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어닝쇼크’에 주택사업도 ‘빨간불’

기사승인 2022-09-02 06: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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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어닝쇼크’에 주택사업도 ‘빨간불’
대우건설 사옥. 대우건설

대우건설이 올해 2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하며 아쉬운 성적표를 들었다. 주택부문 부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현재 대우건설의 조타수를 쥐고 있는 백정완 대표에겐 가혹한 첫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대우건설 내 주택건축사업본부장을 지낸 건설통이다. 합병 이후 그룹 총괄을 맡은 정찬선 중흥그룹 회장도 박 대표에 대해 “대우건설 임직원에게 높은 신망을 받는 분으로 대우건설의 재도약을 이끌어 갈 적임자라고 생각한다”며 신뢰를 보낸 바 있다. 다만 최근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은 취임 첫해인 백 대표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우건설의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2조4409억원, 영업이익은 846억원, 당기순이익은 484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0.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55% 감소했다. 대우건설의 영업이익은 시장 컨센서스(기대치)를 절반 이상(51.8%) 하회하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영업익 부진의 주요 요인으로는 주택부문의 실적 부진이 꼽힌다. 주택건축부문 상반기 누적 영업손익은 2111억원으로 전년 동기(3751억원) 43.7% 감소했다. 플랜트부문이 3배 넘는 증가율을 기록하고 토목부분이 흑자전환하며 호실적을 달성한 것과 대조적이다. 

최근 자재비와 인건비가 오르면서 주택원가율이 상승했고 이익률이 크게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증권 김승준 연구원은 “주택건축부문에서의 기대 이하의 마진을 기록했다. 외주비, 원자재 가격 등을 모두 고려해 반영했으며, 하자보수비율 상향에 따른 마진 하락 영향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이투자증권 배세호 연구원도 “원재료비, 노무비 상승분을 반영해 예정원가를 상향했고 이에 주택·건축 GPM(매출총이익률)이 크게 낮아졌다. 주택·건축 GPM 하락에 따른 전년동기대비 영업이익 변동 영향은 -1270억원으로 부진한 실적의 대부분을 설명한다”고 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주택 원가율 상승 영향이 크다. 인상된 원자재 가격을 현장에서 보수적으로 반영하기 때문에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며 “원자재 가격을 선반영 해놓은 뒤 가격이 하락하면 환입이 되기도 한다. 하반기에는 원자재 가격 추이 등을 면밀히 살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부동산 시장 침체로 분양시장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대우건설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6월 충북 음성군에 분양한 음성 푸르지오 센터피크는 767세대 공급 중 단 469건만 접수돼 주택형 대다수에서 미분양이 발생했다. 현재 일부 평수를 대상으로 모집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경기 파주시에 공급된 오피스텔 운정 푸르지오 파크라인도 578실 모집에 206명이 접수해 평균 청약경쟁률 0.36대1을 기록한 바 있다. 

다만 재무상태 전반이 적정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풋옵션 리스크로부터 자유롭다는 점은 강점이다. 대우건설은 현금성자산 2조2480억원, 순현금 7280억원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총차입금은 지속적으로 줄여 나가고 있으며 부채비율도 2019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바탕으로 나이스신용평가는 대우건설에 대한 장기신용등급을 A-(긍정적)에서 A(안정적)로, 단기신용등급을 A2-에서 A2 등급으로 상향 조정했다. 

기대되는 해외 수주도 하반기 실적 향상에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배세호 연구원은 “토목, 플랜트 부문은 수익성이 좋은 나이지리아 액화천연가스(LNG) 플랜트 'NLNG 트레인7'과 이라크 알 포(Al Faw) 신항만 후속 공사 본격화로 양호한 GPM(토목 11.7%, 플랜트 11.9%)을 기록했다”며 “우호적인 LNG 플랜트 및 원전 발주 분위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관련 모멘텀이 부각될 때마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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