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 ‘홍어’ 세계가 공유하는 맛으로

생산-숙성-유통 주축 3개 지자체 ‘홍어 식문화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추진

입력 2024-06-17 13:4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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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 ‘홍어’ 세계가 공유하는 맛으로
찰떡을 씹는 듯 차진 식감을 자랑하는 갓 잡은 홍어회, 막힌 코가 뻥 뚫리는 잊을 수 없는 알싸한 맛의 숙성 홍어. 홍어삼합. 신안군

찰떡을 씹는 듯 차진 식감을 자랑하는 갓 잡은 홍어회, 막힌 코가 뻥 뚫리는 잊을 수 없는 알싸한 맛의 숙성 홍어, “잔칫상에 홍어가 빠지면 잔치를 다시해야 한다”고 할 만큼 남도 잔칫상을 대표하는 토속음식인 ‘홍어’의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를 위해 홍어의 고장들이 힘을 모은다.

세계자연유산과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된 신안의 바다에서 서식하는 홍어는 정약전의 ‘자산어보’와 조선 후기 문순득의 표류기록 등에서 확인될 정도로 오래전부터 식품으로 섭취한 어류다.

홍어 주산지 신안군은 매년 5월, 흑산도 예리항 일원에서 홍어축제를 연다. 다양한 홍어 요리를 선보이고 만선을 기원하는 풍어제는 물론, 홍어 할인판매도 실시한다.

흑산홍어의 명품화를 위해 2020년부터 ‘흑산 홍어 썰기 학교’(1기~4기)를 운영해 32명이 홍어 썰기 자격증을 취득했고, 수입홍어, 타지역 홍어와의 차별화를 위한 QR코드 부착‧유통시스템도 구축했다. 

특히 지난 2021년 흑산 홍어잡이 어업이 국가중요어업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600년 전통의 ‘삭힘의 미학’을 이어온 나주시는 홍어 거리가 조성된 영산포 일원에서 20년째 홍어축제를 열고 있다. 나주시 최장수 음식축제인 홍어축제에서는 홍어를 소재로 시식과 다양한 체험, 콘테스트 등으로 통해 숙성 홍어를 널리 알리고 있다.

지난해 6월, 생산지 신안군과 600년 전통의 삭힘의 미학을 이어온 ‘숙성 홍어’의 본고장 나주시가 홍어 식문화의 세계화를 위해 힘을 합친데 이어 올해는 홍어 유통 거점으로 꼽히는 목포시도 가세했다.

목포시 동명동 해안가에 위치한 ‘목포종합수산시장 홍어거리’는 신안 흑산도 예리항 홍어거리, 나주 영산포 홍어의 거리처럼 홍어를 전문적으로 취급하고 있는 곳이다. 

특히 전국에서 가장 많은 홍어 유통 점포가 자리해 있어 나주, 신안과 더불어 홍어가 가진 역사적 전통성 보존과 독창적인 식문화 계승, 전국화에 앞장서왔다. 

남도 ‘홍어’ 세계가 공유하는 맛으로
나주시와 신안군, 목포시가 13일 ‘홍어 유네스코 인류문화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상호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왼쪽부터 박우량 신안군수, 윤병태 나주시장, 박홍률 목포시장. 나주시

지난 13일, 제12차 전남시장군수협의회 정례회에 앞서 무안승달문화예술회관에서 윤병태 나주시장과 박우량 신안군수, 박홍률 목포시장은 ‘홍어 식문화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상호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세 지자체는 홍어 식문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최종 목표로 홍어식문화의 역사·학술적 가치 조사, 지정문화재 추진을 위한 자료 및 사업 공유 등 상호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윤병태 나주시장은 “나주와 신안, 목포는 홍어를 가장 많이 생산, 판매, 소비하는 지자체로서 남도 대표 식문화인 홍어의 전통성, 정체성을 계승해온 공통점이 있다”며 “세 지자체가 힘을 합쳐 홍어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무화유산 등재를 통한 홍어음식의 세계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우리 민족의 홍어를 먹는 문화는 선사시대부터 현재까지 오랜 기간 이루어졌고, 특히 삭힌 홍어는 외국에서 볼 수 없는 우리나라 고유의 특수성을 가지고 있다”며 “한국의 특수한 홍어식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고 보전하기 위해 신안군, 목포시, 나주시가 함께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추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무안=신영삼 기자 news032@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