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과학]"상온 양자컴퓨터 가능?" 세계 최초 2차원 스커미온 생성⋅제어

표준연 '양자효과 극대화 상온 큐비트' 가능성 제시

입력 2024-06-11 20:4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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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커미온(Skyrmion)은 축이 소용돌이 나선형으로 배열된 입자 형태의 독특한 스핀구조체로, 위상학적 성질을 갖는 입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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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커미온 그래픽. KRISS

특히 시커미온은 외부 환경변화에도 형태나 구조를 유지하려는 성질이 있어 나노미터 수준의 크기로 생성할 수 있고 전기적으로 수를 조절할 수 있는 특성을 갖기 때문에 메모리, 논리소자, 통신소자 등 차세대 전자소자에 적용할 수 있다.

스커미온을 메모리소자로 활용하려면 정보저장 기본단위(bit)인 각각의 스커미온을 원하는 위치에 생성소멸시킬 수 있어야 하고, 생성된 스커미온을 고효율로 이동시킬 수 있어야 한다.

때문에 현실에서 스커미온을 자유자재로 만들고 조작할 수 있으면  초저전력·초고성능의 차세대 소자를 개발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연구가 세계적으로 진행 중이다.

상온 양자컴퓨터 가능성 열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이 세계 최초로 2차원 상온에서 스커미온을 생성하고 제어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기존 3차원 대비 소모 전력은 낮추고 양자효과는 극대화시켜 상온 양자컴퓨터나 인공지능(AI) 반도체 개발의 핵심 기술로 활용될 수 있다.

기존 3차원 자석으로 진행되던 스커미온 응용연구는 2017년 2차원 자석이 최초 보고되면서 연구영역이 확대됐다.

3차원 자석의 표면은 사포처럼 거칠어 스커미온을 동작할 때 마찰과 잡음이 발생하지만, 표면이 매끄러운 2차원 자석에서는 적은 전력으로 안정적인 동작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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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면이 거친 3차원 자석(위)와 매끄러눈 2차원 자석의 스커미온 생성 및 전기적 제어 모식도. KRISS

아울러 2차원의 시커미온은 3차원에서 존재할 때보다 크기가 작기 때문에 양자현상을 극대화할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KRISS 연구팀은 상온 2차원 자석 표면에 미세 전압과 자기장을 걸어  스커미온을 생성, 여기에 전류를 가함으로써 원하는 방향으로 제어하는 데 성공했다.

이 때 시커미온 제어에 필요한 전력은 3차원 자석의 1/1000 수준으로 급감했다. 아울러 크기도 1/10 이하로 작아지면서 안정성과 속도면에서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2차원 스커미온의 상온 발현과 함께 전기적 제어에 성공한 것은 미국과 중국도 성공한 적이 없는 최초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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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로렌스버클리 국립연구소 방사광가속기로 측정한 2차원 스커미온 이미지. 동그랗고 어두운 형태가 양자 스핀 구조체인 스커미온이. KRISS

이에 따라 KRISS 연구팀은 차세대 스핀트로닉스(Spintronics) 소자 개발에도 한 발 다가서게 됐다. 스핀트로닉스는 전자의 스핀 방향을 이용해 0과 1의 정보를 처리하거나 저장하는 것으로, 차세대 메모리소자 기술로 꼽힌다.

특히 연구팀은 상온에서 스커미온의 양자현상을 극대화함으로써 상온 큐비트 제작에 활용할 수 있음을 제시했다. 이는 지금까지 초저온에서만 구동하던 양자컴퓨터가 상온에서 작동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양승모 KRISS 양자자기센싱그룹 선임연구원은 “최근 AI 발전과 함께 전력수요가 폭증하면서 초저전력 반도체소자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며 “이번에 개발한 스커미온 제어기술을 응용하면 차세대 AI 반도체소자를 설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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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KRISS 양자자기센싱그룹 양승모 선임연구원, 황찬용 책임연구원. KRISS

한편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 5월호에 게재됐다.

대덕특구=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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