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수출 11조원… 내년엔 13조원 넘길 것

바이오시밀러 시장 확대… 블록버스터 19개 특허 만료 예정
상위 10개국 몰렸던 수출 시장, 코로나19 계기로 다각화

기사승인 2022-12-07 15: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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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 수출 11조원… 내년엔 13조원 넘길 것
쿠키뉴스 자료사진

우리나라 보건산업 수출 실적이 성장하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확산 이후 백신 수출이 증가했다. 바이오시밀러 수출도 늘었다. 글로벌 시장 동향과 해외 주요 국가들의 의약품 정책을 고려하면, 팬데믹 종식 이후로도 수출 실적은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일 전망이다.

올해 의약품 수출 11조원… 바이오·백신 빛났다

7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 의약품 수출은 87억달러(한화 약 11조4000억원)로 예상된다. 지난 10월까지 누적 수출은 70.2억달러(약 9조2000억원)로 집계됐다. 백신과 바이오시밀러가 실적을 견인한 주요 품목으로 꼽혔다.

백신 수출은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았다. 올해 상반기까지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관련 수출은 증가세를 보였다. 하반기부터는 팬데믹 상황의 안정화로 수출 역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올해 1분기 백신 수출은 4.6억달러(약 6065억원)였지만, 3분기에는 1억달러(약 1319억원)까지 감소했다.

바이오의약품의 수출은 성장세를 보였다. 바이오시밀러 제품이 분기별로 역대 최고 수출실적을 달성했다. 올해 1분기 9.4억달러(약 1조2399억원)였던 수출실적은 2분기 7.4억달러(약 9762억원)로 소폭 감소했다. 하지만 최근 3분기에는 11.3억달러(약 1조4907억원)로 증가했다. 

내년 의약품 수출, 단일품목 첫 100억달러 초과 가능성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내년도 전체 보건산업 수출이 올해보다 5.4% 증가한 269억달러(약 35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보건산업 품목 가운데 의약품 수출은 올해보다 15.5% 증가해 101억달러(약 13조원)로 예측됐다. 단일품목의 수출이 100억달러(약 13조원)를 초과할 것으로 예측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급성장이 긍정적인 수출 전망의 주요 근거가 됐다. 터키, 영국, 이탈리아 등 유럽 시장이 바이오시밀러 수출에 유리한 환경으로 변화했고, 국산 바이오시밀러 업계도 성장했다. 북미 지역에서 국내 기업들이 활약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했다. 한미약품의 ‘롤론티스’가 국산 항암제로서는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았다. 유한양행, 메지온, HLB 등 한미약품에 이어 FDA 문턱을 넘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글로벌 기업의 의약품 특허 만료도 우리나라 의약품 수출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2025년까지 총 19개의 글로벌 블록버스터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의 특허가 만료된다. 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의 의약품 정책도 호재가 될 수 있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행정명령을 통해 바이오 의약품 산업 육성에 집중할 것을 천명했다. 유럽에서는 바이오시밀러 인터체인저블 제도를 활성화해, 바이오시밀러 제품이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10개국에 88% 몰렸던 수출… 시장 다변화 기대

시장 개척에 대한 기대도 나온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의약품 수출은 소수 국가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었다. 상위 10개국 수출 점유율이 88%를 차지한다. 올해 10월 기준 미국이 6억달러(약 7897억원), 독일 5.2억달러(약 6845억원), 터키 4.8억달러(약 6319억원), 이탈리아 2.7억달러(약 3555억원), 일본 1.3억달러(약 1711억원) 등으로 상위 국가에 몰렸다. 

이런 경향은 최근 3년 동안 눈에 띄게 변했다. 우리나라 의약품을 수입하는 국가들이 다변화했다. 의약품 수출 품목 가운데 상위 3개로 꼽히는 바이오의약품, 백신, 기타 조제용 약 등의 상위국가 집중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2020년도 상위국가 집중률은 44.1%였지만, 지난해 38.8%, 올해 10월기준 30%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 백신이 다양한 국가로 수출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의약품은 소수 글로벌 기업의 독점·과점이 흔하고, 대부분의 의료기관에서는 과거부터 공급받은 제품과 브랜드를 고수한다. 2020년 이후로는 팬데믹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계기로 우리나라 의약품이 미개척 시장에 진출했다. 

한동우 보건산업진흥원 보건산업혁신기획단장은 “우리나라 의약품을 처음 사용해본 국가에 향후 2~3년에 걸쳐 유통망이 자리잡고, 일반 소비자와 의료기관 등을 대상으로 인식과 경쟁력이 높아지면 시장 다변화가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최근 3년 동안 해외 여러 의약품 당국의 인허가를  것이 시장 확장을 지속하는 경험자산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덧붙였다.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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