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정부 1년, 대통령 소속 국가도서관위원회 기능 마비

[정윤희의 문화민주주의 (4)]
도서관법은 어느 정권이든 꾸준히 밀고 나가야

기사승인 2023-03-13 10:5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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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1년이 지났다. 검찰이 정부 주요 공직을 장악했고, 여야 정치문화가 혼란스러운 가운데 민생은 더 힘들어지고, 여러 분야에서 민주주의가 퇴행하고 있다.

윤 정부는 지난해 각종 정부위원회 폐지 및 축소를 추진하면서 ‘도서관법’에 근거한 대통령 소속 국가도서관위원회 제8기 위원들을 1년이 지나도록 구성하지 않고 있다.
尹 정부 1년, 대통령 소속 국가도서관위원회 기능 마비
2022년 4월 코로나19 기간 중 서울 종로구 정독도서관 모습. 사진=박효상 기자

국가도서관위원회는 도서관의 발전을 위하여 5년마다 도서관발전종합계획을 수립하고, 도서관 관련 제도에 관한 사항, 국가와 지방의 도서관 운영체계에 관한 사항, 도서관 운영평가에 관한 사항, 도서관 및 도서관 자료의 접근·이용격차의 해소에 관한 사항, 도서관 전문인력 양성에 관한 사항 등 도서관 정책에 관한 주요 사항을 수립·심의·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올해 제3차 도서관발전종합계획이 종료되고 앞으로 5년간 추진할 도서관 발전의 비전과 정책을 담는 제4차 도서관발전종합계획을 수립하여 광역과의 협력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제대로 추진될지 염려된다.

중앙정부의 도서관 정책은 광역의 도서관 정책과 연결되어 있다. 중앙에서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면 광역 중 인구가 가장 많고 공공도서관도 가장 많은 경기도가 도서관 정책을 만들고 주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도서관 정책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현재 경기도 대표도서관인 경기도서관이 건립 중이다. 건물을 짓는 것도 중요하지만 경기도 대표도서관으로서 비전과 역할, 나아가 대한민국의 바람직한 도서관 문화를 이끌어가는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평생교육국 내에 머물러 있는 도서관정책을 국단위로 승격하고 경기도서관을 사업소가 아닌 공공기관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

공공도서관보다 스타벅스가 더 많은 현실에서 국가도서관위원회의 기능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은 국가가 도서관법을 지키지 않고 국민들에게 도서관 서비스를 제대로 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도서관은 책을 읽고 쓰고 토론하는 책문화 공간, 지식과 정보를 습득하는 교육적 공간, 지역민들이 일상을 나누는 커뮤니티 공간, 다양한 문화예술 콘텐츠를 생산하고 향유하는 창의적 공간 등 미래지향적인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

법치주의를 강조하는 대통령이 도서관법을 지키지 않고 있다. 도서관을 포함한 문화정책은 누가 정권을 잡느냐에 따라 흔들리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권이든 꾸준히 밀고 나가는 지속성이 필요하다.

 ◇ 정윤희
책문화네트워크 대표이며 책문화생태학자이다. 문화콘텐츠 전공으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경기도사회적경제원 이사, 경기도 도서관정보서비스위원회 위원, 전라북도 도서관위원회 위원, 한국출판학회 이사 등을 맡고 있으며, 유튜브 〈정윤희의 책문화TV〉를 진행하고 있다. 제6기 대통령 소속 국가도서관위원회 위원을 지냈다. 《책문화생태론》, 《청소년 독서토론 교육 어떻게 해야 할까》, 《도서관은 어떻게 우리의 일상이 되는가》 등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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