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내년 한국도 우세종…“백신 맞아야”

중증도 연구 없어 ‘크리스마스 선물’ 취급 안 돼

기사승인 2021-12-17 09:2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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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백신으로 충분한 방어효과 증명 

치명률 자연감소 아냐…치료제‧백신 투여 효과 

‘오미크론’ 내년 한국도 우세종…“백신 맞아야”
쿠키뉴스DB

국내 전문가들이 코로나19 새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변이’ 대응에 있어 백신 접종이 중요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특히 전세계 80여개국 및 지역에서 오미크론 변이 감염이 보고되고 한국에서도 우세종이 될 가능성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오미크론은 지난 달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첫 보고 이후 빠르게 전파되면서 지금까지 88개 국가 및 지역에서 확인됐다. 영국 등 일부 유럽 국가는 이미 지역사회 전파가 확산되고 있어 현재 유행 중인 델타 변이를 밀어내고 우세종이 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달 29일 인천에서 처음 보고된 이후 인천 미추홀구의 한 교회를 중심으로 의심자가 발생하다가 지역사회 감염으로 번지고 있다. 

국내 전문가들은 내년 1월이면 한국에서도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 달 남아공에서 오미크론이 처음으로 보고된 이후 전 세계에 전파되고 영국, 덴마크, 네덜란드 등 유럽선 지역사회 전파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런던에서는 확진자 60% 이상이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됨에 따라 12월 중 우세종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고, 미국도 우세종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오미크론의 전염력이 2~5배 높다는 증거들이 나오고 있고 감염 사례도 이틀에 두배로 불어나는 등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6개월 전 델타 변이 판데믹 상황이 오미크론으로 되풀이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오미크론은 전파력이 높고 백신 맞은 사람에서 돌파감염, 감염됐던 사람에서 재감염되는 사례가 보고된다. 기존 백신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측면에서 볼 때 내년 1월이면 오미크론이 우세종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코로나 판데믹 시즌1이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바이러스가 올해 초까지 이어진 것이라면, 시즌2는 올해 5월 인도에서 시작해 7월경 전 세계로 퍼진 델타 변이 판데믹, 시즌3는 업그레이드 된 오미크론이 열고 있다고 보여진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오미크론 변이가 전파력이 높은 만큼 치명률이 떨어질 수 있다는 ‘낙관론’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중증도에 대한 연구가 아직 없는데다가 ‘백신 접종’ 효과로 치명률이 감소하는 것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 교수는 “독일의 한 학자가 호흡기바이러스 특성상 전염력이 빨라지면 치사율 감소 경향이 있다고 했는데 이는 경향이고 가설일 뿐이다. 전염력이 빠른 오미크론을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표현하는 기사도 봤는데 아직은 가설인 것 같다”고 단언했다. 

그는 “신종 인플루엔자도 초기에 사망자가 발생하다가 항바이러스제와 백신을 쓰면서 감소했다. 21세기 맞는 의료적 조치들로 인해 떨어지는 것”이라며 “코로나는 나온 지 2년밖에 안 된 신종 바이러스라 적응력이 높다. 바이러스가 스스로 치사율을 감소시킨 것이 아니라 1년간 백신 접종을 하면서 떨어진 것으로 본다. 결국 백신 접종을 널리 하고 항바이러스제를 적극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오미크론’을 감기처럼 치부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 현재 우세종인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대응도 중요하기 때문에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고 했다. 

최 교수는 “오미크론에 대해서 여러 자료가 모아져가고 있지만 아직까지 중증도에 대한 결론이 나지 않았다”며 “초기에 임상가들의 판단으로 기존의 다른 변이를 가진 바이러스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경해 보인다는 의견이 있었고, 최근에 국가별로 나오는 자료에서도 중증환자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 같다는 이야기가 있긴 하다. 하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특성상 환자가 발생하고 중증으로 진행하고 사망하는 데까지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한다. 아직까지는 이 질환의 전체적인 경과를 충분한 숫자에서 보았다고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남아공 확진자들은 우리나라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젊은 연령층으로 구성돼 있어서 초기 경험이 상대적으로 경할 수 있는 사람에서의 보고일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며 “아직은 우리가 이 바이러스가 경한지 알기 어렵고, 고령이라면 상대적으로 경한 바이러스라도 위험도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 사망한 분이 발생했다는 외국의 보고도 나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델타 유행 초기를 생각해 보면, 당시에 이미 바이러스가 전염력이 높아지고 치명률이 많이 낮아졌다고 말하는 분들도 있엇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을 놓고 생각해 보면 그 델타가 주된 유행이 돼서 돌고 있는데 이렇게 많은 중환자와 사망자를 발생시키고 있다. 우리가 주의를 갖고 대응해야 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또 최 교수는 오미크론뿐만 아니라 델타 변이에 대한 대응을 위해서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가 3차접종을 하는 이유는 오미크론도 있지만 델타에 대한 대응도 아주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델타에 대한 대응과 오미크론에 대한 대응이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많은 피해를 경험하고 있는 이 델타에 대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적극적인 대응을 하는 것이 결국 오미크론에 대한 대응이라고 생각한다. 거기에 백신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그런 의미에서 오미크론이 가벼운 감기니까 걸려도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그런 이유로 백신접종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지금의 유행과 앞으로 올 수 있는, 아직도 잘 모르는 그 위험을 대응하기 위해서 접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남재환 가톨릭대 의생명과학과 교수는 기존에 개발된 백신으로도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충분한 방어효과를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남 교수는 “처음에 오미크론이 나왔을 때 많은 백신학자들이 걱정했던 것은 오미크론이라는 바이러스가 기존에 가지고 있는 백신이 유도한 항체를 회피하지 않을까였다. 항체 중화능도 많이 떨어졌었다”라면서도 “그런데 최근에 나오는 데이터를 보면 아스트라제네카(AZ)-아스트라제네카-화이자 백신을 맞은 그룹이나 화이자-화이자-화이자 등 mRNA 백신을 3번 연속으로 맞은 그룹이나 모두 71~76% 정도의 방어능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물론 오미크론이라는 변이가 기존에 우리가 사용한 백신주와 좀 차이가 있지만 우리 인체는 항체를 스스로 계속 개량해내는 능력이 있다”면서 “처음에 들어온 스트레인에 비해서 항체를 더 질이 좋은 항체로 만드는 능력이 있어서 조금씩 개량하며 오미크론이라는 변이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충분히 좋은 방어효과를 보여주고 있는 게 지금 증명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남 교수는 3차접종까지 마쳐야 이러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3차접종을 해야 인체의 그런 능력을 부스팅해 주는 효과가 나타난다. 때문에 꼭 3차접종을 맞아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위중증 예방효과에 대해서는 아직은 연구기간이 짧아 데이터가 많이 나와 있지 않다. 하지만 남아프리카 데이터를 보면 mRNA 백신을 2번 맞은 사람들의 입원 예방효과가 70% 정도라고 보고되고 있다”며 “2번 맞았는데 그 정도면 3차접종을 하면 더 예방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