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율 높아진 ‘유방암’, 뼈 합병증 관리가 삶의 질 좌우

뼈 전이 진단시 바로 약물치료로 합병증 예방해야 '골절' 등 줄여

기사승인 2021-04-28 05:14:01
- + 인쇄
[쿠키뉴스] 조민규 기자 =유방암 환자의 생존율이 높아지면서 합병증 관리 등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 암은 ‘유방암’이다. 여성 대표암인 유방암이 남녀 모두에게서 발병하는 다른 암을 제치고 가장 높은 발생률을 보인 것이다. 오랜 기간 발생률 1위를 지켜온 암종은 폐암이었다. 

국제암연구소의 세계 암 보고서 ‘GLOBOCAN 2020’에 따르면 지난해 새로 진단받은 암환자(1930만명)의 11.7%(226만명)는 유방암으로 나타났다. 이어 폐암(11.4%)과 대장암(직장암 포함, 10%), 전립선암(7.3%), 위암(5.6%)이 뒤를 이었다.  여성암 중에서도 단연 1위(24.5%)를 기록했다.

생존율 높아진 ‘유방암’, 뼈 합병증 관리가 삶의 질 좌우
2020년 세계 암 발생률(모든 연령, 성별 포함). 출처=WHO 산하 국제암연구소 IARC 

국내에서도 지난 10년간 유방암 환자수는 꾸준하게 늘고 있다. 지난 2000년 6234명이던 유방암 환자는 2017년 2만6534명으로 증가한 뒤 연간 2만명 이상의 유방암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2018년 한국 유방암의 발생률은 인구 10만명당 약 59.8명으로 전 세계 평균(46.3명)보다 높은 수준이다.

유방암 환자 수가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삶의 질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의과학기술의 발전과 조기 검진 활성화로 유방암 환자의 기대 여명이 길어진 탓이다. 유방암 환자의 수술 후 5년 전체생존율은 91.2%, 10년 전체생존율은 84.8%에 달한다.

합병증 관리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기대여명의 증가로 투병기간이 길어지면서 항암치료와 일상생활을 병행하며 삶의 질을 지키고자 하는 유방암 환자들이 많아진 만큼, 합병증 발생 위험 역시 높아졌기 때문이다. 

암환자의 경우 합병증을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삶의 질을 지킬 수 있는 것은 물론 항암치료에도 집중할 수 있다. 특히 암세포가 뼈로 전이된 환자에게서 발생하는 합병증은 통증과 함께 골절, 척수 압박 등이 발생해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우울감과 불안을 경험하게 한다.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뼈 전이 합병증은 암세포가 뼈로 전이되면서 정상적인 골격구조를 파괴함으로써 발생한다.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75%가 뼈 전이를 경험하며, 이 중 43.6%에서 뼈 전이 합병증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서 발생하는 뼈 전이 합병증으로는 ‘병리학적 골절’이 있는데 주로 늑골·척추·골반·대퇴골에 발생하며, 체중이 실리는 뼈에 골절이 발생하는 경우, 수술을 해야 할 수도 있다. 암 환자에게 치명적인 ‘척수 압박’은 유방암 환자의 20~30%에서 나타난다.

뼈 전이를 동반한 유방암 환자들은 평균적으로 뼈 전이 진단 1년 내 관련 합병증을 경험하게 되는데, 전신의 뼈가 약해진 상태이기 때문에 한 번 증상이 나타난 환자는 작은 충격에도 골절 등의 증상을 반복적으로 경험한다. 뼈 전이 유방암 환자의 경우, 평균적으로 뼈 전이 진단 6개월 내에 첫 번째 뼈 전이 합병증 증상이 발생하고,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경우 3~4개월마다 관련 증상을 겪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뼈 전이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뼈 전이 진단 즉시 약물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유럽종양학회(ESMO)는 유방암 환자에게 증상 유무와 관계없이 뼈 전이 진단 즉시 합병증 치료를 시작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치료제는 데노수맙(120mg)과 비스포스포네이트가 가장 대표적인데, 특히 데노수맙의 경우 뼈를 파괴하는 물질인 RANKL을 표적으로 결합해 뼈를 파괴하는 골흡수를 감소시키고 골파괴에 이르는 악순환을 멈추게 한다. 데노수맙은 뼈 전이 합병증의 발생을 지연·감소시키고 통증이 악화되기까지의 기간을 늦추는 것은 물론 강력한 진통제 사용을 줄여 뼈 전이 유방암 환자들이 일상을 유지하면서 항암치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러한 임상적 근거에 기반해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는 유방암 가이드라인을 통해 뼈 전이 유방암 환자에게 항암화학요법 혹은 내분비요법 외에도 뼈전이 합병증 예방 약물 치료를 병행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경희 영남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영남대학교병원 의과대학 학장)는 “유방암 환자가 많아지고 생존율이 점점 증가하면서 일상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합병증 관리의 필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 중에서도 ‘뼈’는 우리 몸의 형태를 유지할 뿐 아니라 중요한 장기를 보호하는 것은 물론, 이동의 자유를 보장한다는 측면에서 중장년 연령대의 유방암 환자들의 일상생활 유지와 항암투병 기간의 삶의 질 보호를 위해 특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신체기관”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골격계 합병증 예방 치료는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통증을 완화시키고 진통제 사용을 줄인다. 특히 환자들에게 골절이 발생하면 환자의 삶의 질과 생존율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예방적 차원에서의 치료가 중요하다.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적극적인 뼈 건강관리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kioo@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