다.

④ 음주와 흡연은 안 돼요 : 산에서 음주와 흡연은 절대 금지예요. 무심코 버린 담배꽁초로 화재가 발생할 위험성이 크거든요. 또 술을 마시면 지각 능력이 떨어져 등산 도중 실족해서 추락하는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니 주의합시다.

#3. 이제 초보자 등산로를 올라가 볼까요?

처음부터 욕심을 부리면 위험해요. 초보자를 위한 산에서 충분히 경험을 닦아보세요. 같은 산이어도 코스에 따라 난이도가 다르니 여러 코스를 번갈아 가며 도전해 보는 것도 좋아요. ‘등린이’가 오르기 좋은 네 곳의 수도권 산과 코스를 준비했으니 선택해보세요.
등산 초보(이)가 나타났다! ‘Y’를 눌러 입산하시오 [이생안망]
그래픽=이해영 디자이너


#4. 퀘스트(Quest)를 통해 등산을 더 재밌게 즐겨보세요 

① 기부 챌린지 : 등산객들을 위한 각종 챌린지가 준비돼 있어요. 대표적인 챌린지가 월드비전의 ‘글로벌 6K 하이킹’입니다. 단체가 선정한 300대 산 정상에서 인증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면, 참가비 2만원이 아프리카 식수위생 사업에 기부됩니다. 이외에도 등산 용품 브랜드 업체가 상품을 걸고 챌린지를 주기적으로 진행 중이에요. 등산하기 전 미리 찾아보고 참여하면 산을 타는 재미가 배가 될 거예요.

② 플로깅(plogging) : 등산을 하면서 쓰레기를 주워보세요. 일회용 장갑을 끼고 쓰레기봉투를 채우며 산을 오르는 문화가 요즘 트렌드 중 하나예요. 가득 채워진 봉투와 깨끗해진 길을 찍어서 SNS에 올리면 뿌듯함이 밀려올 거예요. 등산도 즐기고 환경도 챙기고, 일석이조!

#.Tip 

오르고 싶은 산 이름을 넣어서 ‘○○산 초보코스’라고 검색하면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어요. 한라산, 지리산 등 까마득한 고산(高山)에도 1시간 내로 걷는 초보자 코스가 있으니 너무 두려워하지 말아요.

자, 준비가 다 끝났으면 이제 떠나보세요. ‘등린이’ 여러분의 안전한 등산을 기원합니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