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지구를 지키는 피크닉’에 나온 사람들 '탄소제로 실천' 다짐

탄소제로숲고양네트워크, 고양탄소제로 페스티벌 개최
'꿀잼장터' ‘나, 지구마켓’ 등 다양한 체험·전시·공연 등으로 진행

입력 2024-05-27 22:2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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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지구를 지키는 피크닉’에 나온 사람들 '탄소제로 실천' 다짐
고양시 일산문화광장에서 열린 고양탄소제로 페스티벌 행사장 중앙 통로로 사람들이 지나다니고 있다.

“아이들과 나오길 잘했네요. 나는 물론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깨달은 것 같습니다. 앞으로 탄소제로 운동에 적극 동참키로 다짐했답니다.”

26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문화광장에서 열린 고양탄소제로 페스티벌 ‘나와 지구를 지키는 피크닉’ 행사장에 나온 주부 송미란씨(41·고양시 중산동)는 초등학교 4학년과 6학년짜리 두 자녀와 손을 잡고 환한 표정으로 만족감을 나타냈다.

송씨뿐만 아니라 이날 행사장을 찾은 수많은 사람들은 거의 비슷한 심정이었다. 지금까지 흘려들었던 지구의 탄소 문제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고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행사장에서 만난 20대 연인 한 쌍은 “이상기온으로 지구상의 꿀벌이 줄어든다는 말을 건성으로 들어왔는데 여기 와서 꿀벌에게 정말 미안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탄소제로숲고양네트워크(대표 이은형)가 주최한 이번 행사는 25일부터 이틀 동안 진행됐다. 행사장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물품을 서로 나누는 나눔장터를 비롯해 다양한 전시와 환경체험 프로그램이 펼쳐졌다. 또한 공연과 경품행사 등 볼거리와 즐길거리도 풍성하게 마련돼 말 그래도 축제의 장을 연출했다.

‘나와 지구를 지키는 피크닉’에 나온 사람들 '탄소제로 실천' 다짐
고양탄소제로 페스티벌 참가자들이 25일 개회식을 지켜보고 있다.


◆ 여느 나눔장터와 차별화된 '꿀잼장터'

고양탄소제로 페스티벌 행사장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붐빈 곳은 역시 ‘꿀잼장터(나눔장터)’였다.

사전접수와 현장접수를 통해 신청한 참가자들은 집에서 사용하지 않지만 누군가에게 필요한 물품들을 가지고 나와 판매용 개인 돗자리를 깔고 저마다의 장마당을 펼쳤다.


장터 참여자들의 대부분은 어린 자녀가 있는 가족들로 아이들에게 자원절약 실천과 나눔의 의미를 알려주는 좋은 체험교육이 되기에 손색이 없었다.

◆ 지역 농축산물과 특산품으로 마련된 ‘나, 지구마켓’ 인기몰이

나눔장터 주변으로 마련된 ‘나, 지구마켓’도 대단한 인기몰이를 했다.

50여개의 참여업체가 운영한 이곳 마켓에서는 지역의 채소, 과일 등 농축산물과 화훼 등 로컬 물품들이 싼 가격에 거래됐다. 지역의 여러 공방에서 준비한 나무와 금속 수공예품, 손뜨개질을 이용한 다양한 생활소품 그리고 수제 쿠키와 빵, 연잎밥, 솜사탕 등 다양한 먹거리도 판매됐다.

특히 축협에서 내놓은 축산물의 경우 워낙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다보니 일찌감치 준비한 물량이 떨어질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나와 지구를 지키는 피크닉’에 나온 사람들 '탄소제로 실천' 다짐
한 어린이가 병뚜껑으로 만든 꿀벌 모형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의 ‘꿀잼존’이 너무 재밌어 

나눔장터 뒤편으로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는 ‘꿀잼존’이 마련됐다.

이곳에서는 재활용품을 활용한 책갈피, 열쇠고리 만들기, 천연염색 및 천연수세미 체험, 자젼거 발전기를 통한 과일주스 만들기, 다육이 등 반려식물 무료나눔 등으로 사람들의 발길을 끌어들였다. 특히 환경 실천활동을 다짐하며 채소 도장찍기를 하는 체험 프로그램이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 탄소제로 실천 다짐 ‘꿀벌들의 한마디’와 꿀벌과의 기념사진 '포토존' 

이번 행사에서 가장 이색적인 프로그램은 ‘꿀벌들의 한마디'와 '포토존’ 운영이었다.

나와 지구를 위해 탄소제로 실천활동을 다짐하는 ‘꿀벌들의 한마디’ 코너에서 자기 스스로에게 약속의 글을 남기고 ‘포토존’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어린이들에게 인기를 끈 곳은 이번 행사의 마스코트인 꿀벌 모형 앞이었다. 어린 꼬마서부터 중학생까지 병뚜껑을 활용해 만든 꿀벌 모형 앞에서 저마다 기념사진을 남기기에 바빴다.

그리고 ‘기업에게 한마디’ 코너에서는 탄소를 줄이기 위한 행동에 기업들이 적극 나서주기를 촉구하면서 개선해야 할 부분을 포스트잇에 적어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나와 지구를 지키는 피크닉’에 나온 사람들 '탄소제로 실천' 다짐
류은경 연주자의 오카리나 공연 모습

◆ 다양한 공연과 경품행사 무대도 풍성.국내외 인플루언서도 동참 

고양탄소제로 페스티벌은 여느 축제 못지 않은 풍성한 무대를 꾸몄다.

이틀 동안 행사장 메인무대에서는 오디션 프로그렘 케이팝 출신 가수 기다온을 비롯해 울림음표, 이성호, 재즈밴드 오나더시즌의 보컬리스트 김효정, R&B 듀엣 릴리비, 그룹 아이투 아이 멤버 출신 히키, 그레이트 밴드, 더봄소년소녀합창단, 박민영 등의 공연이 이어졌다.

그리고 정발산동 주민자치센터 우크렐레팀, 류은경 오카리나 연주자의 오카리나 공연, JN벨루스의 밸리댄스 등의 공연도 진행됐다.

26일에는 신사마(한국), 문핏(한국), 일레인(한국), 레안톤(베트남), 사헬(이란), 오리비안(튀르키예), 한나유리(미안먀) 등 국내외 인플루언서들이 행사장을 찾아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다.

행사장에서는 이들에 대한 고양탄소제로 페스티벌의 명예 홍보대사, 명예 앰배서더 위촉식도 진행됐다. 인플루언서 중 전 세계 1000만명 이상의 팔로워를 갖고 있는 신사마는 “기후위기와 같은 전 지구적 문제에 대해서는 인플루언서들도 관심을 갖고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일산신협, 새빛안과, 킴스정형외과, 한빛영상의학과의원, 한국마사회 일산지사, KDC한국드론센터, 고양시쌀연구회 등의 협찬을 받아 보물찾기, 환경을 주제로 한 OX퀴즈 등을 통해 참가자들에게 푸짐한 선물도 주어졌다.

‘나와 지구를 지키는 피크닉’에 나온 사람들 '탄소제로 실천' 다짐
고양탄소제로 페스티벌의 명예 홍보대사로 위촉된 국내외 인플루언스들  


◆ 이틀 동안 쓰레기 나오지 않은 친환경 행사로 마무리


이번 행사의 백미는 역시 친환경이었다. 이틀 동안 진행되면서 거의 쓰레기가 나오지 않은 깨끗한 행사로 마무리됐다는 것이다.

주최 측은 이번 행사에 별도의 종이 팸플릿을 준비하지 않았다. 꼭 필요한 수량만큼만 X-배너를 제작해 행사장에 비치했고, 행사를 알리는 현수막도 최소화하고 웹포스터와 QR코드를 활용해 홍보를 진행했다.

그리고 고양시자원봉사센터 등을 통해 모집된 8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행사장에 배치돼 행사를 도왔다. 그리고 비닐봉투 대신 장바구니와 쇼핑백을 나눠주고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를 사용토록 하고 쓰레기는 되가져갈 수 있도록 안내했다.

탄소제로숲고양네트워크 심온 집행위원장은 “이번 행사는 기후변화를 넘어 기후위기를 겪고 있는 지구 문제에 대한 의미를 대중적으로 공감하고 시민들이 직접 나서서 실천할 수 있는 생활 속 탄소제로 실천문화를 만들어 가기 위한 목적으로 개최하게 됐다”면서 “성숙한 시민의식 덕분에 안전하게 잘 끝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고양=정수익 기자 sagu@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