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잠 자고 싶어서 왔어요”…꿈속 세계 가는 ‘지름길’로 [가봤더니]

7~9일 코엑스서 ‘슬립테크 2023 국제수면건강박람회’ 개최
음악·침구·치료기기 등 다양한 수면제품 현장 체험

기사승인 2023-07-08 06: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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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잠 자고 싶어서 왔어요”…꿈속 세계 가는 ‘지름길’로 [가봤더니]
7일 코엑스 B홀 전시관에서 열린 ‘슬립테크 2023 제4회 국제수면건강박람회’ 현장에 숙면에 도움 되는 침구와 의료기기 등이 전시됐다.   사진=신대현 기자

“남편이 요새 잠을 잘 못 자요. 도움 될 게 있는지 찾아보려고요.”

출산을 앞둔 원미향(가명·35) 씨가 7일 코엑스 B홀 전시관에서 열린 ‘슬립테크 2023 제4회 국제수면건강박람회’를 참관하며 이 같이 말했다. 원 씨의 손에는 부스 안내책자가 가득 들려 있었다. 원 씨는 “남편이 잠에 들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고 쉽게 깨기도 해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며 “박람회에서 여러 방법을 살펴본 뒤 남편에게 알려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날 개최된 ‘슬립테크 2023 제4회 국제수면건강박람회’(슬립테크2023)는 ㈜메디씨앤씨가 주최하고 국민일보, 쿠키미디어, 메디게이트뉴스가 주관하는 아시아 최초, 국내 최대 규모의 수면제품 전문 전시회다.

슬립테크 2023은 잠드는 게 어렵고 숙면에 불편함을 겪는 사람들의 수면 고민을 해결하고 도움을 주고자 다양한 수면제품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개인 수면 패턴에 맞는 제품을 직접 상담 받을 수 있는 체험형 박람회로 기획돼 주목을 받았다.

국내 1호, 2호 디지털치료기기(디지털치료제, DTx) 기업인 에임메드와 웰트도 슬립테크 2023에 참가해 이목을 끌었다. 디지털치료기기는 디지털 소프트웨어를 통해 질병을 예방·치료·관리하는 의료기기다. 에임메드(제품명 솜즈)와 웰트(제품명 웰트아이)의 경우 불면증 개선을 적응증으로 갖는 기기를 개발해 선보였다.

“꿀잠 자고 싶어서 왔어요”…꿈속 세계 가는 ‘지름길’로 [가봤더니]
7일 ‘슬립테크 2023 제4회 국제수면건강박람회’에서 국내 2호 디지털치료기기 회사 웰트가 부스를 마련해 관람객에게 제품 안내를 하고 있다.   사진=신대현 기자

가족들과 함께 에임메드 부스를 찾은 경찰관 박연화(가명·32) 씨는 “직업 특성상 교대근무가 많아서 낮과 밤이 바뀌는 바람에 잠을 잘 못 잔다”며 “솜즈가 국내 최초의 불면증 디지털치료기기라고 해서 호기심이 생겼고 사용해볼만 한 건지 궁금해서 와봤다”고 전했다.

솜즈는 불면증 인지행동 치료법을 모바일 앱으로 구현했다. 수면 습관 교육, 실시간 피드백, 행동 중재 등을 6~9주간 수행해 수면의 효율을 높여 환자의 불면증을 개선하는 원리다. 에임메드 관계자는 “솜즈는 오는 9월부터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5개 병원에서 처방을 받아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우선 3차 의료기관에서 실증을 거쳐 내년 중순쯤 1차 의료기관에서도 처방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수면 음악을 전문으로 제공하는 기업도 참가해 시선을 모았다. 사운드 테라피(소리 치료) 음원 전문 기업인 사운드플랫폼(서비스명 잘자) 부스 앞에서 헤드폰을 쓴 채 눈을 감고 있던 서우진(22·가명) 씨는 “평소 헤드폰을 쓰고 자는데 플레이 리스트(곡 목록) 고르는 게 일이다”라며 “여기 와서 수면에 특화된 음악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들어보니 머리도 맑아지는 것 같아 집에서 이용해보려 한다”고 말했다.

‘잘자’는 수면 음악 연구원들이 ​수면 사이클과 수면 시간을 기반으로 뇌파와 노이즈, 음악을 합성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어플리케이션(앱)이다. 사운드플랫폼 관계자는 “수면 과학 이론을 기반으로 수면에 특화된 음악을 제작하고 있다”며 “각 수면 단계별로 맞춤 제작된 음악에 뇌파 주파수와 핑크노이즈가 결합돼 효율적인 잠을 잘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꿀잠 자고 싶어서 왔어요”…꿈속 세계 가는 ‘지름길’로 [가봤더니]
7일 ‘슬립테크 2023 제4회 국제수면건강박람회’에 수면 음악 어플리케이션 ‘잘자’를 서비스하는 사운드플랫폼이 참가했다.   사진=신대현 기자

수면 콘텐츠를 제공하는 구독자 67만명의 유튜버 ‘브레이너 제이의 숙면 여행’은 에스옴니(S-OMNI)를 창업하고 부스를 열었다. 자신을 브레이너 제이의 구독자라고 소개한 이한결(가명·26) 씨는 “바텐더로 일하고 있어 새벽 늦게 집에 들어가는데 대학생 때부터 불면증 때문에 피곤해도 편하게 잠을 못 자고 있다”며 “브레이너 제이 덕분에 숙면을 취하는 날이 늘었다”고 전했다.

에스옴니의 수면 콘텐츠는 수면 관련 임상연구와 불면증 치료 의료현장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유재성 에스옴니 최고경영자(CEO)는 “일상 속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소셜 플랫폼 기반 수면 전문 콘텐츠부터 기업 임직원 대상 맞춤 수면코칭 서비스와 마음 챙김 기반 불면증 인지치료(MBCT-I)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유 CEO는 “이번 행사를 통해 온라인 익명으로만 만났던 구독자들과 오프라인에서 직접 대면할 수 있게 돼 좋다”며 “수면에 관심 있는 일반인뿐만 아니라 기업인 등과 교류하며 좋은 파트너십을 맺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슬립테크 2023 주최 측은 오는 9일까지 △편안한 숙면을 위한 ‘매트리스&침구관’ △불규칙적인 수면으로 인한 비만, 노화, 갱년기장애 등을 극복하는 ‘수면다이어트&헬스케어관’ △수면건강식품, 음료, 기능성 조명, 아로마, 수면 화장품 등을 체험해 볼 수 있는 ‘수면유도&식품관’ △수면다원검사 및 양압기 등 수면 관련 질환에 대해 상담, 체험이 가능한 ‘수면질환관리관’ 등 다양한 체험관이 운영된다고 설명했다.

“꿀잠 자고 싶어서 왔어요”…꿈속 세계 가는 ‘지름길’로 [가봤더니]
7일 ‘슬립테크 2023 제4회 국제수면건강박람회’에서 수면 콘텐츠를 제공하는 유튜버 ‘브레이너 제이의 숙면 여행’은 에스옴니(S-OMNI)를 창업하고 부스를 열었다. 에스옴니의 마스코트는 나무늘보다.   사진=신대현 기자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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