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갑 “오미크론 유행 정점, 1~2주 밀릴 듯”

“대선·집회 영향… 정부 차원 메시지 전달도 부족”

기사승인 2022-03-15 10:0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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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갑 “오미크론 유행 정점, 1~2주 밀릴 듯”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사진공동취재단

정부의 방역 완화 움직임에 반대하며 일상회복위원회 자문위원직을 내려놓은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유행 정점이 당초 예상보다 1~2주 늦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교수는 14일 TBS 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4차 유행 당시 정점에 이르기 전주부터는 증가 곡선이 약간 완만해지기 시작하고 정점에 이른 뒤 꺾였다”며 “지난주에 (일일 확진자 수) 30만명을 넘고도 곡선이 계속 올라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선의 영향이 있을 수도 있고, 전국적으로 집회가 다양하게 열린 부분도 (감염 확산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며 “선거를 전후해서 사회적 거리두기도 완화된 상황이다. 정부 차원에서 국민의 이동량을 줄이려는 메시지 전달도 부족했던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유행 정점이 당초 예상보다) 1~2주 정도 더 밀릴 수 있다”며 “그렇게 됐을 경우를 대비해 의료체계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을 본격적으로 할 때”라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를 포함해 여러 나라에서 퍼지고 있는 ‘스텔스 오미크론’ BA2 변이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 교수는 “영국을 비롯한 유럽 국가들이 감소 국면에 있다가 다시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데, BA2라는 스텔스 오미크론이 주종이 됐기 때문”이라며 “우리나라도 지금 스텔스 오미크론 검출률이 계속 늘고 있다. 이 때문에 정점이 뒤로 밀리거나, 유행 규모가 더 커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방역당국은 오는 23일 전후로 코로나19의 유행이 감소세로 전환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14일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23일 전후에 (코로나19 감염이) 감소세로 전환할 것으로 예측됐다”며 “유행 예측 결과는 변동 가능성이 크지만, 유행 상황을 향후 방역 대응과 전략 수립에 활용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방역당국은 오는 20일 종료 예정인 사적모임 6인·영업 제한 11시의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 여부를 이번 주 중 검토할 계획이다. 

이 교수는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방역과 관련해 많은 말을 하고 싶지는 않다”면서도 “선제적 조치는 있을 수 있지만, 선제적 완화는 상황의 불확실성을 키우기 때문에 선택해서는 안 된다고 여러 번 말씀드렸다. 정점이 언제인지 명확지 않은데 중환자실 사용이 위험 수준에 임박한 70%에 육박하고 있다. 거리두기를 강화하라는 말은 꺼내지도 않겠다. 다만 국민이 위기를 직시할 수 있게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해달라. 지금은 국민이 잠시 멈춰야 할 때”라고 글을 남겼다.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