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요? 제가요? 왜요?" MZ세대와의 소통에 필요한 것 [쿠키칼럼]

[MZ직장인을 위한 코칭이야기(4)]
"잘하려고 하니 자세히 설명해 달라"고 말한다면...

기사승인 2023-05-12 06:2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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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임원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는 MZ세대의 3요 주의보, 납득이 돼야 업무 지시를 받아들이는 MZ의 특성을 담은 질문 세 가지는?’ 

출연자들이 퀴즈를 맞히고 이야기를 나누는 한 TV 프로그램에서 나온 퀴즈 문제이다. 정답은 ‘이걸요?’ ‘제가요?’ ‘왜요?’이다.

이 퀴즈 정답에 대해 프로그램 출연자들의 세대별 반응이 제각각이어서 흥미로웠다. 젊은 세대들은 3요 질문이 당연하다는 반응이었고 윗세대들은 이런 질문을 받으면 당황스러울 것 같다는 반응이었다. 
나의 성장을 돕는 선배를 만나는 직생 생활. 소통의 방법을 찾자. 이미지 pngtree

그 프로그램을 보면서 딸과의 일화가 떠올랐다. 딸이 대학원을 졸업하고 직장 생활을 시작했던 어느 날, 불만 가득한 얼굴로 귀가했다. 딸이 하던 업무가 있는데 프로젝트 책임자가 갑자기 다른 업무를 맡겼다며 왜 그 일을 자신이 해야 하는지 설명도 없다는 불만이었다. 

나는 딸의 얘기를 듣다가 “그게 뭐가 문제야? 위에서 하라고 하면 해야지”라고 무심코 말했다. 그 말을 들은 딸은 “납득이 되야지. 납득이!” 하면서 엄마랑 말이 안 통한다며 화가 나서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MZ세대들의 등장은 여러 분야에서 기존의 방식에 대한 도전이 되고 있다. 과거에 이유 불문하고 소위 ‘까라면 까’하던 시대를 지내온 윗세대들, 상사의 업무 지시에 무조건 “예”하는 문화에 익숙한 세대들은 “이걸 왜 제가 해야 하나요?”라는 MZ세대의 질문이 당황스럽고 이해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일방적으로 강요할 수도 없고 강요해서도 안 된다는 것을 알기에 오히려 윗세대들이 스트레스를 받는 요즘이다. 그러다 보니 이런 상사와 부하직원 간의 소통 문제를 이슈로 코칭을 의뢰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윗사람의 말에는 무조건 복종해야 하는 것이 미덕이라고 배웠고 부당한 요구에도 항의하지 못했던 우리 세대들에게 3요는 당돌하고 무례한 질문으로 느껴진다.

그러나 생각해보자. 납득할 수 없는 부당한 요구를 설명도 없이 지시하던 상사에 대해 어떤 마음을 가졌는지. 표현하지 않았을 뿐 마음속으로 3요를 외치지 않았는지.  

소통의 문제는 누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각자가 가지고 있는 가치와 행동 방식 차이의 문제이다. 따라서 상대에 대한 이해가 해결의 출발점이다. 

나의 가치와 행동 방식만 주장하고 상대의 가치와 행동 방식을 존중하지 않는다면 두 사람은 영원히 평행선이다. 기성세대는 MZ세대가 어떤 가치를 소중하게 생각하는지, 그들의 행동 방식은 어떤 것인지 이해하고 MZ세대는 기성세대의 살아온 방식과 가치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MZ세대들의 ‘3요’에 대해 사람들마다 여러 가지 해석과 대응 방법을 말하고 있다. 고객의 자발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코칭의 관점에서 보자면 MZ세대들의 질문은 환영할 만하다. ‘왜 제가 이것을 해야 하나요?’ 하는 질문은 강요가 아닌 일의 가치를 알고 스스로 선택해 잘해 보겠다는 숨은 의미가 있지 않을까?

인간은 누구나 선한 의도를 갖고 있다고 믿는 코치이기에 질문 안에 숨겨진 긍정적 의도를 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 않겠다는 뜻이 아닌 제대로 알고 잘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하고 싶다. 

직장에 “왜 이걸 제가 해야 하나요?” 묻는 부하직원이 있다면, 어디 감히 토를 다느냐는 꼰대의 마음을 내려놓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가기 위한 코치의 마음으로 대해보자. 신나게 일하는 후배의 모습에 놀라게 될 것이다.

상사에게 “왜 이걸 제가 해야 하나요?” 질문하고 싶은 MZ세대에게도 부탁하고 싶다. "잘 하려고 하니 자세히 설명해달라"는 말을 덧붙여 질문해보자. 분명 나의 성장을 돕는 멋진 선배를 만나게 될 것이다. 


강영은 (KPC코치⋅MBC 아나운서)
1985년 MBC아나운서로 입사했다. '우리가족 만세'의 TV 프로그램 MC를 시작으로 TV와 라디오 프로그램 MC, 라디오 뉴스 앵커로 활동했고 여성 스포츠 중계캐스터로 기계체조, 리듬체조, 에어로빅, 피겨스케이팅, 다이빙,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 등을 중계했다. '건강한 아침 강영은입니다' 라디오 MC를 끝으로 1991년 방송현업을 떠나 경영부문으로 업무를 전환했다. MBC아카데미 본부장, 기획사업부장, 문화사업부장, 문화사업센터장을 거쳤고 MBC의 사회공헌사업과 MBC꿈나무축구재단 운영업무를 마지막으로 올해 안식년을 보내고 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불어과 학사, 서강대학교 언론정보학 석사와 단국대학교 경영대학원 석사이며 현재 한국코치협회의 KAC, KPC 인증코치로 단국코칭센터 대표코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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