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가 오면 오버행 이슈 올라온다?…전환우선주는 [알기쉬운 경제]

기사승인 2022-04-30 06: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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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가 오면 오버행 이슈 올라온다?…전환우선주는 [알기쉬운 경제]
그래픽=이정주 디자이너
최근 업계에서 신한금융지주의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부담) 이슈가 거론됐습니다. 신한금융의 주요 주주인 사모펀드가 보유한 전환우선주(CPS)의 전환 시점이 다가오면서인데요. 신한금융지주는 자동 전환까지 기간이 많이 남은 만큼 시기상조라는 입장입니다.

전환우선주는 다른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우선주를 말합니다. 발행은 우선주 형태지만 일정 기간이 지난 후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주식이죠. 

우선주는 보통주에 대비되는 주식입니다. 보통주는 말 그대로 보통 주식인데요. 주식 소유자는 주주총회에 참석해 기업의 주요 경영 사항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하고 배당받습니다.

그러나 우선주는 보통주보다 이익, 이자 배당, 잔여재산 분배 등 재산적 내용에 있어서 우선적 지위가 인정되는 주식입니다. 대신 주주총회에서의 의결권이 없죠. 회사 경영에는 참여할 수 없습니다. 투자자로서는 많은 배당을 기대할 수 있고, 회사로서는 경영권 위협 없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다른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추가된 것이 전환우선주죠. 대부분 주주의 요청에 따라 교환되지만, 회사나 발행사가 우선주를 보통주로 강제로 전환할 수 있는 조항이 포함되기도 합니다.

전환우선주는 우선주의 특징과 보통주의 장점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주)쿠키가 주당 100달러에 전환우선주 100만주를 발행합니다. 투자자에게 두 가지 방법으로 보통주보다 우선권을 부여하는데요. 첫 번째는 전환우선주에게 보통주의 배당금이 지급되기 전에 4.5%의 배당금을 주는 식입니다. 투자자들은 4.5달러의 연간 배당금을 지속해서 받으면서 기업의 가치가 성장할 때까지 기다리면 되죠.

두번째는 쿠키가 파산 또는 청산되는 경우 전환우선주는 보통주보다 우선권이 높아 몫을 먼저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전환우선주는 우선주이기 때문에 의결권은 없습니다.

전환우선주의 비율이 중요한데요. 전환우선주 1주로 교환될 수 있는 보통주의 수, 비율을 나타냅니다. 전환비율이 6.5면 전환우선주 1주를 보통주 6.5주로 전환할 수 있죠. 투자자들은 이 비율을 통해 보통주로 전환하는 게 유리한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쿠키의 경우 전환가격은 100/6.5로 15.38달러입니다. 전환우선주 투자자들이 보통주 전환으로 이득을 보기 위해서는 쿠키의 보통주 가격이 15.38달러 이상으로 거래돼야 하죠. 만약 그 이하일 경우 투자자들은 전환권을 행사하지 않고 배당수익 4.5%를 받는 게 더 유리합니다. 

전환우선주가 발행되면 시장에서 투자자 간 거래할 수 있습니다. 가격은 발행 당시 가격과 전환우선주의 가치의 차이로 결정됩니다. 쿠키의 주식이 현재 12달러에 거래되고 있다면, 전환우선주의 가치는 전환비율을 곱한 78달러(12X6.5)인 겁니다. 따라서 전환우선주의 전환 프리미엄은 22%로 계산됩니다.

전환우선주는 고정적인 배당금을 지급하기 때문에 금리가 상승할 때 전환우선주 가격이 하락하고 금리가 하락하면 전환 프리미엄도 높아집니다.

다시 신한금융지주 이슈로 돌아가자면. 신한지주는 3년 전 한 사모펀드(PEF)를 주주로 맞아 약 7500억원 규모의 전환우선주를 발행했습니다. 전환 조건은 발행일로부터 1년 이후의 날로부터 4년이 되는 날의 전날까지 전환을 청구할 수 있고 4년까지 전환되지 않은 전환우선주식은 4년이 되는 날 보통주식으로 자동 전환됩니다. 전환우선주식 1주당 보통주식 1주로 전환되는 식이죠. 전환청구기간은 2020년 5월 1일부터 2023년 4월 30일입니다.

2023년 5월부터는 자동으로 보통주로 전환되기 때문에 차익을 얻기 위해 매도 시기를 볼텐데요. 이때 오버행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채권단 또는 기관에서 보유하던 주식의 주가가 상승하면 차익실현을 목적으로 보유하고 있던 대량의 주식을 주식시장에 매도하죠. 이때 오버행이 발생합니다.

기관이 보유한 물량이 대량으로 장내에 쏟아질 가능성만으로도 주가에 영향을 미칩니다. 따라서 이전에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해 선제적으로 주가 방어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죠.

그러나 전환우선주가 보통주로 바뀌는 시점에 반드시 오버행이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신한지주 지분을 가장 많이 가진 국민연금의 경우 보통주 형태로 보유하고 있습니다. 신한지주가 현재 오버행을 우려하기에는 조금 이르다고 판단하는 이유죠. 앞으로 상황을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손희정 기자 sonhj122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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