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졸속 행정에 축구는 무슨 죄…전북-인천 9일 FA컵 4강전 연기 ‘파행’

잼버리 K팝 콘서트, 11일 전주W경기장 변경으로, 전북 현대 구단 피해
KFA, 제 3구장 개최도 고려했지만, 9일 FA컵 인천-전북전 연기
맞상대 예정이던 인천은 전주서 철수, 전북은 FA컵 티켓 환불 촌극
하지만 태풍 카눈 상륙으로 전주서 서울월드컵경기장 개최로 변경

기사승인 2023-08-07 18: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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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버리 졸속 행정에 축구는 무슨 죄…전북-인천 9일 FA컵 4강전 연기 ‘파행’
오는 9일 예정이던 전북 현대와 인천 유나이티드 FA컵 경기가 연기됐다. 프로축구연맹

부실 운영으로 파행을 겪고 있는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의 불똥이 축구계까지 튀었다.

인천 유나이티드 구단은 7일 “9일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예정됐던 ‘2023 하나원큐 대한축구협회(FA)컵’ 전북 현대와 준결승전이 연기됐다”라며 “정확한 일정은 추후 공지드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초 ‘케이팝 슈퍼 라이브’는 지난 6일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개최지인 전북 부안군 하서면 새만금 야외무대에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폭염 등 안전상 문제로 인해 1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으로 날짜와 장소를 한 차례 변경한 바 있다.

이로 인해 전주월드컵경기장으로 홈을 쓰고 있는 전북 구단은 고스란히 피해를 떠안았다.

전북은 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대한축구협회(FA)컵 4강 인천 유나이티드와 1차전을 치를 계획이었다. 이어 12일에도 수원 삼성과의 K리그1 경기가 전주서 예정돼 있었다.

전주월드컵경기장이 콘서트 장소로 결정되면서 전북 구단은 무대, 시설물 설치와 해체 등 작업으로 인해 홈 경기장을 쓸 수 없게 됐다. 게다가 공연을 보러 오기 위해 많은 인원들이 한꺼번에 경기장에 들어서면 잔디 훼손 우려까지 따랐다.

한국프로축구연맹과 대한축구협회(KFA)는 급히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전례가 없을 만큼 비상식적 상황인데다 경기 날짜까지 시간이 촉박해 대안 마련이 쉽지 않았다. 전북과 상대 팀 역시 급작스러운 변경에 경기 준비 계획에 차질을 빚었다. 결국 전북 구단은 지난 6일 오후 두 경기에 대한 일정 변경을 공지하며, FA컵 준결승전 티켓 예매분을 모두 환불해주며 적지 않은 금액의 수수료를 물게 됐다.

갑작스러운 일정 변경에 전북 팬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지난 6일 인천과 리그 경기에서 전북도지사를 비판하는 외침이 터져나왔고, “죽은 잼버리에 쫓겨나는 축구”, “협조? ‘협’박으로 ‘조’짐?”, “잼버리도 망치고 전북도 망치고” 등의 걸개까지 등장했다.

게다가 7일 정오 즈음 FA컵 준결승전을 연기하기로 대한축구협회(KFA)의 공문이 내려왔다. 제3구장 등 다른 경기장에서 개최될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KFA는 아예 다른 날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두 팀의 FA컵 준결승전을 치르기로 했다.  

인천 구단에 따르면 협회 측으로부터 일방적으로 경기 일정 공문을 받은 탓에, 전주에서 대기 중이던 선수단은 전원 철수한 상태다. 인천 구단은 “FA컵 준결승전이 예정대로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였으나 일방적으로 일정이 변경된 점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전했다.

향후 일정도 변경하기 쉽지 않은 상태다. 현재 K리그의 빡빡한 스케줄이 이어지는 가운데, 인천과 전북은 이달 22일부터 시작하는 ‘2023~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도 출전한다.

그러던 중 정부와 잼버리 조직위원회는 7일 오후 태풍 카눈의 상륙에 대비해 잼버리 참가자들을 오는 8일부터 수도권으로 이동시키기로 결정했다. K팝 콘서트 역시 서울월드컵경기장 등에서 진행하는 방안으로 검토했다.

전북에서 경기를 진행할 수 있는 상태가 됐지만, 당장 이틀 뒤에 경기라 사실상 경기 진행이 어려운 상태다. 게다가 인천 선수단이 철수를 하고 인천으로 올라오는 중이라, 경기 진행에 무리가 있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