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 초대형 M&A 배경은…클라우드·메타버스 ‘쌍끌이’

기사승인 2022-01-19 22:0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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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크로소프트 초대형 M&A 배경은…클라우드·메타버스 ‘쌍끌이’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CEO)    사진=AP 연합뉴스
새해 초 미국 IB(투자금융)업계와 IT(정보기술)업계를 뒤흔드는 빅뉴스가 터졌다. 바로 마이크로소프트(MS)가 미국 3대 게임사 중 한 곳인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80조원의 자금을 들여 인수한 것이다. 

MS의 이 같은 전략은 기존의 윈도우 프로그램 업체에서 4차산업에서 필요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융합한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다. 현재 MS는 애저(Azure)'라는 통합 소프트웨어를 클라우드와 AR/VR(증강현실·가상현실)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수많은 게임사를 인수하면서 넷플릭스와 같은 구독형 플랫폼을 완성시키고자 한다. 

MS는 시장성이 큰 클라우드 시장과 게임 플랫폼 구축이라는 ‘쌍끌이’ 전략으로 빌 게이츠가 구축한 IT제국을 재건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MS는 지난 18일(이하 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액티비전의 자회사인 액티비전블리자드를 약 687억 달러(약 81조9247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게임기업 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이다. 

인수가 마무리되면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게임 관련 자회사인 ‘마이크로소프트 게이밍’ 산하에 포함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이번 인수는 클라우드 기반 게임 사업 강화와 구독형 게임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함이다. 이미 MS는 CEO(최고경영자) 사티아 나델라가 취임한 직후 꾸준히 게임사를 인수해왔다. 2014년 MS는 마인크래프트 개발사인 모장을 25억 달러(2조6000억원)에 인수했고, 지난해는 엘더스크롤 개발사 베데스다를 75억 달러(약 9조원)에 사들였다. 

게다가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급부상한 ‘메타버스’ 사업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CEO  사티아 나델라는 “게임은 오늘날 가장 역동적이고 흥미로운 엔터테인먼트 분야”라며 “이번 인수는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메타버스 시장도 갈수록 커져가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는 메타버스 시장(AR/VR시장)은 오는 2030년 1조5429억달러(약 1700조원)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때문에 최근 페이스북이 사명을 메타 플랫폼으로 변경하면서 향후 미래 사업 핵심을 메타버스로 규정했다. 현재 전 세계 시가총액 1위 애플도 메타버스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대규모 AR/VR 시장에 뛰어든 상황이다. 현재 MS는 다양한 게임사를 인수하면서 타 빅테크 기업 보다 선제적으로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하려고 한다. 

또한 클라우드 시장에서 보다 경쟁력을 얻기 위함이다. MS가 세계 시총 1~2위의 기업으로 등극할 수 있던 배경에는 클라우드 사업이 크게 기여했다. MS는 빌 게이츠가 수장으로 있던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PC 시대를 석권한 IT 최강자였다. 하지만 아이폰이라는 모바일이 등장하면서 힘의 균형이 나머지 빅테크 기업에 밀려버렸다. 당시 2000년 초부터 2014년까지 주가도 장기간 횡보했다. 

하지만 2014년 취임한 CEO 사티아 나델라가 클라우드 사업에 집중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MS는 클라우드 시장 진입에 후발주자였으나 아프리카를 포함해 글로벌 54개국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면서 점유율을 확장해 나갔다. 특히 자사의 오피스, 게임 등을 통해 장악한 B2B(Business To Business: 기업간 거래) 시장의 경쟁력을 기반으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아마존이 클라우드 시장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MS는 클라우드 게임을 통해 게임시장과 클라우드 시장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고 한다. 클라우드 게임 시장은 높은 성장성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클라우드 게임 시장 규모는 지난해 3억8700만 달러(약 4700억원)에서 2023년 25억 달러(약 3조400억원)로 6배 이상 확대될 전망이다.

현재 시장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MS의 이번 인수 합병 소식에 국내 중소형 게임주 주가도 덩달아 급등했다. 19일 기준 코스닥 상장사 손오공은 전일 대비 29.98% 오른 2905원에 거래됐다. 이어 와이제이엠게임즈도 장중 한때 전일 대비 23.12% 상승했다. 앱코도 전일 대비 20.99% 올랐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