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개의 이름, 세 개의 인생, 세 개의 살인. 독특한 이야기를 앞세운 넷플릭스 새 오리지널 ‘마스크걸’이 드디어 베일을 벗는다. 오는 18일 공개를 앞둔 ‘마스크걸’은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평범한 직장인 김모미(이한별·나나·고현정)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인터넷 방송 BJ로 활동하며 사건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그린다. 배우 고현정과 나나, 신예 이한별 세 사람이 3인 1역을 맡았다.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을 연출한 김용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16일 서울 종로6가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에서 열린 넷플릭스 새 오리지널 ‘마스크걸’ 제작발표회에는 배우 이한별, 나나, 고현정, 안재홍, 염혜란과 김용훈 감독이 참석해 제작 비화를 전했다.

“3인 1역, 이 작품에서 가장 잘한 결정”

‘마스크걸’은 김모미 역을 배우 셋이 나눠 연기한다. 이 같은 설정에 제작 전부터 우려가 많았다고 한다. 김 감독은 특수분장 테스트를 진행할 정도로 여러 고민을 거쳤다. 감독은 “특수분장을 해보니 배우의 표정이나 표현이 어색하고 불안하게 느껴져서 3인 1역을 감행했다”면서 “세 배우 덕에 더 자신감 있게 선택할 수 있었다”며 고마워했다. 그러면서 “이 작품을 만들며 내린 많은 결정 중 가장 잘한 결정”이라고 힘줘 말했다. 고현정 역시 이 같은 설정에 끌렸다. 고현정은 “내가 보낸 10~40대가 모두 다르듯 한 캐릭터 역시 배우들이 나눠서 연기하면 나이대에 더욱더 집중해서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면서 “3인 1역은 없었던 시도로 알고 있다. 내게 이런 제안이 와서 감사하다”며 설렘을 감추지 않았다.

“고현정, 보자마자 ‘네가 모미A구나’라고…”

인터넷방송 BJ로 활동하는 최초의 김모미는 배우 이한별이 맡았다. 이한별은 ‘마스크걸’을 통해 배우로 데뷔하는 신예다. 감독은 신선한 얼굴을 수소문하던 중 한 모델 에이전시 모니터에 띄워져 있던 이한별 사진을 보고 출연을 제안했다. 이한별, 나나, 고현정은 현장에서 모미A·B·C로 불렸다고 한다. 이한별은 “고현정이 날 보자마자 ‘네가 모미A구나’라며 반겨줬다”면서 “선배가 행복하게 연기했다는 게 느껴져 안심했다”고 말했다. 나나는 애프터스쿨로 활동하던 이력을 살려 ‘쇼걸 아름이’로 활동하는 김모미로서 퍼포먼스를 선뵌다. 나나는 “불운한 삶을 사는 모미를 이해하고 공감하려 했다”면서 “장면마다 상황에 집중했다”고 돌아봤다. 고현정은 ‘죄수번호 1047’로 불리는 장기수감자 김모미를 연기한다. 고현정은 “고현정이 아닌 김모미로 보이고 싶어 감독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감독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고현정이 과감하게 몸을 던지더라”면서 “즐겁게 촬영하는 모습에 감사해했다”고 말했다.

“파격 소재, 다시는 없을 캐릭터, 새로운 이야기”

‘마스크걸’은 김모미 시점으로만 흘러가는 원작 웹툰과 달리 다양한 캐릭터 시각에서 전개된다. 감독이 영상화에 앞서 의도적으로 각색한 결과다. 감독은 “방대한 이야기여서 어떻게 압축할지 고민했다”면서 “시리즈물로 만드는 만큼 다양한 인물 시점으로 이야기를 바꿨다. 작품 본질과도 맞닿았다는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인물들을 각기 다른 시각으로 담아내자 이들에게 느끼는 감상 역시 다양해졌다. 감독은 “누군가에겐 괴상하고 불편한 인물이어도 어떤 측면에서는 좋은 사람으로 보이거나 연민을 느낄 수 있다”면서 “관점에 따라 달라지는 태도에 주목해달라”고 했다. 안재홍과 염혜란은 “다시는 없을 캐릭터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며 “파격적이고 흡인력 있는 소재에 새로운 형식의 이야기 구성이 매력적”이라며 관심을 당부했다.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