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성수기’에도 웃지 못하는 게임주

기사승인 2022-10-27 06: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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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성수기’에도 웃지 못하는 게임주
하락하는 증시.   쿠키뉴스 DB

국내 게임주의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 연말은 통상적으로 신작 출시가 잦아 게임업계의 성수기라 불리는데, 올해는 신작 부재에 증시 부진까지 겹쳐 상황이 악화됐다. 증권가는 연이어 게임주 목표 주가를 하향조정하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날까지 KRX 게임 K-뉴딜 지수는 절반 이상 하락했다. KRX 게임 K-뉴딜지수는 NHN·엔씨소프트·넷마블·카카오게임즈·펄어비스·위메이드·컴투스·크래프톤·더블유게임즈·데브시스터즈 등 10개 종목으로 구성된 ETF다. 이 기간 코스피 지수는 24.9%, 코스닥 지수가 33.41% 하락한 것과 비교할 때 낙폭이 크다. 월별 기준 KRX 게임 K-뉴딜지수는 지난 3월과 7월을 제외하고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고, 특히 지난달 전월 대비 14.79% 하락하기도 했다.

개별 게임사의 주가 역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0월에만 크래프톤(16만9500원), 넷마블(4만1950원) 펄어비스(3만7350원), 위메이드(3만8200원), 컴투스(6만6600원), 카카오게임즈(3만4250원) 넥슨게임즈(1만2600원) 등이 52주 최저가를 경신했다.

증권사들은 게임사들의 목표 주가를 하향조정하고 있다. 크래프톤의 경우 연초 60만원대에 이르던 목표주가가 20만원 선까지 내려왔다. 올초 목표 주가 90만원 선까지 오르며 고평가 받던 엔씨소프트는 현재 40만원 대로 조정됐다. 넷마블과 카카오게임즈 등 주요 게임사의 목표주가도 줄줄이 하향 조정됐다.

증권가는 증시 부진에 더해 국내 게임업계 전반에 닥친 신작 부재로 인해 게임주의 침체가 두드러졌다고 보고 있다. 성장세가 둔화하는 상황에서 하반기까지 반등의 모멘텀을 잡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로 인해 수혜를 입었다고 평가받는 게임주는 코로나 특수가 빠지면서 하락세가 더욱 커진 것으로 보인다. 호황기 당시 급격히 오른 인건비도 부담이다. 

최승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현재 국내 게임시장은 대형신작 부재와 인건비 등의 비용 상승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면서 “늘어난 인력규모를 활용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필요가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게임사들의 3분기 실적도 향후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대다수 신작이 기대에 못 미쳤고 비용 증가 부담이 이어지면서, 다수 게임사가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규익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에도 게임주의 주가 상승을 이끌만한 대형 신작은 부재했다”면서 “게임의 성과가 부진하다 보니 게임사들의 3분기 실적도 전분기 대비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시장 반등은 코로나19 기저효과가 제거되고 대작 출시가 재개되는 내년 2분기 전후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확인하기 전까지는 보수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게임업계는 게임주의 약세가 자체적인 악재보다는 시장 전반의 분위기에 기인한 바가 크다고 평가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현재 강달러 상황으로 인한 경기 침체는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코로나 특수를 누린 게임주는 낙폭이 더 극적으로 보이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비록 최근 실적이 부진했지만, 게임주는 현재보다 기대되는 성장주의 성향이 강하다”며 “경기 상황이 나아지고 흥행 신작이 나온다면, 주가 역시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이라고 말했다.

강한결 기자 sh04kh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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