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위기 때 보다 더 어려울 수도”

[이영광의 간(間)보기] 박정호 명지대 특임 교수

기사승인 2022-11-21 06: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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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 위기 때 보다 더 어려울 수도”
박정호 명지대 특임 교수(박정호 제공)

미국의 금리 인상이 우리나라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때문에 연말에 줄도산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그런 찰나에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쪽에 서는 행보를 보인다. 그동안 우리 정부 기조가 안보는 미국이지만 경제는 중국이었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가 친미 노선을 택하면서 경제에 어떤 영향이든 미칠 것으로 전망하는 목소리가 많다.

현재 우리나라 경제는 어떤 상황인지 짚어보고자 지난 16일 박정호 명지대 특임 교수와 전화 연결해 현재 경제 상황과 앞으로 전망등을 들어보았다. 다음은 박 교수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올해보다 내년이 더 어려울 것”

- 레고랜드, 흥국생명 등으로 경제 위기란 말이 나오는 데 현재 우리나라 경제 상황은 어떻게 보세요?
“올해보다 내년이 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신규 투자를 줄이거나 아니면 기존에 있는 고용 인력 구조조정을 하는 등의 행위를 하는 상황이고요. 또 올해 이어서 내년에도 계속 기준금리가 인상될 기미가 높을 뿐만 아니라 올라간 기준금리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입니다.”

- 지금 가장 어려운 부분은 뭔가요?
“역시 단기간에 너무 빠른 금리 인상이 가장 큰 우려되는 부분입니다. 국내에서도 기업들의 부채 또는 가계부채 문제가 그동안도 심각했었는데요. 금리까지 올라가니 이런 부분에 대한 위험도가 더욱더 높아지는 상황이거든요, 두 번째가 환율 불안정성입니다. 환율이라는 건 우리나라 수출 실적뿐만 아니라 우리 기업들의 대외 채무 부담 같은 것들을 결정짓는 요소인데 이 부분도 안정적인 기미가 있다고 보긴 어려워서 걱정입니다.”

- 그러면 고금리로 줄도산이 발생하지 않을까요?
“그런 걱정도 하는데요. 국가에서는 환율 등의 디펜스를 위해서 금리 안 올릴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취약한 기업들의 줄도산을 막기 위해 선별적인 지원이라든지 금융 지원책들을 마련하려고 애쓰는 상황인데요. 아직 구체적인 가시적인 대안이 나왔다고 보긴 어렵지만, 방향성을 그렇게 잡아가면서 준비하는 상황입니다.”

- 정부의 대책이 괜찮을까요?
“정부 대책이 조금 구체적일 필요도 있고요. 그다음 현재 부동산 PF를 비롯한 지방에 있는 건설회사 그리고 증권사 경제가 안 좋아지면서 먼저 문제가 생길 것으로 보이는 곳에 어느 정도 부채 규모가 있고 어떤 위험 상황인지 알기 위해서 많은 조사를 하고 있더라고요.”

- 금리는 언제까지 오를까요
“내년 상반기까지 계속 오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번에 미국의 연준 의장도 본인이 금리 올리는 속도 조절하겠다고 분명히 말했지만, 실질적으로 금리 올리는 수준을 더 높이 설정하기로 결정했거든요. 그러다 보니 우리나라 금리도 당분간 더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 금리는 어느 정도까지 올릴까요?
“미국의 기준금리는 5%를 넘을 것으로 보이고요. 미국의 기준금리가 5%가 넘어가면 우리나라도 금리 역전을 방지하기 위해서 비슷한 범주로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보입니다.”

“레고랜드, 완벽하게 끝났다고 보긴 어려워”

- 금리가 올라가면 가장 문제는 뭘까요?
“역시 가계 대출 부담 문제와 기업 대출 부담 문제인 것 같아요. 특히 가계대출 부담이 점점 커지면서 여러 어려움에 처한 분들이 늘어나고 계신 상황에서 금리가 높아지면 그런 문제가 더 불거질 가능성이 많죠. 하지만 정부에서 나름대로 시중은행에 지시해서 그런 건지 모르겠습니다만 가계 대출에 대해서 시중은행들이 조금 더 적극적으로 열어주거나 연장해 주는 상황이고요. 이에 반해 기업 대출에 대해서는 아직 보수적인 상황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기업 대출이 걱정되죠.”

- 레고랜드 문제는 끝난 건가요?
“완벽하게 끝났다고 보기는 그렇고요. 현재 채권 시장의 자금 경색이 원래도 예정됐었지만, 레고랜드 때문에 순식간에 채권 시장이 경색됨으로 그게 좀 더 가팔라진 상황이 돼버렸습니다. 때문에 그 후폭풍이 완벽하게 가셨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 김진태 지사는 한 달 빨리 갚겠다고 했잖아요. 그거면 될까요?
“단순히 갚는다고 입장을 전환했다고 채권 시장 경색된 게 사라지는 상황이 아닌 것 같아요. 사실 채권시장 전반에 있었던 여러 불완전성 요인을 증폭한 효과일 뿐이지 채권 시장이 여러 가지 암울했던 건 사실이기 때문에 그런 맥락에서 앞으로도 쉽게 일단락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 환율이 1,439원까지 갔다가 100원 정도 떨어졌어요. 한 주 전 미국이 금리를 또 올렸잖아요. 그럼 환율도 올라야 하는 것 아닌가요?
“그동안 너무 빠르게 금리를 올렸는데 이번에 파웰 의장이 그거보다는 조금 속도를 늦춰가면서 금리를 올리겠다고 한 것이 환율 시장이라든지 전반적인 대외 자금 여력에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 그러면 환율은 안 오를까요?
“그렇게 보지는 않습니다. 환율이라는 게 지금은 좀 낮아졌지만 앞으로 환율 시장이 더 올라갈 수 있는 여지가 많은 부분이 많아요. 그렇기 때문에 환율 시장은 앞으로도 굉장히 변동 폭이 크면서 다시 1,400원대 중반까지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하고 있습니다.”

- 지금 상황은 예전의 어디와 비슷한가요?
“경제 상황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조금 안 좋아지거나 글로벌 금융위기 때 수준까지로 우리가 열악해질 가능성이 많습니다.”

- 왜요?
“여러 가지 대외 수출 여건이 급격히 안 좋아지고 있고요. 그런 과정에서 내수 소비가 얼어붙었고 그런 과정에서 여러 가지 민간 부분의 경제가 위축돼 가는 흐름이라고 보입니다.”

- 지금 아파트값이 하락하고 있잖아요. 이게 건설회사에 타격을 주지 않을까요?
“그럴 수 있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기는 합니다만 정부에서도 아파트 가격에 대한 것을 예의주시하면서 너무 빠르게 침체 국면으로 전환되는 건 막으려는 것 같습니다.”

“미국 쪽에 서는 정부, 경제에 큰 영향 받을 수밖에 없지만.”

- 우리나라가 안보는 미국이지만 경제는 중국이에요. 근데 윤석열 정부 들어 미국 쪽에 서는 행보를 보이잖아요. 이게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 같은데.
“경제에 분명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죠. 그런데 최근 흐름을 보면 경제는 중국이고 안보는 미국이란 흐름에서 조금씩 변화가 일어나는 상황이에요. 예전에 비해서 대중국 수출의 범위가 다양한 부분으로 넓어지는 게 아니라 점점 특정 품목으로만 국한돼 가고 있어서 전방위적인 중국 수출이라는 기조가 많이 이미 훼손된 상황입니다. 그리고 중국을 생산기지로 이용해서 외국에 파는 범주도 이미 거의 단절돼 가는 상황이고요.”

- 그럼 영향은 크지 않을 거라고 보세요? 중국이 경제 보복할 수 있잖아요?
“중국의 보복이 이번에는 크게 있을 것 같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좀 전에도 말씀드렸듯이 이미 중국에 우리가 많은 교역을 하는 상태의 품목들이 많이 제한돼 버렸기 때문에 이미 중국이 보복할 만한 여러 건수가 별로 없어요.”

- 지금 아직도 사드 보복이 완전히 풀린 건 아니잖아요?
“사드 보복 때문에 콘텐츠나 관광 등이 위축됐고 아직 그게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많은 기업 이미 중국 매출에 의존하는 구조에서 벗어나서 다른 곳에서 매출을 올리는 구조로 구조적인 전환이 일어나버렸어요. 그러다 보니까 추가로 중국에서 더 제재를 할 수 있는 내용이 제한된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 윤석열 정부는 중국 대체제로 아세안을 생각하는 것 같은데 아세안이 중국을 대체할 수 있을까요?
“아세안이 굉장히 주목받을 만한 시장이기는 합니다만 중국을 대체하는 시장이다. 중국을 대신할 수 있다. 이렇게 경쟁적인 관계로 보기에는 좀 그렇고요. 아세안은 아세안대로 중국은 중국대로 관계를 유지하는 게 더 좋아 보입니다.”

- 교수님이 삼성전자가 백색가전 사업 부분 접을 수 있다는 취지의 말씀 하신 것 같아요. 그러나 백색가전은 삼성전자의 주력 제품이잖아요. 잘 이해 안 되던데 설명 좀 부탁드려요.
“삼성전자는 반도체를 전 세계적으로 의미 있게 만들 수 있는 회사 중의 하나입니다. TSMC와 삼성전자가 어떻게 보면 가장 큰 회사라고 할 수 있는데요. 지금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중국 시장 같은 경우 더 이상 TSMC를 기반으로 많은 반도체 수급받기가 어려워지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까 중국은 삼성전자의 반도체가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이고요. 뿐만 아니라 반도체는 지금도 거의 두 자릿수에 가까운 성장률을 계속 보이는 미래지향적인 산업이기 때문에 삼성전자도 TSMC와 경쟁하는 부분 말고도 새로운 신시장으로 접근할 수 있는 여지가 많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삼성전자가 아마 앞으로 전도 유명한 부분이 많을 거로 전망하고 있죠. 특히 3나노 공정이라고 가장 고유율의 반도체 기술이 있는데 그걸 전 세계에서 삼성전자가 제일 먼저 출시했고요. TSMC도 3나노 공정까지 기술을 발전시키기는 할 텐데 그 기술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삼성전자가 가지고 있는 3나노 기술 공정보다는 효율성이라든가 구현 가능성이 조금 떨어진다고 하더라고요. 바로 그런 것들 때문에 TSMC 못지않게 삼성전자가 앞으로도 계속 주목해야 될 회사라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경제 위기, 재질 개선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 앞으로 경제 전망은 어떻게 하세요?
“사실 내년도에 더 경제가 조금 침체 국면으로 전환되기 시작하면서 우리나라가 조금 더 저성장 기조로 빠르게 전환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어려움을 또 빨리 극복해서 저성장 국면이 더 가속화되거나 고착화되는 것을 최대한 막아야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그러면 지금 상황에서 최고와 최악은 뭔가요?
“최고의 상황은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는 과정에서 중국과 우리가 경쟁 관계에 놓여져 있었던 여러 품목 2차 전지 반도체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다시 우리가 중국을 따돌리고 전 세계에서 가장 공고한 지위를 찾아가는 것이고요. 최악의 상황 같은 경우는 반대로 지금 중국과의 여러 경쟁 관계에 놓여 있는 이런 품목에서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잃어버리는 그게 아마 제일 큰 악재가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 마지막으로 한마디 해주세요.
“사실 우리나라는 이런 위기 때마다 오히려 이 위기를 기회로 삼았던 적이 몇 번 있었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그랬고요. 그래서 이번에도 이번 위기가 오히려 우리나라 경제가 다시 한번 구조 개선하거나 체질 개선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영광 기자 kwang3830@hanmail.net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