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마약안전기획관’ 존폐 곧 판가름

식약처 마약 정책 총괄하는 임시조직
행안부 평가 결과 임박… 정식 사령탑 될까

기사승인 2023-01-25 16:4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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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마약안전기획관’ 존폐 곧 판가름
충북 청주시 오송읍 식품의약품안전처.   쿠키뉴스 자료사진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 내 마약 정책을 총괄하는 조직인 마약안전기획관의 정규직제 편성 여부가 곧 발표될 예정이다.

마약약전기획관은 지난해 12월6일 행정안전부의 조직평가를 받았다. 결과는 지난해 12월 말, 늦어도 이달 첫 주에 나올 예정이었다. 하지만 발표 시점은 설 연휴 전으로 미뤄졌고, 이후 설 연휴 이후로 재차 연기됐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르면 이번 주, 늦어도 다음 주 중으로는 결과가 통보될 것이라고 전했다.

마약안전기획관은 앞서 2019년 식약처 내 임시조직으로 설치됐다. 현재 마약류 사용 실태 파악 및 연구 조사, 교육·홍보, 마약류 및 임시마약류 지정 등 관련 정책 전반을 담당하고 있다. 업무가 광범위하지만, 임시조직 지위라는 이유로 규모를 늘리는 데 한계가 있었다. 현재 정원은 17명, 업무지원 인원은 8명으로 국장·과장급 인원을 제외하면 실무자는 21명이다.

조직평가 결과에 대한 전망은 긍정적이다. 정부가 새해 주요 과제로 마약류 관리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작은 정부’ 기조에 따라 조직이 폐지될 수 있다는 위기론이 나왔던 지난해 조직평가 전 분위기와는 대조적이다. 당시에는 마약안전기획관이 폐지되고 마약류 업무는 의약품안전국 소관으로 흡수되는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이 거론됐다. 

올해 식약처 예산 가운데 마약류 관리를 위한 예산이 신설·증액됐다. 마약류 폐해 교육 플랫폼 구축에 2억원, 가상현실 기반 온라인 교육·홍보에 7억원의 예산이 신규로 편성됐다. 마약퇴치운동본부 중독재활센터 운영 예산은 5억원 증가했다.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 고도화와 오남용 사례 및 경향성 분석을 위한 예산도 10억원 늘었다. 

새해 첫 정기인사 역시 마약류 관리 업무에 힘이 실린 것으로 풀이됐다. 설 연휴에 앞서 19일, 김명호 경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이 신임 마약안전기획관으로 임명됐다. 김 전 청장은 앞서 2020년 마약안전기획관을 지낸 바 있어, 같은 직무로 본부 복귀하는 셈이다. 아울러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그 소속기관 직제 일부개정을 통해 마약류 불법유통 관리 및 중독자 재활 지원 인력도 2명(5급 1명, 6급 1명) 증원했다.

다만 아직까지 마약안전기획관의 정규직제 편성을 예단하기는 어렵다. 식약처 관계자는 “공식적인 발표 전이고, 예민한 사항인 만큼 결과를 예측하기 조심스럽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어 “지난해 12월에 평가를 받았던 다른 10여개 정부 부처 소속 임시조직에 대한 평가 결과가 한꺼번에 발표되는 것”이라며 “마약안전기획관 평가가 유독 지연되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시민사회에서는 마약 컨트롤타워를 확립해야 한다는 요청이 적지 않다. 마약류 오·남용 사건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이를 진압할 대응체계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사건의 예방뿐 아니라, 중독자 치료와 재활까지 전 범위를 면밀히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요구가 크다. 

지난해 4월부터 11월까지 8개월 동안 온라인에서만 총 7887건의 불법 마약류 판매·광고가 적발됐다. SNS 게시글을 통해 마약류를 광고하고 텔레그램과 같은 메신저를 통해 구매를 유도하는 수법이 일반적이었다. 의료용 마약류를 처방 의사와 환자의 이름 및 출생 연도가 같은 이른바 ‘셀프 처방’ 사례는 앞서 2018년 5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4년1개월간 10만5601건, 처방량은 355만9513정으로 집계됐다.

박영덕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실장은 “마약 문제는 실무자들이 직접 현장에서 중독자를 만나서 구체적 실태를 파악하고 정책을 마련해야 해결할 수 있지, 탁상공론은 소용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이 지난해 마약과의 전쟁을 언급하고, 재활에 대한 중요성도 강조했다”며 “인터넷을 통해 마약을 구매하고 소비하는 방법까지 무분별하게 확산하고 있어, 오·남용 차단과 재활 지원 역량을 대폭 강화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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