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올해 7차 핵실험 가능성 낮아”

[이영광의 간(間)보기] 김동엽 북한대학원대 교수

기사승인 2022-11-28 06: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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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올해 7차 핵실험 가능성 낮아”
김동엽 북한대학원대 교수(김동엽 제공)

지난 18일 북한이 18일 동해상 향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다. 19일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에 따르면 이번에 발사한 ICBM은 화성-17형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이목을 끈 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부인인 리설주 여사 그리고 둘째 딸인 김주애와 동행한 점이다.

북한의 ICBM 발사에 대한 전문가의 조언을 구해 보고자 지난 24일 북한학자인 김동엽 북한대학원대 교수와 전화 연결해 이야기 들어 보았다. 다음은 김 교수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지금 한반도 상황 어느 한쪽 문제 아니야”

- 18일 북한이 ICBM을 발사했잖아요. 그래서 한반도에 위기감이 드는 데 현재 상황은 어떻게 보세요?
“북쪽이 계속 군사적인 행동을 하고 있잖아요. 우리는 이걸 도발이라고도 이야기하죠. 물론 도발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습니다만 저는 이것이 어느 한쪽의 문제가 아니라 양쪽 다 문제 있다고 생각해요.”

- 왜요?
“사실 우리도 한미 연합훈련 하고 있죠. 어떻게 보면 북쪽의 입장에서 봤을 때 우리의 그런 행동이 북한에도 위협이 되거든요. 반대로 북한의 군사 행동도 우리한테 위협이 되죠. 지금의 위기감은 서로 자기 생각만 하는 것에서 시작됐다고 저는 생각 해요. 그렇기 때문에 이런 위기감은 계속적 고조될 수밖에 없을 거로 생각해요.”

- 근데 북한이 먼저 미사일 쏜 건 아닌가요?
“이게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 저는 이야기할 수 없다고 봐요 그러니까 북이 먼저 미사일을 쐈을 수도 있겠지만 아무 이유 없이 미사일을 쐈을까요. 우리가 한미 연합훈련 한 것도 있고 또 이것뿐만 아니라 지금부터 지난 몇 년간을 다 되돌아봐야 된다고 생각해요. 어떻게 보면 2018년에 우리가 한때 잠시 평화라는 게 찾아왔잖아요. 그런데 2019년 하노이에서 북한과 미국의 협상이 결렬된 이후 우리도 계속 한미 연합훈련도 했고요. 대북 전단 문제 등 우리가 해결하지 않은 문제도 분명히 있습니다.
누가 잘했는지 따질 것이 아니에요. 서로 상대방의 마음이나 생각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러지 말고 우리가 역지사지 해서 상대방이 왜 그랬는지를 알아야 되죠. 그런 차원에서 저는 북이 먼저 발사했던지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고 봐요.”

- 북한이 계속 미사일 쏘는 게 9.19 군사합의 깼다는 지적도 있는데.
“9.19 군사합의라는 거도 누가 먼저 깼다고 이야기할 수가 없어요. 9.19 군사합의라는 건 그전에 맺어졌던 판문점 선언 이행하기 위한 군사적인 조치를 평양에서 합의한 거거든요. 그런데 사실 그 내용은 대단히 포괄적인 내용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요. 그러니까 어느 한쪽이 아니라 쌍방 간에 서로에게 위협이 되는 군사적인 행동뿐만 아니라 위협이 되는 조치 그리고 전단을 날린다든가 또 확성기를 한다든가 이런 것까지 다 포함된 거죠.
큰 틀에서 놓고 보면 북도 분명히 안 지켰지만, 우리가 과연 이것을 정확하게 잘 지켰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거예요. 계속 우리가 이야기하는 게 우리는 한 번도 어긴 적이 없고 북만 어겼다고 이야기하는데 과연 그럴까요? 저는 그렇지 않다고 봐요. 9.19 군사합의를 북한이 무조건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파기했다고 보지 않아요. 그런 측면에서 대신 9.19 군사합의는 안타깝지만, 지난번 북이 미사일을 동해에서 NLL 이남으로 발사를 했고 거기에 대해서 우리가 또 북쪽으로 우리가 대응 사격을 했거든요. 그 순간 실효적으로 남북 간의 군사 합의는 이미 사실 사라져버렸다고 생각해요.”

- 그럼 지금은 의미가 없어진 건가요?
“사실 어느 한쪽도 9.19 군사 합의가 파기되었다고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실제로 남쪽이든 북쪽이든 양측 다 9.19 군사합의에 대해 유지할 의지도 없고 벌써 양쪽 다 파기하는 행동을 했기 때문에 실효적인 것은 없다고 봐요. 그러나 명확하게 이것을 파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여전히 9.19 군사합의의 효력은 남아 있다고 생각하고요. 설령 우리가 이런 것이 깨졌다 할지라도 이런 합의를 지키기 위한 상호 간의 노력은 계속 되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화성-17형, 아직 완성품이라고 보긴 어려워”

- 18일 발사한 ICBM이 화성-17형으로 알려졌어요. 이번엔 성공한 것 같은데.
“이번에 발사한 게 화성-17형이 맞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난 3월에도 이미 발사해서 실패도 했고 이번 발사를 통해서 어느 정도 완성 단계에 올라섰지만, 아직 이것을 실전에 사용할 만큼 완성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번에도 발사할 때 고각 발사라고 해서 공중으로 높이 올려서 발사했지, 실제 거리가 멀리 날아가도록 정상 각도로 발사한 건 아니거든요. 그리고 또 한 가지는 미사일이 거리만 중요한 게 아니라 실제 들어와서 표적을 정확하게 맞힐 수 있는 능력 그리고 대기권 재진입을 해서 이 ICBM은 날아오면서 들어올 때 대기권에 진입할 때 엄청나게 큰 온도와 높은 온도와 압력이 있기 때문에 탄두 앞에 있는 폭탄이 대기권 들어오면서 그냥 못 견디고 터져버릴 수 있어요. 그러니까 그러한 것들을 견딜 수 있는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고각 발사했을 때는 정확히 알 수가 없거든요. 그런 측면에서 18일 발사한 ICBM이 화성 17은 어느 정도 일부 성공한 건 맞지만 아직 작전 배치하는 완성품이라고 보기는 조금 어렵다고 보고요”

- 그럼 3월에 실패한 것과 이번에 성공한 것의 차이는 뭘까요?
“과거에 발사한 것을 실패했다고 표현할 수 없다고 봐요. 우리가 물건을 만들 때 처음부터 성공하지는 않잖아요. 그러니까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하듯이 뭔가를 만들기 위해서는 실패를 거듭하는 거예요. 그래서 과거의 것은 실패라고 할 수 있지만 실패를 통해서 수정하고 보완할 데이터를 얻어내고 또 수정 보완하고 발전시켜서 만들었다는 점에서 차이 없다고 봐요.”

- 화성-17형은 강도가 어느 정도일까요?
“이건 앞에 어떤 폭탄을 싣느냐에 다르죠. 일반 재래식 탄두를 실을 수 있지만 ICBM에 재래식 탄두를 쏘지는 않을 거죠. 핵폭탄 실을 건데 핵무기를 어떤 핵무기를 싣느냐에 따라서 달라져요. 그런데 화성-17형 같은 경우에는 헤드 탄두가 되게 큰 편이에요. 그래서 앞에 조금 큰 미사일을 큰 폭탄을 실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또 중요한 것은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를 같이 실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우리가 이거를 다탄두라고도 이야기하거든요. 그래서 과거 1945년도보다 훨씬 강력한 탄두의 폭발력을 가진 핵폭탄도 실을 수 있고요. 더 중요한 것은 이런 것이 한 발이 아니라 두 발 세 발 정도 탄두를 여러 개를 실어서 여러 개 동시에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것은 단순히 폭발력 크기 강도의 문제도 있지만 여러 군데를 한꺼번에 공격할 수 있는 다탄두의 능력도 앞으로 가질 수 있는 무서운 무기라고 봐야 되겠죠.”

“김주애 등장, 후계 체제와 연결시키는 건 무리해”

- 18일 눈길을 끈 게 김정은 위원장이 딸을 데려온 거죠. ICBM 발사장에 딸을 데려온 의미는 뭘까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 같기는 한데요. 제가 봐서는 이번 화성-17형 발사 자체에 대단히 자신감이 있었던 것 같아요. 실패할 수 있었으면 아마 안 데리고 나갔겠죠. 또 부인 리설주하고 딸 김주애까지 데리고 나간 것은 안정성뿐만 아니라 북한 주민들한테 가족같이 북한 주민들을 보호해 줄 수 있는 무기라는 이미지 주죠, 그러면서 북한 주민들한테 안보 우려에 대한 불식시켜주는 측면도 있다고 생각해요.
또 한편으로 가족적 이미지를 통해서 인민들이나 군을 결속시키기 위한 목적이 있다고 생각하고요. 일부에서는 딸을 데리고 나온 게 후계 체제 때문이 아닌가라는 이야기도 있는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후계 체제하고 연결시키기는 무리가 아닌가 생각 합니다.”

- 아직은 후계를 논할 땐 아니라고 보시는 것 같은데 김정은 위원장의 나이가 어리기 때문일까요?
“어린 건 아니지만 사실 후계를 이야기하고 할 때면 김정은 위원장이 벌써 권력의 누수가 생길 수도 있고요. 그리고 우리가 너무 후계 체제를 세습 후계 체제로 생각 하는데 개인적으로 김정은 후계 체제는 지금같이 자기의 가족으로 내려갈 가능성은 그렇게 높지 않다고 생각해요.”

- 왜요?
“사실 지금까지 세습을 해왔지만 보면 정상적인 국가의 시스템으로 가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만약 세습하게 되더라도 이것은 지금과 다른 정상적인 시스템 통해서 넘어가는 것이지 지금까지 이루어졌던 어떤 세습은 분명히 아니라고 생각하고요.”

- 18일 ICBM 발사가 13일 한미일 정상회담 영향이 있을까요?
“13일 한미일 정상회담을 했기 때문에 북한이 18일 ICBM을 발사한 건 아니에요. ICBM 발사가 그렇게 쉽게 하는 것이 아니라 ICBM은 그거하고 상관없이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실패를 거듭하면서 계속 수정 보완해서 기술적으로 완전히 완성됐을 때 김정은 총비서가 리설주나 딸 김주애를 데리고 나와서 이렇게 자신 있게 발사한 거예요. 이게 하루 이틀 준비하는 게 아닙니다. 만약 북한이 13일 한미일 정상회담을 한 것 때문에 열받아서 미사일 발사했다면 북한은 이 지구상에서 엄청나게 강력한 군사 기술을 가진 나라예요.”

- 왜요?
“완성하지도 않은 미사일을 어떤 일 때문에 열 받아서 쐈는데 성공할 수 있는 정도의 기술을 가지고 있다면 엄청난 거 아니겠어요. 그런데 우리는 항상 북한이 군사적인 걸 하면 미국에서 누가 왔다든가 아니면 한미 정상회담을 한다든가 그것 때문에 북한이 뭔가 한다고 이야기하는데 그런 것들은 결과론적으로 그런 상황이 맞아떨어졌을 뿐이지 실제 그거하고는 상관없는 경우가 너무 많아요.”

“남북관계, 개선될 가능성 희박해”

- 윤석열 정부가 외교 정책을 미국 쪽으로 선 것 같은데 이게 남북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되게 이제 치열해지고 있는미중 관계 사이에서 한국이 미국 쪽으로 갔고 또 이런 모습 때문에 한미일 군사협력까지 가고 있잖아요. 이것은 최근 벌어지고 있는 미중의 전략적 대결 구도 속에서 소위 중국에 반대하는 반중 연대에 대한 결속이 됐고 그쪽 길을 가는 것으로 정해졌기 때문이면 북한 같은 경우에는 자신들의 길을 위해서 지금 반대쪽에 있는 중국과 러시아와 같은 국가를 이해관계를 같이 하는 국가 쪽에 북한도 이쪽으로 거의 경도됐죠. 그렇기 때문에 결국 새로운 신냉전이라고 표현해도 될까요. 미중이라는 이 갈등 구조 속에서 양쪽으로 갈라섰기 때문에 남북 관계는 개선될 가능성은 희박하죠.”

- 북한이 7차 핵실험 할 거란 전망이 나왔는데 아직 하지 않았어요. 교수님은 미국 중간선거전에 핵실험 안 할 거 같다고 전망하셨죠. 올해 안에 핵실험 할까요?
“저는 미국의 중간선거 전에도 핵실험 안 할 거라고 했는데 맞았습니다. 사실 핵실험이라는 게 그렇게 중요치는 않아요. 지금 미사일도 많이 발사하지만, 북한이 7차 핵실험을 한다고 해서 뭐가 달라질까요. 북한은 지금까지 6번의 핵실험 하면서 이미 전술력이든 큰 위력을 가진 핵이든 기술적으로 다 가졌어요. 조금 더 필요하다면 아마 아까 말씀드렸던 다탄두라고 하죠. 다탄두를 위한 정도 수준에서의 핵실험이 필요하다면 아마 한 번 정도 더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데 기술적인 것보다 정치적인 이유가 조금 더 있겠죠.
그러니까 핵실험 함으로 미국을 좀 더 곤란하게 한다든지 또 반중 연대에 있는 진영들을 정치적으로 곤란하게 하는 측면이 있다고 하면 그런 타이밍에 맞춰서 핵실험을 하지 않을까 생각이 돼요. 이게 핵실험을 해서 미국의 대화에 끌어들인다든가 이럴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하고 또 미국을 바꾸기 위해서 지난번에 중간선거에 핵실험을 한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은 정말 한심한 것 중의 하나가 핵실험이 미국의 선거에 영향을 미치나요? 미칠 수 없어요. 전 올해 안 핵실험 가능성 높지 않다고 봅니다.”

- 앞으로 전망은 어떻게 하세요?
“대단히 좋지 않을 것 같아요. 남북 관계 교착 상태가 장기화될 것이고 한편으로 보면 위기가 우리한테 올 가능성이 대단히 클 거예요. 이 상태로 그대로 가면 물론 남북 간의 확전이 되기는 어렵겠지만 우발적인 어떤 군사적인 충돌 가능성도 존재하는 거고요. 그런 측면에서 남북 대화로 이끌어가거나 어떤 협상을 하기는 대단히 어려운 국면입니다. 만나서 뭐 하기는 어려운 국면이기 때문에 우리가 위기를 관리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할 것이고요. 우리 스스로 뭔가 만들어 나갈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한 거예요. 남 탓하지 말자는 거예요. 교착 상태가 장기화될 것입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우리는 좀 긴 호흡을 가지고 위기 상황을 관리하면서 우리 스스로 국내적으로 정치적으로 또 대국민적으로 이러한 것들을 슬기롭게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을 해야 될 것이고 특히 한반도 평화의 문제에서만큼은 한미동맹이나 이것이 아니라 정말 남과 북이 주인의 자세로서 우리 스스로 남과 북이 손을 잡고 한번 놓지 않을 생각을 갖고 남북 관계로 이 문제를 풀어나가야 된다는 생각을 국민 대다수가 동의 할 수 있는 건전하게 할 수 있는 남북 관계의 새로운 어떤 패러다임을 만들어 나가야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합니다.”

이영광 기자 kwang3830@hanmail.net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