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효과 '오미크론'에 달렸나…유행 예측 어려워

변이 여부 바로 확인할 수 있는 검사법 개발 중, 3차접종 중요해

기사승인 2021-12-23 06: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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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 효과 '오미크론'에 달렸나…유행 예측 어려워
임형택 기자

방역당국이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효과가 유지될 경우 내년 1월 말 하루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4700명대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여기에는 계절요인이나 오미크론 변이 영향이 크게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에 오미크론 확산세가 커질 경우 이보다 더 많은 확진자 수가 나올 수 있다. 

22일 질병관리청 추계를 보면, 지난 2주간의 거리두기 효과가 유지될 경우 이달 말 최대 8000여명, 1월말 최대 4700여명의 일일 확진자가 발생할 것으로 보이지만 거리두기 효과 감소 시에는 1월말 최대 8400여명의 발생이 예상된다.

고재영 질병청 대변인은 이날 출입기자단 백브리핑에서 “특별방역대책 시행 후 유행 증가 추세는 다소 완화됐다. 금주 확산세는 전주대비 감소했다”면서도 “유행 예측은 현재의 유행상황과 거리두기 효과, 계절요인, 오미크론 영향 등으로 변동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현재 유행상황과 관련해서는 오미크론 변이의 불확실성이 크고 전파력이 크다는 국내외 연구사례, 역학사례 등이 있어 예측이 어렵다”고 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도 앞서 진행한 오전 브리핑에서 “오미크론과 관련해 여러 시나리오가 있다. 사실 시뮬레이션을 만들 때는 하나의 단일 계측치로 시뮬레이션 모형 결과가 나오는 게 아니라 여러 변수들에 따른 복수의 결과로서 만들어진다”며 “현재 오미크론 쪽의 확산 추이를 그렇게까지 높게는 잡지 않은 상황에서 단기간 예측한 것이기 때문에 오미크론의 확산을 아주 큰 변수로 보고 계측한 결과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오미크론 변이가 조만간 델타 변이를 대체하는 우세종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오미크론의 전염력이 2~5배 높다는 증거들이 나오고 있다. 6개월 전 델타 변이 판데믹 상황이 오미크론으로 되풀이되고 있다”며 “특히 오미크론은 전파력이 높고 백신 맞은 사람에서 돌파감염, 감염됐던 사람에서 재감염되는 사례가 보고된다. 기존 백신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측면에서 볼 때 내년 1월이면 오미크론이 우세종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코로나 판데믹 시즌1이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바이러스가 올해 초까지 이어진 것이라면, 시즌2는 올해 5월 인도에서 시작해 7월경 전 세계로 퍼진 델타 변이 판데믹, 시즌3는 업그레이드 된 오미크론이 열고 있다고 보여진다”고 밝혔다. 

실제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현지에서 오미크론 감염 비율이 일주일 사이 6배가량 증가해 우세종으로 자리잡았다고 최근 발표했으며, 유럽질병통제예방센터(ECDC)도 오미크론을 내년 유럽연합(EU) 감염의 50%를 차지하는 우세종화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 19일 0시 기준 영국 런던은 신규 확진의 80%, 프랑스의 경우 10%를 오미크론 변이로 추정하는 가운데 총 91개국 3만4085명이 오미크론 감염으로 확진됐다. 

국내에서도 오미크론의 전파력은 일부 확인됐다. 질병청이 국내 감염 양상을 분석한 결과, 오미크론의 평균 잠복기는 3.6일, 평균 세대기는 3.1일로 델타 변이의 평균 잠복기 3~5일, 평균 세대기 2.9~6.3일보다는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확진자 가족의 감염률은 44.7%로 델타 변이 약 20%와 비교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일각에서는 미국과 영국 등 해외 일부 국가들처럼 우리나라도 코로나19 검사시 오미크론 변이 감염 여부를 즉시 추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영국과 미국은 PCR 검사 후 알파·베타·감마·델타 등 기존 변이에 해당하지 않을 경우 오미크론 변이로 추정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는 양성·음성인지만 파악하는 PCR 검사 키트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방역당국은 이 방법을 쓸 경우 정확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은진 중앙방역대책본부 검사분석팀장은 “우리나라의 대응이 더 늦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며 “미국, 영국 등에서 첫 PCR(유전자증폭) 검사 때 사용하는 시약은 스파이크 단백질을 표적으로 한다. 하지만 스파이크 단백질은 변이가 가장 많은 부분이라 진단에 추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해외에서는 오미크론 변이에서 가장 중요하게 관찰되는 변이 부위 중 하나인 69~70번 결실이 검출되지 않는다고 김 팀장은 부연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알파·베타·감마·델타 변이 등 기존 4종의 변이를 바로 확정할 수 있는 PCR검사를 시행한다. 여기에 반응하지 않은 검체는 오미크론으로 추정하고 하루 정도 더 검사를 시행한다. 김 팀장은 “어디까지나 추정이라서 확정을 위해서는 3~5일간 유전자분석을 해야 한다. 합하면 4~6일이 걸린다”며 해외도 상황은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다만 그는 “현재 방역당국은 검사시 오미크론을 확정할 수 있는 검사법을 개발하고 있다. 연내 도입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방역당국은 코로나19 백신 종류에 따른 오미크론 감염예방 효과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박영준 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최근 영국에서 보고된 자료에 따르면, 2차 접종에 사용된 백신의 종류에 따라서, 즉 mRNA(화이자‧모더나)냐, 아니면 바이러스 벡터 백신(아스크라제네카‧얀센)이냐에 따라서 오미크론 감염예방 효과에 차이가 있었다는 보고가 있었다”라면서도 “그렇지만 3차 접종을 했었을 때는 모두 감염예방 효과가 80% 수준으로 올라가 추가접종의 중요성을 이야기했다”고 강조했다. 

또 “오미크론 변이와 관련해 백신 종류별 위중증·사망 예방 효과에 있어서는 전 세계적으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신뢰할 만한 데이터는 아직 없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유럽에서 승인된 합성항원 방식의 백신(노바백스)에 대해서도 “(변이 대응에 있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백신이 이제 막 승인됐고 오미크론 유행도 최근 시작된 것이기 때문에 실제로 적용되는 사례, 해당 백신의 접종자 수가 늘어나가 평가할 수 있다”고 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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