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경근
성내천, LED 쥐불놀이 “안전하고 재미있어요”
정월대보름을 나흘 앞둔 20일 저녁 서울 송파구 성내천 물빛광장에서 시민들이 쥐불놀이 체험을 하고 있다. 이번 쥐불놀이 행사는 실제 불 대신 LED 조명과 재활용 페트병을 이용해 전통 놀이를 친환경적이면서도 안전하게 재현했다. - 성내천변서 안전하고 다양한 Led 등 돌리기- 산책길 시민들 쥐불놀이 풍경 휴대전화에 담아봄을 재촉하는 보슬비가 대지를 촉촉이 적신 20일 저녁 송파구 성내천 물빛광장이 아름다운 빛의 궤적으로 물들었다. 할아버지와 함께 쥐불놀이에 참여한 심소은(9) ·심영민(8) 어린이는 “책에서 쥐불놀이하는 사진은 봤는데 실제로 쥐불을 돌려보니 팔은 조금 아팠지만 너무 재미있다”면서 “비가 안왔으며 할아버지와 다른 놀이도 하려고 했는데 조금 아쉽다”고 말했다. 대보름을 나흘 앞둔 20일, 송파둘레길 성내천 물빛광장에서 환경단체 솔이 자연사랑 회원과 주부환경협의회, 푸른환경 운동본부, 자연보호송파구협의회 등 회원 50여명이 패트병과 LED조명을 활용한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쥐불놀이 체험 행사를 진행했다. 주민들은 물가에 나란히 서서 다양한 색깔의 LED 등을 빈 패트병에 담아 끈에 매달아 신나게 돌렸다. 저녁 산책에 나선 시민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물 위에 비쳐진 쥐불놀이 풍경을 스마트 폰에 담느라 여념이 없다. 화재 위험 없는 “LED 쥐불놀이 재미있어요”농사를 천하의 대본으로 알고 살아 온 울 조상들은 옛부터 음력 1월 14일이나 보름날 밤에 횃불놀이를 겸해서 쥐불놀이를 했다. 쥐불놀이는 잡귀를 쫓고 신성하게 봄을 맞이한다는 의미이다. 모처럼 전통놀이 체험을 해본다는 장상익(66)씨는 “어릴 적 둥근 보름달 아래 고향 동산에서 했던 쥐불놀이를 체험하면서 옛 추억이 모락모락 피어나 감개무량했다”며 “서울에 살면서 바쁘기도 하고 화재 위험도 있어서 몇 십 년 잊고 지냈는데 LED 등으로 쥐불놀이로 하니 색깔도 예쁘고 옛날 친구들의 모습이 물에 비친 듯 떠올랐다”면서 환하게 웃었다. 쥐불놀이는 한국의 전통 민속놀이로 정월 대보름 전날에 논둑이나 밭둑에 불을 지르고 돌아다니며 노는 놀이다. 들판에 나가 작은 구멍을 여러 개 뚫어 놓은 깡통에 짚단 등을 넣고, 불을 붙여 빙빙 돌리다가 던져놓아 논, 밭의 잡초를 태워 해충이나 쥐의 피해를 줄이고자 하는 의도를 담고 있다. 행사에 참가한 주민들은 쥐불놀이에도 제기차기, 투호놀이 등을 즐겼다. 도시화, 산업화로 안전성과 더불어 화재의 위험이 지적되면서 사라져가는 전통 놀이를 실제 불 대신 LED조명과 재활용 패트병을 이용한 쥐불놀이로 미풍양속을 이어 나가고자 송파구 내 환경단체가 뜻을 모아 행사를 진행하게 됐다 이번 체험놀이를 주관한 솔이 자연 사랑 임홍순 회장은 “도심 속 한 가운데서 친환경적인 재활용 패트병과 LED등을 이용해 안전하게 옛 추억을 되새기고, 사라져가는 풍속을 알리기 위해 행사를 준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서강석 송파구청장은 “도심에서는 잊혀져갔던 농경시대의 민속놀이 중 하나인 쥐불놀이가 LED등을 활용해 새롭게 태어났다”면서 “자원의 재활용을 통해 안전하게 즐기며 건강한 전통놀이로 이어져 나가길 희망 한다”고 밝혔다. 글·사진=곽경근 대기자 kkkwak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