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누락’ 13개 단지, 벌점 받은 업체가 공사

기사승인 2023-08-03 16:5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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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누락’ 13개 단지, 벌점 받은 업체가 공사
철근누락 단지 중 한 곳인 경기양주회천A15블록 공사현장. 사진=송금종 기자 

무량판 구조로 설계된 15개 아파트 단지 공사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제재를 받은 업체가 투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허영 의원실(더불어민주당)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15개 단지 중 13개 단지 공사에 참여한 업체들이 2018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벌점을 받았다. 

15개 단지 시공·감리·설계에 참여한 업체는 70개다. 이 중 23개 업체(40%)가 48차례 벌점을 받았다. 주된 사유는 '건설용 자재 및 기계·기구의 적합성 검토 확인 소홀'이다. 

이밖에 △설계도서대로 시공됐는지 단계별로 확인해야 하는데 소홀하거나 △시험 장비 또는 건설기술인 확보가 미흡한 경우 △품질관리계획·품질시험계획 수립과 시험 성과를 철저히 검토하지 않은 경우도 적발됐다. 

사업자별로 보면 금호건설이 7점으로 가장 높고 이어 STX건설(5점), 대보건설(4.72점) 순이다. 대본건설은 파주운정 A34 시공사다. 최근 5년간 공사 3건을 수주했다. 대보건설은 파주운정3 A-23BL 지구 시공사로도 참여했다.

건설사업관리자 중에선 케이디엔지니어링과 목양종합건축사무소가 벌점 상위 1,2위를 차지했다. 두 업체는 최근 5년간 부실 설계와 감리로 각각 벌점 6.28점과 3.83점을 받았다. 

케이디엔지니어링은 인천가정2 A-1BL, 남양주별내 A25 두 곳 설계에 참여했다. 목양종합건축사무소는 남양주별내 A25, 양산사송 A-8BL, 아산탕정 2-A14 감리를 맡았다.

목양사무소엔 LH 전직 임직원 20여명이 재취업했다. 이 사무소가 최근 5년간 LH 수주 금액도 두 번째로 많다.

벌점이 누적되면 LH 사업 입찰 때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LH는 벌점을 받은 업체들에 1점당 0.2점씩 감점을 주고 있다.

허 의원실에 따르면 일부 업체는 벌점을 받으면 LH를 상대로 소를 제기해 판결이 날 때까지 벌점을 무력화하는 수법으로 LH 발주 사업을 꾸준히 따냈다.

15개 단지 중 벌점 받은 업체가 한 곳도 없는 사업장은 광주선운 2 A-2BL과 양산사송 A-88L 두 곳 뿐이다. 두 곳은 LH가 직접 감리를 담당했다. 

목양건축사사무소 측은 “당사에 재직 중인 LH 전직 임직원은 22명은 모두 현장에서 근무하는 생계형 현장기술자”라며 “전관 인사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LH를 상대로 소를 제기해 벌점을 무력화했다는 지적에 관해서도 “당사는 소송을 하지않고 벌점처분을 받았어도 벌점감점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소송으로 벌점을 무력화하는 편법을 쓸 필요가 없는 상황이었다”라고 답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