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빛창근’…수문장 이창근 “정말 영광스러운 순간이었다”

기사승인 2023-07-28 11:4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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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빛창근’…수문장 이창근 “정말 영광스러운 순간이었다”
상대의 슈팅을 지켜보는 골키퍼 이창근. 프로축구연맹

세계적인 선수들의 슈팅을 온몸으로 막아낸 팀 K리그의 골키퍼 이창근(대전 하나시티즌)이 기쁜 소감을 드러냈다.

팀 K리그는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팡플레이 시리즈’ 1차전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맞대결에서 3대 2로 이겼다. 전반전을 0대 1로 마친 팀 K리그는 후반전에 얀톤(대전 하나시티즌), 팔로세비치(FC서울)의 페널티킥, 이순민의 결승골에 힘입어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비록 전반전에 선제골을 내줬지만 이창근의 엄청난 선방쇼가 없었다면 팀 K리그는 대패를 당할 수도 있었다. 이날 선발 명단에 들어온 이창근은 전반전만 뛰면서 총 5번의 선방을 기록했다. 전반 12분 토마 르마에게 선발을 내줬지만, 알바로 모라타, 앙투안 그리즈만 등 세계적인 선수들의 슈팅을 온몸으로 막아냈다.

홍명보 팀 K리그 감독 역시 “이창근 선수의 선방으로 1점 외에 실점하지 않은 것이 후반에 들어가면서 큰 동기부여가 됐다”고 칭찬했다.

팀 K리그의 승리를 견인한 이창근은 경기가 끝나고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평상시대로 준비했고 긴장감 없이 재미있게 즐기려 했다”면서 “최선을 다했는데 좋은 결과를 가져와서 더 뜻깊은 올스타전이었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걱정을 많이 했지만 이왕 실점할 거면 세계적인 선수들한테 하자는 생각을 했다”면서 “다행히 1점밖에 내주지 않았지만 그것도 지금 생각하면 많이 아쉽다”고 떠올렸다.

경기에 앞서 이창근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선수들의 슈팅을 분석했다. 그는 “분석관님께서 준비한 영상을 많이 도움이 됐다. 모라타와 그리즈만의 슈팅 궤적을 분석했는데 나름 적중한 것 같다”면서 “생각보다 선수들의 수준이 높아서 당황했지만 그래도 이긴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창근은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코너킥 상황에서 모라타가 헤딩을 시도했을 때 실점을 할 거라 생각했다"면서 "공이 손에 스친 뒤 골대와 발을 맞고 나갔다. 운 좋게 선방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 대전의 주전 골키퍼를 맡은 이창근은 경기당 평균 실점이 1.56골로 다소 높은 편이지만, 놀라운 선방쇼를 선보이면서 감탄을 자아내고 있다. 빠른 판단과 순발력은 K리그 내 최고로 꼽힐 정도다. 여기다 빌드업 능력과 수비조율 능력도 갖췄다.

점점 국내 축구 팬들에게 이름을 알리고 있는 이창근은 “큰 경기라고 생각하지 않았고, 딱히 긴장을 하진 않았는데 막상 뛰어보니까 영광스러운 것 같다”면서 “‘내가 이런 팀과 경기를 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해외 진출의 욕심도 조심스럽게 드러냈지만 지금은 소속팀에 전념하겠다는 각오다. 이창근은 “팬들 덕분에 이 자리에 왔다”면서 “대전에 돌아가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상암=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