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가 방사선 피폭 치료제로… 네오이뮨텍, 美정부 개발 계약 

美국립보건원 산하 NIAID와 급성방사선증후군 치료제 개발 협력
“NIAID 전임상 효과 입증 시 3년 주기 지속적 납품 예상” 

기사승인 2023-01-03 14: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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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제가 방사선 피폭 치료제로… 네오이뮨텍, 美정부 개발 계약 
3일 서울 영등포구 켄싱턴호텔에서 개최된 네오이뮨텍 기업설명회에서 양세환 대표가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한성주 기자 

네오이뮨텍이 미국 정부와 급성방사선증후군 치료제 개발을 위한 1차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네오이뮨텍은 상업화까지 빠르게 도달해 지속적인 매출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3일 네오이뮨텍 양세환 대표는 서울 영등포구 켄싱턴호텔에서 기업설명회를 개최하고 지난달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 알레르기 전염병 연구소(NIAID)와 체결한 급성방사선증후군 치료제 개발 계약 성과를 공개했다. 

급성방사선증후군은 인체가 많은 양의 방사선에 노출됐을 때 발생하는 질환이다. 방사선 피폭으로 세포와 장기 기능에 이상이 생기고, 림프구와 혈소판도 감소하게 된다. 전쟁 상황에서 핵무기 사용 우려가 커지고, 우주 개발과 핵에너지 사용 시 안전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면서 급성방사선증후군 치료제 수요가 증가했다.

네오이뮨텍은 2019년부터 미국 듀크대학과 급성방사선증후군 치료제 연구를 시작했다. 이후 미국 식품의약국(FDA), 국방부(DOD), 항공우주국(NASA),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등 주요 정부기관과 다각도의 평가를 거쳤다. 최종적으로는 지난해 12월 NIAID와 협약을 체결했다. 

계약은 미국의 방사선 핵무기 대응 프로그램(RNCP)의 일환이다. 네오이뮨텍은 치료제 후보물질인 ‘NT-I7’를 제공하고, 실험 디자인을 협업한다. 이외의 연구는 전적으로 NIAID가 직접 수행한다. 급성방사선증후군은 방사선 피폭으로 발생하는 질환인 만큼, 인체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할 수 없다. 개발은 동물실험에 의존해야 한다. NIAID는 우선 설치류 시험을 진행하고, 결과에 따라 영장류 시험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양 대표는 “(미국 정부의) 비축량은 치료제마다 다르지만, 지난해 10월 암젠의 ‘엔플레이트’를 약 2억9000달러(3700억원) 규모로 구매했다”며 기대 매출을 언급했다. 엔플레이트는 급성방사선증후군 치료제로 쓰이는 혈소판 증진제다. 

향후 지속적인 매출 확보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양 대표는 “급성방사선증후군 치료제는 기본적으로 단백질이기 때문에 유효기간이 통상 3년이다”라며 “3년을 주기로 정기적으로 납품을 하게 되면 계속해서 안정적인 매출원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NIAID가 시험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어 NT-I7의 효과가 입증되면, 바로 납품 계약이 진행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기존에 진행 중인 면역항암제 개발도 순항하고 있다. NT-I7는 원래 췌장암, 대장암, 교모세포종 등을 대상으로 면역항암제 병용 임상을 실시하고 있었다. 

체내 세포 가운에 암세포와 감염세포를 제거하는 가장 강력한 면역세포는 T세포다. T세포를 증폭시켜 항원을 오래 기억하고 면역체계를 유지·증진하도록 돕는 물질이 인터루킨-7이다. 하지만 인터루킨-7은 반감기가 짧고 안정성이 떨어진다. 이런 특성 탓에 그동안 T세포 증폭제 신약 개발이 쉽지 않았다. 

NT-I7은 인터루킨-7의 한계를 보완한 면역항암제로 개발되고 있다. 네오이뮨텍이 진행 중인 임상시험은 총 14건으로 대부분 미국 현지에서 진행된다. 아직까지 시중에 출시된 T세포 증폭제는 없기 때문에 NT-I7가 완성되면 시장을 선점하는 혁신신약이 된다. 

양 대표는 “NT-I7이 급성방사선증후군 치료제로 첫 상업화에 성공한다면 그 자체로도 쾌거지만, 미국의 권위 있는 기관을 통해 직접 검증을 받은 만큼 현재 진행 중인 면역항암제로서 NT-I7에 대한 신약가치도 크게 상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노피와 암젠에 이어 네오이뮨텍의 NT-I7이 급성방사선증후군 치료를 위한 미국 국가 전략물자로 승인받아 안정적인 매출로 이어지고, 앞으로의 사업 개발 과정 전반에 있어 중요한 신호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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