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 시장에서 월세 거래를 선호하는 임차인이 증가하고 있다. 최근 증가하고 있는 전세 보증금 미반환 사고와 금리인상으로 인한 이자부담으로 월세를 찾는 이들이 많아지는 모습이다.
13일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자사 애플리케이션 이용자 중 1306명을 대상으로 선호하는 주택 임대차 거래 유형에 대한 설문을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57.0%가 전세 거래를 선호한다고 답했다. 월세 거래라고 답한 비율은 43.0%였다.
여전히 전세 거래를 선호하는 비율이 더 높지만, 2년 전보다 월세 거래에 대한 선호 비율이 높아졌다. 2년 전인 2020년(10월 기준) 조사에선 78.7%가 전세, 21.3%가 월세 거래를 선호한다고 응답했다. 2년 만에 월세를 선호 비중이 2배 이상 확대된 것이다.
금리 인상 부담으로 전세 보증금 목돈 마련이 어려운 이유와 사기, 전세금 반환 등 목돈 떼일 부담이 적다는 이유로 월세 임차인은 월세 거래를 더 선호하는 양상이다. 선호 이유는 ‘목돈 부담이 적어서’가 40.4%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는 △사기, 전세금반환 등 목돈 떼일 부담이 적어서(20.7%) △전세대출 이자 부담이 커져서(13.5%) △단기 계약이 가능해서(11.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실제 시장에서는 전세 대신 월세 선호 현상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지역 상반기(1~6월) 월세 거래량은 24만6064건으로 지난해 상반기(15만8547건)보다 55.2%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월세 거래가 늘면서 서울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도 역대 최고치(53%)다.
반대로 전세는 매물적체 현상이 나타나면서 가격하락이 이어졌다. 금리인상 여파로 전세 수요가 줄어든 영향이다. KB국민은행의 주간 주택가격 동향 통계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보다 0.08% 떨어졌다. 세종시는 0.64% 하락해 시·도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서울과 경기, 인천은 각각 0.07%, 0.14%, 0.11% 내렸다.
월세 선호현상은 지속될 전망이다. 조사에서 향후 이사 시 임차 형태를 묻자 전세 이사계획은 줄고 월세 이사계획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관련 질문에서 전세는 50.9%, 월세(보증부월세 포함)는 38.4%, 나머지는 10.7%로 임차 형태로 이사 계획이 없다고 응답했다. 2020년 조사는 전세 61.5%, 월세는 22.2%였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2년 전과 비교했을 때 매매시장 약세 장 속에 금리 인상에 따른 임대인의 대출부담 증가까지 겹쳐 보증금 반환에 대한 이슈와 분쟁이 늘고 있다”며 “목돈 마련이 부담스러운 월세 임차인의 경우, 금리 인상 기조 속에서 월세 선호 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