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하루 4만명 넘는데… 병원 마스크 해제 괜찮을까

이르면 8월부터 ‘독감 수준’ 관리한다는데… 코로나19 재유행 조짐
“지금도 병원서 마스크 안 써… 완화되면 착용 권고 어려울 듯”
김우주 교수 “고위험군 전파 가능성 높아질 수도”

기사승인 2023-07-28 06: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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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 하루 4만명 넘는데… 병원 마스크 해제 괜찮을까
사진=임형택 기자

이르면 다음달부터 대형병원에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 질병관리청이 코로나19의 감염병 등급을 2급에서 4급으로 하향 조정하기로 방침을 정하면서다. 다만 코로나19 유행 상황이 심상치 않은 만큼 긴장을 늦춰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27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7월 셋째주(7월16∼22일) 코로나19 확진자는 25만3825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 19일에는 4만7029명까지 늘었다. 이는 6개월 만에 최다 수준이다. 

주춤했던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모양새다. 확진자 1명이 얼마나 많은 사람을 감염시키는지 의미하는 감염재생산지수는 1.19였다. 1 이상이면 유행 확산세라고 판단할 수 있는데, 4주 연속 1을 넘어섰다.

특히 고령층을 중심으로 확진자 비율 증가가 두드러졌다. 60세 이상 확진자는 6만7845명으로, 전주 대비 44% 급증했다. 전체 확진자 중 차지하는 비중도 1주일 새 25.2%에서 26.7%로 늘었다.

문제는 이르면 다음달부터 코로나19 관리가 느슨해진다는 점이다. 질병관리청은 현재 제2급 감염병인 코로나19를 제4급 감염병으로 하향 조정하는 내용의 고시개정안을 예고했다고 밝혔다. 

코로나가 4급이 되면 마스크 착용 의무가 완전히 해제된다.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과 입소형 감염취약시설 등 일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권고로 바뀐다. 전체 확진자 수 집계도 중단된다. 인플루엔자(독감)와 비슷한 수준으로 관리되는 것이다. 

일각에선 감염병 등급 조정이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다시 증가하고 있는 데다 독감과 감기 유행까지 겹치며 여러 감염병이 동시에 퍼지는 ‘멀티데믹’이 우려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병원에서 자체적으로 마스크 착용을 권고한다고 해도 환자, 보호자가 이에 응할지도 불투명하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의무화인 지금도 마스크를 쓰지 않은 내원객이 많아 일일이 찾아가 설명을 드리고, 마스크 착용을 권했다”면서 “의무화가 풀리면 병원 자체적으로 방역 지침을 마련한다고 해도 소용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토로했다.

전문가는 고령층 등 고위험군의 중증화율과 치명률이 올라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병원 내 마스크 착용을 하지 않을 경우 고위험군 전파 가능성이 높아진다. 고령자나 기저질환자, 영유아, 임신부 등 감염취약층의 위중증·사망률이 올라갈 수 있다”면서 “게다가 현재 유행 중인 코로나 변이인 XBB는 기존 백신이 잘 듣지 않아 재감염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방역당국도 유행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고재영 질병관리청 방대본 대변인은 27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고위험군과 3밀 환경에서 마스크 착용을 적극 권고하는 기조는 변함 없다”며 “코로나19 유행 상황을 살펴보면서 병원급의 마스크 착용 의무 유지를 권고로 조정하는 방안을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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