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갔다 오니 부상자 속출…K리그 감독들 ‘속앓이’

대표팀 경기 치른 안현범(제주)·김진수(전북) 등 부상으로 한 달 이상 결장
U-24 대표팀 엄원상(울산)·고영준(포항)도 중국 거친 축구에 쓰러져

기사승인 2023-06-21 18: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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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갔다 오니 부상자 속출…K리그 감독들 ‘속앓이’
지난 20일 엘살바도르전에서 안와골절 부상을 입고 긴급처치를 받는 김진수(왼쪽). 연합뉴스

6월 A매치 기간이 마무리됐다. 프로축구 K리그 일정이 재개되지만, K리그 사령탑들의 속은 타들어만 간다. 대표팀에 다녀온 선수들이 부상을 입고 돌아온 탓이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2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엘살바도르와 평가전에서 1대 1로 무승부를 거뒀다. 지난 16일 페루전에서 0대 1로 패배한 한국은 1무 1패로 6월 평가전 일정을 마무리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 지휘봉을 잡은 뒤 2무 2패를 거둬 아직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지난 5월에 클럽 일정을 마무리한 해외파 선수들은 A매치 일정까지 마치면서 이제 휴식기에 돌입한다. K리그를 비롯한 아시아권에서 뛰는 선수들은 다시 소속팀으로 돌아가 경기를 치르는데, 일부 선수들은 부상을 입고 소속팀으로 돌아가게 돼 곳곳에서 곡소리가 들리고 있다. 

대표팀의 왼쪽 수비수 김진수(전북 현대)는 안면 부상을 입었다. 전반 막바지 엘살바도르의 코너킥 때 수비를 하다가 동료 이재성(마인츠)과 충돌하면서 안면 부위 부상을 당했다. 잠시 그라운드 밖으로 나갔다 다시 돌아왔지만 결국 후반 13분경 박규현(디나모 드레스덴)과 교체됐다. 김진수의 얼굴은 심하게 부어 있었다.

경기가 끝나고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김진수는 “병원에 다녀왔는데 안와골절 진단을 받았다. 광대랑 턱뼈가 부러져 수술을 해야 할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안와골절은 지난해 10월 대표팀 주장 손흥민(토트넘)이 당한 부상으로 회복까지 2개월 까지 소요된다.

지난 3월 소집 당시에서도 허리 부상을 당해 두 달 가깝게 출전하지 못했던 김진수는 이번에도 큰 부상으로 장기간 이탈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김진수는 “더 이상 다칠 곳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얼굴을 다쳐서 어이가 없었다”면서 “스스로 다친 것이 아니라 부딪쳐서 다친 것이라 상당히 아쉽다”고 전했다.

이번 대표팀에 처음 소집됐던 수비수 안현범(제주 유나이티드)도 페루전에서 경기 도중 넘어지다가 오른쪽 어깨를 다쳤다. 대한축구협회(KFA)에 따르면 안현범은 어깨 관절 염좌로 진단을 받아 3~4주 가까이 회복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아, 소집 도중 명단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대표팀 갔다 오니 부상자 속출…K리그 감독들 ‘속앓이’
중국과 1차전에서 부상을 입은 엄원상(오른쪽). 대한축구협회(KFA)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24세 이하(U-24) 대표팀에서도 부상자가 속출했다.

황 감독이 이끄는 U-24 대표팀은 중국 저장성 진화 스타디움에서 열린 중국 U-24 대표팀과 두 차례 평가전을 1승 1패로 마무리했다. 지난 15일 1차전에서 3대 1로 승리를 거뒀지만, 19일 2차전에서는 0대 1로 패배했다. 현지 적응을 위해 중국까지 넘어가서 평가전을 치렀지만, 중국 선수들의 거친 플레이에 핵심 선수들이 부상을 입어 ‘득 보다 실이 많은 원정’이라고 평하고 있다.

1차전에서는 엄원상(울산 현대)이 후반 21분께 볼 다툼 과정에서 중국 선수와 충돌하며 오른쪽 발목이 꺾였고, 통증이 심해 후반 24분 교체됐다. 엄원상은 현지 병원 MRI 결과 오른쪽 발목 바깥쪽 인대와 안쪽 삼각인대 손상으로 진단을 받아, 1차전이 끝나고 반깁스를 한 채 조기 귀국했다.

이후 국내에서 추가 검진을 진행한 엄원상은 수술 대신 재활을 택하기로 했지만, 6주에서 8주 가까이 경기에 나서지 못할 전망이다. 

이어진 2차전에서도 고영준(포항 스틸러스)도 부상을 입었다. 후반 10분 중국 진영 페널티 박스 인근에서 쇄도하던 중 상대 선수와 충돌해 넘어졌는데, 다리가 깔리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고영준은 우측 무릎 관절 내측 인대 부분 파열이라는 진단을 받았고, 복귀까지 한 달 정도 소요될 전망이다.

대표팀의 주축 선수들이 쓰러진 탓에 치열한 순위 경쟁을 펼치고 있는 K리그 팀들은 울상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대표팀에 차출된 선수들이 부상에서 돌아오면 소속팀 입장에서는 난감할 수 밖에 없다”라면서 “차출되는 선수들을 거부도 할 수 없는 노릇인데, 부상까지 입고 오면 리그 운영에 차질이 생긴다. 하지만 어디에 하소연도 할 수 없다.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한편 황 감독은 귀국 기자회견에서 “부상 선수가 많이 발생한 것에 대해 감독으로서 마음 아프게 생각한다. 소속팀 관계자, 감독님들께 죄송하다. 선수들이 빨리 쾌차해 저희들과 같이 함께 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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