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젠은 왜 8380원이 됐을까 [알기쉬운 경제]

기사승인 2022-10-15 06: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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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젠은 왜 8380원이 됐을까 [알기쉬운 경제]
2년 5개월 만에 거래를 시작한 신라젠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이틀 연속 상한가를 경신하면서 거래가 정지되기 직전 가격을 돌파했습니다.

2년 5개월 만에 돌아온 신라젠의 13일 시초가는 8380원이었습니다. 보통 전날의 주가와 비교해 시초가가 형성되는데요. 정지됐다가 개재된 경우 공모주 상장과 유사하게 시초가가 형성됩니다.

8시 30분부터 9시까지 호가를 접수해 단일가격에 의한 매매방식으로 결정되죠. 이때 기준가의 50%~200% 범위 내에서, 매수 물량과 매도 물량이 만나는 지점이 선정됩니다.

신라젠의 기준가격은 거래 정지 직전의 종가인 1만2100원입니다. 최저 호가 6050원과 최고 호가 2만4200원 범위 내에서 결정됐습니다.

정규장 개장 전 시간 외 거래에서 매도 물량이 쏟아져 나오면서 신라젠은 거래 정지 직전 종가인 1만2100원의 50%∼200% 범위 중 최하단이자 ‘반 토막’ 가격인 6050원에 거래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개장 직전 높은 가격에 매수 물량이 몰리면서 8380원으로 기준가가 정해졌습니다.

동시 호가는 증권시장에서 유가증권 매매 시 동시에 접수된 호가 및 시간의 선후가 분명하지 않은 호가를 말합니다.

장 시작 동시 호가는 오전 8시 30분~9시에 주문을 받고 9시에 장이 시작되면 주문을 함께 처리합니다. 동시 호가 시간 동안에는 매수/매도 물량을 주문할 수 있지만 거래가 이뤄지지 않습니다. 이 시간대에 접수되는 주문은 동시에 낸 것으로 간주하고 다 사의 주문에 대해 단일 가격을 적용, 거래됩니다.

14일 코스닥시장에서 신라젠은 전날보다 3250원(29.95%) 오른 1만4100원에 마감했습니다. 주가는 거래 재개 2거래일 만에 거래 정지 당시 종가인 1만2100원을 넘어섰습니다.

이날 신라젠은 정규장 개장 전 시간 외 거래부터 강한 매수세를 보이면서 시초가가 전 거래일보다 22.58% 상승한 1만3300원에 형성됐습니다. 

오전 9시 개장하자마자 주문이 쏟아지면서 가격제한폭까지 뛰어 1만4100원을 찍었고, 정적 변동성 완화 장치(VI)가 발동되기도 했습니다. VI는 일시적으로 주가가 급변할 때 2분간 단일가 매매로 전환해 가격 변동성을 완화하는 제도입니다.

거래량이 폭주하자 투자 업계에서는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기업에 대한 밸류에이션이 반영된 것이 아니라 단타 수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는 것이죠.

한 업계 관계자는 시가 총액이 현재 2조원 가까이 되는 것 또한 팬덤화의 결과로 봤습니다. 거래가 정지돼 재산권을 행사하지 못했던 주주가 주식을 팔지 않고 계속 사 모으면서 현재의 열기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죠. 

실제 신라젠 시가 총액 규모는 이틀 만에 6000억원 가량 늘어났습니다. 복귀 첫날 시가 총액은 1조1161억원으로 2541억원 증가했고, 이튿날에도 상한가를 기록해 시가 총액은 1조4504억원으로 더 늘었습니다.

신라젠은 개선 기간을 부여할 때 내건 과제들을 대체로 이행해 상장 유지를 결정받았습니다. 글로벌 제약사 리네제론과 공동으로 신장암 대상 임상2상을 진행하는 등 성과도 보이고 있죠.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검증해야 할 것들이 많고 회사의 자금 조달이 필요한 만큼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합니다.

손희정 기자 sonhj122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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