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보다 105% 따듯한 연말… “기부문화 안착, MZ 참여 두각”

기사승인 2021-11-23 07: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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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보다 105% 따듯한 연말… “기부문화 안착, MZ 참여 두각”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열매가 22일 서울 중구 회관에서 간담회를 열고 올 연말 나눔목표액을 3700억원으로 발표했다.   연합뉴스
올해 우리 사회의 ‘사랑의 온도’는 지난해 대비 105.7% 따듯할 전망이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열매는 22일 서울 중구 회관에서 개최한 간담회에서 올 연말 나눔목표액을 3700억원으로 발표하고 모금 참여를 독려했다. 지난해 연말 나눔목표액 3500억원 대비 105.7% 규모다. 모금액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장기화로 더욱 위기에 몰린 재난취약계층의 건강과 일상회복을 돕기 위해 분배된다.

모금은 ‘희망2022나눔캠페인’(이하 캠페인)을 통해 다음달 1일부터 오는 2022년 1월31일까지 총 62일간 진행한다. 사랑의열매는 지난 1998년부터 해마다 연말연시 집중모금 캠페인을 벌였으며, 올해 24회차를 맞았다.

올해 캠페인은 코로나19로 지친 사회를 회복시키는 백신이 될 예정이다. 사랑의열매는 ‘나눔, 모두를 위한 사회백신’이라는 슬로건 하에 △코로나19 일상회복 지원 △취약계층지원 △사회적 약자 돌봄 지원 △교육격차 완화 지원 등 4대 나눔목표 사업을 제시했다. 기존에 지원해왔던 사회취약계층은 물론, 소상공인과 실직자 등 코로나19가 양산한 신빈곤층 지원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4대 나눔목표 가운데 가장 비중이 큰 사업은 취약계층 지원 사업이다. 취약계층의 빈곤과 소외를 해소한다는 사랑의열매 모금의 전통적인 취지가 담긴 사업이다. 캠페인 모금액의 62.2%에 해당하는 2301억4000만원이 이 사업에 쓰일 예정이다. 사랑의열매는 기초생계지원, 주거환경 개선, 보건의료 지원 등을 실시해 코로나19 확산 이후 더욱 열악해진 사회안전망을 보충할 방침이다. 위기가정 발굴 및 무연고 거주민 고독사 예방 활동도 전개된다.  

교육격차 완화 지원 사업이 두 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비대면 사회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증가한 상황이 반영됐다. 이 사업에 투입되는 금액은 562억4000만원으로, 캠페인 모금액의 15.2%가 할애된다. 사랑의열매는 교육의 기회와 문화적 인프라를 보장받기 어려운 이들을 지원할 방침이다. 아동·청소년이 학습공백을 경험하지 않도록 교육비를 지원하고, 청년층을 대상으로 취업교육과 자립을 지원한다. 위기가정을 대상으로 일자리를 지원하거나, 창업을 돕는 활동도 예정됐다.

사회적 약자 돌봄 지원 사업 역시 적지 않은 역량이 투입된다. 정부의 지원만으로는 해소할 수 없는 돌봄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서다. 이 사업에는 캠페인 모금액의 13.8%인 510억6000만원이 쓰인다. 사랑의열매는 지역사회와 협업해 아동·청소년, 장애인, 노인, 노숙인 등 돌봄이 필요한 사회구성원을 파악한다. 이들에 대한 방임·학대를 예방하고, 심리정서 지원을 실시할 계획이다.

코로나19 일상회복 지원 사업은 새롭게 발생한 지원 수요를 포착해 계획된 사업이다. 단계적 일상회복 과정에서 낙오되는 취약계층이 없도록 뒷받침하는 것이 목표다. 올해 캠페인 모금액 가운데 이 사업에 활용되는 금액은 325억6000만원으로, 8.8%가 할애된다. 코로나19 이후 급격한 경제적 위축을 경험하게 된 자영업자와 실직자 등의 생계와 심리정서 지원이 예정됐다. 비대면 사회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한 디지털 역량 강화 지원도 전개된다. 
 
우리나라의 기부 참여도는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사랑의열매 연간 모금액은 지난 2001년 625억100만원에서 2011년 3692억4500만원으로 10년 사이 6배가 불어났다. 지난해는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타격으로 모금에 난항이 예상됐지만, 오히려 폭발적인 참여가 이어졌다. 2019년 모금액 6540억9600만원에서 1920억1000만원 증가한 8461억600만원이 지난해 모금됐다. 2018년 모금액(5964억9600만원) 대비 2019년 모금액의 증가폭이 576억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상승이다. 

김상균 사무총장은 “사랑의열매가 처음으로 연말연시 집중모금을 시도했을 때 약 170억원이 모였는데, 지난해 연말연시에는 그보다 24배 많은 4045억원이 모였다”고 말했다. 이어 “전 세계의 공동모금회가 한국의 캠페인 성과와 모금액 배분 사례에 주목하고 있다”며 “시민사회 전반에 사랑의 열매가 국민 모두를 위한 기관이라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내다봤다.

기부문화 확산의 요인으로 청년층의 역할이 부각됐다. 사랑의열매가 주요 특별모금에 참여한 기부자 연령대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코로나19 특별모금에서 20대 참여자는 12.1%(1만2855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4년 세월호 특별모금 당시 20대 참여자는 전체 기부자의 1.8%(1751명)에 불과했다. 6년 동안 비율은 6.7배, 인원은 7.3배 증가한 수준이다. 아울러 지난해 국내 17개 대학에서 자발적으로 진행한 코로나19 관련 모금 캠페인에서는 약 2억7000만원에 달하는 금액이 모였다. 대학생들은 모금 현황을 SNS에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최종 사용처에 대한 의견도 추합해 직접 결정했다. 

김 사무총장은 “코로나19 이후 디지털 인프라 확산, MZ세대의 주도적·자발적 기부 참여 현상에 발 맞춰 다양한 캠페인 창구를 마련할 것”이라며 “메타버스 플랫폼에 사랑의 열매 홍보관을 설치해 캠페인 홍보를 진행하고, 블록체인 기반 기부 플랫폼을 활용한 모금 캠페인도 시도해 청년층과 적극적으로 소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