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도, 9만선도 깨졌다”…카카오 담은 개미 ‘비명’

카카오 그룹주 동반 약세

기사승인 2022-01-19 15:3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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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도, 9만선도 깨졌다”…카카오 담은 개미 ‘비명’
제주시 첨단과학단지 카카오 본사. 연합뉴스

카카오 상장 계열사들이 일제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탈세 의혹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는 소식과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도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행사했다는 소식이 주가를 끌어 내렸다. 경영진을 둘러싼 논란에 피해를 입은 개인투자자들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 

19일 오후 2시43분 기준 카카오 주가는 전거래일보다 2.61% 내린 8만9600원에 거래 중이다. 지난해 4월 액면분할 이후 9만선 아래로 내려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카카오페이(-4.48%)와 카카오뱅크(-3.46%), 카카오게임즈(-2.03%) 등도 동반 하락 중이다. 

카카오그룹 주가 하락세 시작은 빅테크 규제였다. 여기에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주식 매도 논란이 겹치면서 하락해왔다.

전날에는 경찰이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탈세 의혹과 관련해 수사에 착수한 사실이 알려졌다. 김 의장과 그의 개인회사 케이큐브홀딩스가 카카오와 다음 합병 과정에서 8000억원이 넘는 탈세를 했다는 시민단체 의혹에 대해 수사에 나선 것이다. 

여기에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가 지난해 4분기 중 스톡옵션 일부를 차액보상형으로 행사했다는 소식도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했다. 다만 차액보상형은 스톡옵션 행사 시 발생한 차익을 주식이 아닌 현금으로 보상하는 형태로, 신주를 발행하지 않아 주가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하지만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의 '먹튀' 논란이 일어난지 얼마 되지 않아 또다시 불거진 경영진의 주식 매도 이슈로 입방아에 오르자 소액주주들은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한 투자자는 "지난해 액면 분할 당시 아이 적금을 드는 것보다 미래 가치가 높은 주식을 사서 물려주는 게 좋겠다는 생각에 카카오에 투자했다"며 "당시 11~12만선에 거래되던 주식이 이제 9만선 아래까지 무너졌다. 오너리스크는 생각도 못했는데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기분"이라고 말했다. 

주식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와 종목 토론방에서도 카카오 투자자들의 원성이 쏟아졌다. 

한 투자자는 "카카오 고점에 샀는데 너무 악재 뉴스만 나와서 손절했다"며 허탈해했다. 또 다른 투자자들도 "시장의 신뢰를 잃어 바닥이 아직 아닐 수도" "설마 8(8만선)자를 보게 될 줄이야" "오너리스크가 커서 (가격이 떨어졌어도) 선뜻 매수를 못하겠다" "충분히 더 성장할 수 있는 회사를 눈앞의 이익 때문에 (경영진이) 저럴 수가 있나" 등 반응을 보였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